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3 09:03

기획/ ‘코로나 효과’ 글로벌 컨선사들 1분기 ‘조단위’ 영업익 신고

유럽항로 평균운임 4100弗…4.6배↑
HMM, 창사 최고 ‘1조 영업익’ 달성


운임 급등에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컨테이너선사들이 올해 1분기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일제히 신고했다. 

HMM(옛 현대상선)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머스크 CMA-CGM 하파크로이트는 세 자릿수의 영업이익 개선을 일궜다.이 밖에 짐라인 에버그린 양밍해운 코스코도 대폭 1년 전과 비교해 대폭 증가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프랑스 알파라이너는 선사들의 실적 개선과 관련해 “짐라인을 제외한 머스크 ONE 하파크로이트 CMA-CGM의 컨테이너 수송량 증가율은 -2.6~10.7%이나 전년 대비 3~5배 높은 운임이 선사들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유럽·북미 ‘컨’ 물동량 두자릿수 증가

올해 1분기 원양항로 물동량과 운임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선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원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보복성 소비가 폭발하면서 큰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4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405만2900TEU로 집계됐다. 유럽발 아시아행(유럽수입항로) 역시 4% 늘어난 197만1000TEU로 나타났다. 

북미항로 수송실적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1분기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물동량은 전년 대비 34% 급증한 506만1700TEU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500만TEU를 넘어섰다. 

운임은 선복난과 컨테이너장비 부족이 심화되면서 껑충 뛰었다. 

1분기 북미 서안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19달러를 기록, 전년 1500달러와 비교해 2.7배(168%) 상승했다. 동안 역시 전년 2805달러 대비 70.5% 오른 4785달러로 집계됐다. 

아시아발 유럽행 평균 운임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115달러를 기록, 전년 897달러 대비 4.6배(358.7)% 뛰었다.

HMM 1분기 외형·내실 동시사냥

우리나라 HMM(옛 현대상선)은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1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분기에 달성했다. 

HMM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4280억원, 영업이익 1조192억원, 당기순이익 1540억원을 각각 냈다. 2020년 1분기에 견줘 매출액은 1조3131억원에서 84.9%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은 -20억원에서 대폭 개선됐다. 순이익도 -656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HMM이 분기에 1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건 사상 처음이다. HMM의 1분기 평균 컨테이너운임은 1년 전 862달러에서 2.1배(113%) 증가한 1837달러를 기록했다. 물동량도 지난해 88만4700TEU에서 올해 93만7600TEU로 6% 늘었다. 

대만 1위 선사인 에버그린의 1분기 매출액은 두 배 이상 늘어난 899억5300만대만달러(약 3조62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억9600만대만달러에서 88배 폭증한 439억8400만대만달러(약 1조7700억원)를, 순이익은 -4억4100만대만달러에서 흑자전환한 360억8300만대만달러(약 1조4500억원)를 각각 일궜다. 

양밍해운은 290억8700만대만달러(약 1조1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다. 전년 2억3300만대만달러에서 124배 폭증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전년 -8억1800만대만달러에서 245억1700만대만달러(약 9800억원)를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 346억4200만대만달러 대비 79.8% 증가한 622억8200만대만달러(약 2조5100억원)를 기록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2021년 1~3월 순이익이 전년 -2700만달러에서 흑자 전환한 18억5800만달러(약 2조원)를 달성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29억6600만달러 대비 59.3% 상승한 47억2400만달러(약 5조2600억원)를 달성했다. 선사 측은 예상을 웃도는 물동량을 기록한 데다 운임이 급등하며 이익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 중국 코스코는 1~3월 세 달 동안 영업이익 189억1200만위안(약 3조3100억원), 순이익 154억5200만위안(약 2조7000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억4000만위안 2억9100만위안에 비해 각각 22배 52배 증가했다. 매출액도 361억위안에서 648억4800만위안(약 11조3000억원)으로 80% 신장했다.

 

머스크 1분기 영업익 9배 성장 ‘역대최대’

유럽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머스크는 운임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올해 1분기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AP묄러-머스크그룹은 영업보고서에서 1분기 해상운송 사업 부문은 영업이익 27억달러(약 3조원)를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3억4800만달러 대비 9배 가까이 성장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31.1% 성장한 94억7800만달러(약 10조5400억원)를 달성했다. 

하파크로이트도 같은 분기 영업이익 15억39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순이익 14억51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1분기 1억7600만달러에서 774%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으며, 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2700만달러에서 5274% 폭증했다. 매출액도 49억300만달러(약 5조5400억원)로 전년 36억8400만달러와 비교해 33% 신장했다. 

CMA-CGM의 올해 1분기 해운사업 매출은 컨테이너 수송량 증가 영향으로 57.4% 신장한 85억8500만달러(약 9조5500억원)를, 영업이익은 9배 증가한 24억2020만달러(약 2조6900억원)를 각각 달성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수송량은 10.7% 늘어난 546만TEU를 기록했다. CMA-CGM은 선대 증가로 인한 처리량 증가 외에도 물류 부문에 대한 시너지효과도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짐라인도 1분기 영업이익 6억8300만달러(약 7600억원), 순이익 5억9000만달러(약 6500억원)를 각각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2500만달러 대비 27배 성장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1200만달러에서 흑자 전환했다.

고운임에 2분기 영업실적 전망 ‘맑음’

선사들은 2분기 영업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90억~110억달러(약 9조9700억~12조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예상치인 43억~63억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더불어 2021년 전 세계 수송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3~5% 증가에서 5~7%로 높여 잡았다. 수요 급증으로 공급망 혼란이 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고운임 현상이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CMA-CGM도 물동량 증가와 고운임 기조가 계속돼 2021년 2분기(4~6월)에도 1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선사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해운물류자산 강화와 고도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파크로이트도 코로나19 확산과 물류 혼잡 등 어려운 시장 환경이 지속되겠지만 올해 해운시황을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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