2022-12-19 14:12

구주항로/ 고공행진하던 운임 11개월만에 90% 추락

항만 파업·적체와 우크라 사태 등으로 물류난 극심


유럽항로는 지난해 급등한 운임이 올 하반기 들어 수요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1000달러선까지 곤두박질쳤다. 또 화주들은 선복 수배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주요 항만에서는 적체와 파업이 잇따라 발생해 선사들의 정시운항률에 영향을 미쳤다. 

물동량은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이 부진하면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올해 1~9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행(유럽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한 1184만5000TEU로 부진했다.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이 7% 감소한 883만5000TEU였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도 13.4% 급감한 123만1000TEU에 머물렀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4.1% 증가한 178만TEU로 집계됐다.

운임은 전년에 비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연초 8000달러에 육박했던 운임은 2분기 들어 하락 반전하며 8월 5000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4분기에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이달 1000달러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수요 부진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등이 운임 급락 배경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9일까지 상하이발 북유럽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43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24달러에서 16% 떨어졌다. 12월9일자 운임은 1047달러를 기록, 28주 연속 하락하며 1000달러선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최고치인 7797달러에서 무려 87% 추락한 수치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북유럽항로 운임지수(KCCI)는 12월12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035달러를 기록,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주 2171달러 대비 6%, 전달 3483달러 대비 42% 각각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유럽항로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러시아의 침공에 우크라이나 최대항만인 오데사항이 폐쇄되면서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이 잇따랐다.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CMA-CGM 등 유럽계 선사들은 우크라이나향 화물 선적을 일제히 중단했다. 머스크는 러시아가 침공을 감행한 2월 말부터 우크라이나 발착화물의 인수를 중단했다. 

올 한 해 화주들은 선복 수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럽 주요 항만에서 적체가 지속된 데다 컨테이너장비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물류 차질과 더불어 항만 파업도 올 하반기 유럽항로를 뒤흔들었다. 독일 항만노동조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함부르크 브레멘 등의 항만에서 경고 파업을 벌였다.

파업 확대 시 항만 혼잡이 극심해질 것을 우려한 일부 선사들은 선박을 함부르크에서 빌헬름스하펜으로 우회했다. 영국에서도 철도해운노조가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을 벌이며 물류 차질이 가시화됐다. 노조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9월엔 영국 펠리스토항과 리버풀항 노동자들도 파업에 나서면서 유럽 항만의 물류 부담이 가중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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