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4 09:11

“인구증가·기후변화에 따른 공급망위기 해법은 친환경물류”

미래물류기술포럼 국제세미나서 공급망 불확실성 대응책 논의


전 세계 인구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로 공급당 부담이 가중될 것을 대비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연합(UN)은 지난달 15일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1년 70억명을 넘어선 지 11년 만에 10억명이 폭증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구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2080년에는 100억명까지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인구 폭증에 화물의 이동과 보관 등의 필요성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공급망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퓨처마이즈’(생각의 미래) 저자 리처드 용크 미래학자는 지난 2일 서울 트레이드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2 미래물류기술포럼 국제세미나’에서 기조 연사로 나서 “날로 증가하는 위협에 대응하려면 충분한 자원이 제공돼야 한다”며 “특히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지구를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더욱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이에 따라 컨테이너박스의 유실 빈도와 강도 역시 더욱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그는 “이 문제의 답은 수송 형태와 사용 연료, 유통 및 배송을 전환하는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며 “t당 에너지소비를 3분의 1로 줄이는 새로운 선박이 일본 NYK에서 이미 설계 중이며, 태양에너지로 수소 공급원을 보완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기술도 해운시장에서 환경 영향을 줄이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전기차를 통한 육상물류도 탄소 감축을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물건이 전달되는 ‘라스트마일’의 직전 단계인 중간 물류를 의미하는 미들마일의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거란 주장도 나왔다. 

2020년 통계청에 따르면 라스트마일 시장 규모는 10조원 규모인 반면, 미들마일은 3.3배 큰 33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김승한 화물맨 부사장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로 대표되던 국내 라스트마일 배달시장 경쟁 구도가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참여로 큰 영향을 받았듯이 미들마일 화물플랫폼 정보도 글로벌 추세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에는 기존 플레이어의 자구 노력과 새로이 시장을 진입하고자 하는 대형 플레이어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명창국 LG CNS 스마트물류사업 담당이 유통의 패러다임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서 한 단계 더 고도화된 퀵커머스(즉시배송)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도심 외곽에 위치한 대규모 물류센터에서 이제는 도심 내 물류센터 간 빠르게 주문을 처리하려면 빅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역량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날 김성진 미래물류기술포럼 의장(사진)은 개회사에서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우리의 모든 일상이 크게 달라졌고 물류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물류기업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 기반으로 공급망 불확실성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공급망의 원활한 운영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오늘 세미나에서 공급망 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산업의 선진화 방안 등을 각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 공유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4가지 핵심 물류키워드 담은 ‘물류트렌드 2023’ 출간

“공급망 혼란과 물류대란의 시대에 퍼스트부터 미들, 라스트마일까지 디지털로 다시 연결하라!” 지난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미래물류기술포럼이 출간한 ‘물류트렌드2023’의 표지 문구다. 

이 책은 국내 물류업계 전문가들이 내년 물류트렌드 변화를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GSCPI) 값을 4가지 키워드인 퍼스트마일(First Mile), 미들마일(Middle Mile), 라스트마일(Last Mile), 엑스트라마일(Extra Mile) 기반으로 전망하고 혁신 방향성을 제시했다. 

퍼스트마일은 생산지에서 출발해서 생산공장 보관창고까지 원재료를 공급하는 물류이며, 미들마일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항만 공항 물류창고까지 선박 비행기 화물차 등으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다양한 크기 및 위치의 물류센터에서 최종소비자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물류인 라스트마일과 지속가능한 물류 운영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통신 고도화, 사이버 공격 대응, ESG(친환경·사회공헌·윤리경영) 물류 등이 엑스트라마일로 불린다. 

 
▲사진 왼쪽부터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이태호 픽쿨 대표, 유승우 SK증권 스마트시티추진실 연구위원, 안성찬 HRM 대표,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김희양 콜드체인플랫폼 대표, 박지원 쿠팡 전무, 김승한 화물맨 부사장, 이언경 KMI 본부장,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미래물류기술포럼 세미나에 앞서 같은 날 오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최인아책방에서는 ‘물류트렌드 2023’ 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가 진행을 맡았으며, 집필진으로 참여한 이태호 픽쿨 대표, 유승우 SK증권 스마트추진실 연구위원, 안성찬 HRM 대표,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김희양 콜드체인플랫폼 대표, 박지원 쿠팡 전무, 김승한 화물맨 부사장, 이언경 KMI 본부장,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가 자리를 채웠다.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해 물류 전략 방향을 제시한 것도 특징이다. 김용규 남성해운 대표, 민순홍 한국로지스틱스학회장(연세대학교 교수), 이대식 태재아카데미 동북아협력 실장,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 상무, 윤민우 가천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저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물류트랜드 2023을 시작하며’라는 주제로 총론을 펴낸 이언경 KMI 물류·해사산업연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 트랜드 도서가 있지만 물류 이슈를 모아놓은 책은 없어 각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데 모은 물류트렌드 책을 기획하게 됐다”며 “지난해는 기술 중심인 자동화와 스마트 등의 키워드를 뽑았다면 올해는 무엇이 나을지 고민하다가 물류기업들의 예측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글로벌 공급망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고 집필 소감을 밝혔다.

유승우 SK증권 스마트시티추진실 연구위원은 “내년 경기침체도 체감될 정도로 다가오는 현실이다 보니까 암울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위기가 있으면 기회가 오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좋은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 말씀을 드리고자 집필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호 픽쿨(Pikool) 대표는 “통신사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처럼 물류센터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속성이 비슷하다고 봤다”며 “통신사가 왜 물류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중심으로 글을 썼고 글을 쓰면서 그동안 흩어졌던 생각이 다시 정리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종덕 KMI 원장도 “인류의 경제활동이 상품거래에서 시작했다면 물류는 그 시작과 끝이다. 인류사에 수많은 혁명과 변화가 있었지만 물류만큼 혁명과 변화가 있었나 싶었나 생각이 든다”며 “최근 정보와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래서 물류변화혁신은 상시화되고 있고 상시화되는 걸 보려면 물류트렌드가 매년 나와야 하는 걸로 보인다. 좋은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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