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15:06

팬오션, 세계 최초 원통형 돛단 초대형벌크선 운항

발레 철광석 수송…최대 8% 연비 절감


팬오션이 풍력에너지로 추진력을 보조하는 로터세일(원통형 돛)을 장착한 32만5000t(재화중량톤)급 초대형 벌크선(VLOC) <시저우산>(SEA ZHOUSHAN·사진)을 취항한다고 18일 밝혔다. 
 
<시저우산>호는 추진 보조시스템인 로터세일 5개를 장착한다. 로터세일은 수직으로 세운 원통형 기둥을 바람으로 회전시켜 발생하는 압력 차로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마그누스효과를 활용하는 장치다. 설치가 간단하고 추진력이 커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보조 기술로 최근 해운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초대형 벌크선에 로터세일을 다는 건 팬오션이 세계 최초로, 최대 8%의 연비 절감과 이산화탄소(CO₂) 3400t 저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핀란드 노스파워(NorsePower)에서 개발한 원통형 돛은 지름 4m, 높이 24m로, 7층 건물 크기와 맞먹는 규모다. 사용하지 않을 땐 유압실린더를 이용해 기울일 수 있다.

신조선은 중국 상하이선박연구설계원(SDARI)이 설계했고 신시대조선(뉴타임즈조선)에서 건조했다. 발레는 32만5000t급 선박을 '구아이바막스'로 부르고 있다. 로터세일을 다는 공정은 중국 저우산의 팍스오션엔지니어링에서 실시됐다.

시험 운항을 마친 뒤 6월께 국내 입항할 예정으로, 이후 브라질 광산회사인 발레에 장기용선돼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철광석 수송에 나설 예정이다. 평균 운항기간은 40일 정도다. 

이로써 팬오션은 지난 2017년 발주한 구아이바막스 6척을 모두 인도 받게 됐다. 이 선사의 발레 전용선은 현재 총 16척이다. 40만t급 발레막스 8척, 구아이바막스 6척, 20만t급 뉴캐슬막스 2척 등이다. 가장 늦은 2019년 1월 발주한 뉴캐슬막스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선사 측에 인도됐다. 

팬오션은 로터세일 장착을 위해 지난 6일 선박관리 자회사인 포스에스엠, 선급단체인 한국선급과 로터세일 시스템의 연료 효율성 제고 방안 도출과 분석을 위한 신기술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 실제 운항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연료 절감 방안, 효율성 제고 기법의 체계화 등 신기술 활용 극대화 방안을 정립할 예정이다. 

포스에스엠 김명수 대표이사는 “팬오션과 포스에스엠은 100척 이상의 실시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플랫폼으로 각종 국제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며 “이번에 설치된 로터세일장치 역시 이러한 체계 속에서 신속하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팬오션 안중호 대표이사는 “포스에스엠 한국선급과 협업해 이 시스템이 연료 절감 효과뿐 아니라 전반적인 운항 효율성 제고에 유효하게 작용한다는 결과를 도출한다면 향후 추가 도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발레는 최근 운항하는 전용선에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다음달엔 선체 바닥에 공기층을 주입해 물의 저항을 줄이는 공기윤활시스템을 장착한 VLOC를 취항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의 채용으로, 5~8%의 연비 절감이 전망된다. 이 밖에 LNG(액화천연가스) 메탄올 암모니아 등의 새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이중연료탱크 개발도 추진 중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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