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에선 물동량이 견실한 성장세를 띠는 상황에서 배를 구하지 못해 선복이 줄어드는 상황이 빚어져 가뜩이나 해운대란을 겪고 있는 화주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5만54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1만9800TEU에 견줘 11% 성장했다. 비록 석 달 만에 36만TEU대가 무너졌지만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을 보인 데 힘입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수출화물은 지난해 16만400TEU에서 올해 18만3300TEU로 14%, 수입화물은 지난해 15만9400TEU에서 올해 17만2000TEU로 8% 각각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달 8%의 감소세를 띠었던 수출화물은 기저효과를 등에 업고 올해 5월엔 높은 성장률을 일궜다.
국가별로, 수출에선 8개국 중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6곳이 성장세를 보였다. 대만과 싱가포르를 제외한 4곳의 국가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신고했다. 베트남은 28% 증가한 5만6900TEU, 말레이시아는 18% 증가한 1만8600TEU, 인도네시아는 51% 증가한 1만8200TEU, 필리핀은 81% 증가한 1만2000TEU였다. 이와 비교해 대만은 1% 증가한 2만6000TEU, 싱가포르는 제자리걸음(0.3%)에 가까운 1만3200TEU를 각각 냈다.
태국과 홍콩은 각각 5% 감소한 2만TEU, 15% 감소한 1만8200TEU에 머물렀다. 수입에선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필리핀이 성장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대만 필리핀 홍콩은 20~50%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홍콩을 제외하고 지난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냈던 국가들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같은 달 11%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3%의 상승곡선을 그렸다. 반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은 5~12%의 감소 폭을 보였다.
운임은 중국보다 한국에서 강세를 띠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 3주 평균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4322를 기록, 전달의 4213에서 3% 상승했다.
상하이발 평균 운임은 싱가포르 966달러, 베트남 호찌민 503달러, 태국 램차방 605달러, 필리핀 마닐라 433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872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772달러였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행 운임은 2~48달러 인상된 반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19달러 13달러 하락했다. 특히 호찌민행 운임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18일자 주간 운임은 489달러를 기록, 500달러선이 무너졌다.
한국시장 운임은 견고한 모습이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국적선사들의 한국발 공표운임은 5월 현재 베트남 호찌민행이 600~700달러, 하이퐁행이 150~250달러 수준이다. 태국 방콕행은 600~700달러 선이다. 한국발 운임이 낙폭을 최소화하면서 중국시장 운임을 역전했다.
호찌민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하이퐁 노선 운임도 선복난이 심화되면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선사들이 선박을 구하지 못해 용선 계약이 끝난 1000TEU급 선박 대신 400~500TEU대 선박을 이 노선에 대체 투입하면서 선복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선사 관계자는 “용선료가 최대 4~5배까지 오르다보니 국적선사들이 동남아항로 용선박을 빌리지 못해 소형선을 대신 넣고 있다”며 “화물은 늘어나는 반면 선복은 오히려 줄어들어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사들이 7월1일부터 국제 유가 상승을 반영해 저유황유할증료(LSS)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달러로 인상할 예정이어서 전체적인 운임 수준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SS는 지난해 3분기 폐지됐다가 올해 2분기 40달러의 요율로 부활한 뒤 다시 소폭 인상됐다.
한편 중국 선사 코스코는 항만 적체를 이유로 상하이항에서 환적해 파키스탄 카라치를 연결하는 컨테이너노선의 화물 집화를 중단했다. 현재 극심한 적체를 빚고 있는 상하이항에선 환적화물이 한 달 이상 대기하는 상황이다. 중국 선사는 싱가포르항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카라치 서비스를 이어갈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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