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9 09:04

판례/ “운이 좋았던 어느 선주”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4.25자에 이어>

3) 영성글로벌 직원인 김OO은 원심 법정에서 ‘선원선발부터 시작해서 교육, 배선, 선원에 관한 모든 업무를 피고인이 대행한다. 영성글로벌은 영업에서 어떤 화물을 어디로 옮길 것인지 수주만 하고, 그 외 사항은 피고인이 다 한다. 이 사건 선박과 관련해 화물탱크펌프의 압력조절과 화물탱크 개구부의 개폐상태의 양호성 등 그 작동의 정상적 여부에 대한 관리는 피고인이 담당한다. 선박의 부속품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끔 선원들을 교육하는 사람은 피고인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OO은 원심 법정에서 “노무관리는 피고인으로 받았다”라고 진술했다.

4) 이 사건 관리계약의 내용과 정OO, 김OO, 이OO의 각 진술을 종합해 보면, 영성글로벌은 이 사건 선박의 선주로서 이OO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자이기는 하나, 이 사건 선박의 실질적인 운영, 즉 선원 및 선박의 관리에 대해서는 그 일체를 피고인 에게 위임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이처럼 영성글로벌은 이 사건 선박의 운행을 위해 필요한 선원 및 선박의 관리 업무 일체를 피고인에게 위임했으므로, 이 사건 유출사고가 발생한 하역작업 시 이 상필의 작업 및 선박의 각 화물탱크 펌프 등 선박 부품을 관리할 업무는 피고인의 업 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OO은 피고인과 직접적인 고용계약관계에 있는 자는 아니지 만, 위와 같은 피고인의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6) 이 사건 유출사고는 선원의 과실 및 선박부품의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 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선원에 대한 교육 및 작업의 지휘감독, 선박부품의 관리는 모두 피고인의 업무에 속한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은 이 사건과 같은 유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원을 교육하고, 적정한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지휘·감독하며, 선박의 부품이 오작동하지 않도록 관리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7) 결국, 이OO은 피고인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자는 아니지만, 그 고용주인 영성글로벌로부터 선원 및 선박관리 업무 일체를 위임받은 피고인의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면서 피고인의 통제·감독 하에 있는 자라고 할 것인바, 위 관련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OO은 피고인의 사용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8) 나아가 양벌규정의 취지는 위반행위자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의무자를 처벌해, 그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벌칙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는데 있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영성글로벌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선박의 선원 및 선박관리업무를 모 두 피고인에게 위임했으므로, 이OO 및 이 사건 선박을 적정하게 관리해 유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실질적인 감독의무자는 피고인이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을 처벌하는 것이 벌칙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양벌규정의 취지에 부합한다.

9) 선원 및 선박관리업무 일체를 피고인에게 위탁한 영성글로벌로서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선박의 선원 및 선박관리에 관한 감독을 실시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이므로, 영성글로벌을 양벌규정으로 처벌하는 것은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10) 이 사건 관리계약 제10조는 피고인의 면책에 관해 정하고 있으나, 위 면책규정은 그 문구가 “손해”, “배상청구”라고 규정돼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단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영성글로벌이 부담한다는 취지이지 형사책임까지 모두 영성글로벌이 부담한다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고, 양벌규정에 따른 형사책임은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 라 실질적인 감독의무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민사책임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f운송계약으로 인한 이익을 누리는 선주, 즉 영성글로벌이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운송에 따라 발생한 위법행위에 따른 형사책임은 그 위법행위를 직접적으로 감독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 자기책임의 원칙 및 양벌규정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 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해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제2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원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이OO의 일부 진술기재
1. 원심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김OO의 진술기재
1. 정OO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오염원인 및 과실에 대한 수사 등), 수사보고(유해액체물질 해양유출사건 검토), 수사결과보고
1. 해양환경관리법 위반선박 적발통보, 작업경위서, 채증사진, 작업경위도, 유출량 산정 보고, 선박국적증서, 관리계약서, 사고보고서, 선박 화물창고 배치도, 법인등기부등 본, 선원근로계약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해양환경관리법 제130조, 제128조 제1호, 제22조 제1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유출된 유해물질의 양, 관리감독의무의 위반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해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재판장
판사 신민수  
판사 최기원  
판사 최민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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