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3 09:46

매달 초대형 유조선 6척분 증산 ‘해운시장 들썩’

오펙플러스 다음달부터 40만배럴씩 감산 완화
 


산유국들이 다음달부터 초대형 유조선(VLCC) 6척 분량의 원유를 매달 증산한다는 소식이 타전되면서 유조선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오펙플러스(+)는 지난 18일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8월부터 매달 일일 원유 생산량 감산 규모를 40만배럴씩 완화해 최대 580만배럴까지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산유국들은 또 내년 4월 말로 정했던 감산 정책 유지 기한을 2022년 12월까지 연장했다. 대신 내년 5월부터 생산량 기준을 316만8000배럴에서 350만배럴로 약 163만배럴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오펙이 월간 증산 규모로 제시한 40만배럴은 VLCC 6척에 해당한다. 해운업계는 이 같은 증산 규모가 최근 부진을 보이고 있는 유조선시장 회복의 디딤돌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현재 VLCC 시장은 용선료가 손익분기점의 10분의 1 수준인 3000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한 상황이다. 용선료가 중대형선보다 낮다보니 선사들은 수에즈막스에 적합한 물량 수송에 VLCC를 이용하고 있다. 중동 해역 VLCC 성약 실적은 지난해 5월 산유국들의 감산 이후 월간 90건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6~7월 110건 으로 회복했다.

시장에선 원유 재고를 소진한 중국이 산유국들의 증산 방침에 맞춰 수입을 늘린다면 시황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소재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5개월간 원유 2억9270만t을 처리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9% 늘어난 양이다. 다만 중국은 자국에 쌓아놓은 원유 재고를 활용하고 수입은 자제해왔다.
  
석유제품운반선 시장에선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된다. 오펙플러스의 증산 합의 이후 나프타 등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할 거란 전망을 배경으로 중동에선 대형(LR2) 정유운반선 계약이 25건이나 쏟아졌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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