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도시봉쇄가 동남아항로 시황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성장곡선을 이어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6만24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2만9700TEU에 견줘 10% 성장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달 -3%의 감소세를 보였던 이 항로 물동량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4월 12%, 5월 11% 이후 2개월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했다. 수출화물은 17만9000TEU, 수입화물은 18만3400TEU로, 지난해 같은 달 16만7700TEU 16만2000TEU에서 각각 7% 13% 늘어났다.
하지만 베트남이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도시 봉쇄(록다운)를 시행하면서 호찌민항로 수요가 약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호찌민시는 일일 코로나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자 이달 23일부터 정부인사나 물류 인력을 제외한 시민들의 이동을 24시간 통제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단행했다.
선사 관계자는 “호찌민의 봉쇄정책으로 이 지역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그 영향으로 물동량도 약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운임은 이달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8월20일자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3963을 기록하며 2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7월9일 4118에서 8월6일 3896까지 떨어졌다가 8월13일 3930으로 반등에 성공한 뒤 상승세를 유지했다.
8월20일자 항로별 운임은 싱가포르 907달러, 베트남 호찌민 425달러, 태국 램차방 534달러, 필리핀 마닐라 325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831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89달러다.
지난달 말 891달러까지 떨어졌던 싱가포르항로 운임은 900달러를 다시 회복했고 필리핀항로 운임도 26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00달러선을 회복했다.
반면 베트남항로 운임은 5주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며 지난달 말 400달러대 중후반에서 400달러대 초반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사상최고치였던 903달러를 찍은 뒤 반 토막 났다.
월 평균 운임은 하락했다. 8월 3주 평균 운임지수는 3930을 기록, 전달 평균 4028에서 2% 하락했다. 항로별 평균운임은 싱가포르 899달러, 베트남 431달러, 태국 549달러, 필리핀 298달러, 말레이시아 823달러, 인도네시아 780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인도네시아항로와 말레이시아항로를 제외하고 모두 한 달 전에 비해 하락했다. 싱가포르행 운임이 14달러, 베트남행 운임이 31달러, 태국행 운임이 29달러, 필리핀행 운임이 27달러 떨어졌다.
한국발 운임은 베트남 하이퐁항로에서 강세를 보였다. 8월 현재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국적선사들의 한국발 공표운임은 호찌민항로 550~700달러, 하이퐁항로 350~450달러, 태국 방콕항로 550~700달러로 파악된다. 호찌민과 방콕항로 운임은 전달 수준을 유지한 반면 하이퐁항로 운임은 200달러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선사들은 국적선사보다 낮은 운임을 부과하고 있다. 하이퐁항로에서 홍콩 OOCL은 120달러, 프랑스 CMA CGM은 150달러, 대만 완하이라인은 200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대만 에버그린은 하이퐁항로 400달러, 호찌민항로 600달러, 방콕항로 650달러를 신고해 국적선사와 비슷한 수준을 받는다.
선사 관계자는 “봉쇄정책으로 공장 가동이 멈춘 호찌민항로는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반면 하이퐁항로는 선박 크기가 줄어들어 공급이 축소된 데다 호찌민 봉쇄로 일부 화물이 유입되면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적선사들은 선복난을 겪고 있는 동남아항로에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정부는 8월 한 달 동안 4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고려해운은 베트남행 임시편을 긴급 편성했다. 1500TEU급 <케이엠티씨울산>이 지난달 30일, 1000TEU급 <써니코스모스>가 이달 11일 각각 부산항에서 호찌민과 하이퐁을 향해 출항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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