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동남아항로 물동량도 다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물동량은 봉쇄 정책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띠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1만4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2만5900TEU에 견줘 5%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유지되던 성장세가 코로나발 도시 봉쇄로 꺾였다. 수출화물은 15만4900TEU, 수입화물은 15만5400TEU로, 지난해 같은 달 16만3200TEU 16만2700TEU에서 각각 5% 4% 역신장했다.
국가별로, 1위 베트남과 5위 말레이시아가 20%대 안팎의 대폭적인 감소세를 보인 반면 2~4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은 견실한 성장률을 거뒀다.
같은 달 베트남항로 물동량은 8만4800TEU를 기록, 1년 전의 10만5300TEU에 비해 19% 감소했다. 7월까지 13%의 두자릿수 성장을 과시하던 베트남항로는 도시 봉쇄 여파로 8월 들어 6%의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뒤 9월엔 감소 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말레이시아항로 물동량은 22% 감소한 3만2900TEU에 그쳤다. 말레이시아도 봉쇄에 따른 경제 활동 중단으로 6월 이후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비교해 2위 태국과 3위 인도네시아는 각각 11% 18% 성장한 4만4500TEU 4만3000TEU를 일궜다. 대만은 7% 늘어난 3만5600TEU였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항로 시황은 10월 이후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다. 베트남은 한 때 1만3000명을 웃돌던 하루 확진자가 5000명대 아래로 떨어지자 이달 들어 봉쇄 정책을 해제했다. 지난 8월 일일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자 정부요인이나 물류인력을 제외한 모든 시민들의 이동을 24시간 통제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에 돌입했던 호찌민도 경제 활동을 재개했다.
말레이시아도 봉쇄를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를 준비 중이다. 2만명을 넘나들던 일일 확진자 수는 이달 중순 현재 6000명대까지 떨어졌다.
선사 관계자는 “호찌민 지역의 공장 가동이 재개되면서 이 항로 물동량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며 “의류나 공산품 등의 운송 수요가 조만간 8월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임은 베트남과 태국을 제외하고 상승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10월 2주 평균 4432를 기록, 전달 평균 4369에서 1% 상승했다. 항로별 평균 운임은 싱가포르가 2% 오른 986달러, 필리핀 마닐라가 5% 오른 437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이 1% 오른 918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7% 오른 933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태국 램차방은 3% 하락한 633달러에 그쳤다. 베트남 호찌민은 전달과 같은 420달러였다. 베트남항로 월 평균운임은 지난 2월 810달러대를 호가하다 하락세로 돌아서 매월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이달 들어선 보합세를 보였다.
한국발 운임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10월 현재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국적 근해선사들의 한국발 공표운임은 호찌민항로 550~700달러, 하이퐁항로 350~500달러, 태국 방콕항로 550~800달러를 기록 중이다. 8월 200달러 안팎으로 상승했던 하이퐁항로 운임은 선복난을 배경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사 중 고려해운과 흥아라인은 하이퐁과 방콕항로 운임을 가장 높은 700달러로 신고했다.
국적 원양선사와 외국선사들도 근해선사와 비슷한 폭의 운임을 공표했다. 이 밖에 4분기부터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해 20달러 인상한 저유황유할증료(LSS)도 원활히 징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들은 3분기 동안 60달러를 받아왔던 LSS를 10월부터 80달러로 인상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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