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7 18:45

수은, HMM 컨테이너장비 신조비용 340억 지원

국내 최초 동산 컨테이너 담보가치 인정···컨박스금융 활성화 기대
 
 
한국수출입은행은 HMM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필요한 컨테이너 장비를 신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의 30%를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HMM은 지난 2월 40피트(FEU) 하이큐빅 컨테이너 1만7000대를 중국 CIMC(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와 판양(汎洋)에 나눠 발주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로 환산했을 때 3만4000개다. 
 
8월까지 장비 인도가 모두 마무리되면 지난해 말 80만TEU였던 HMM의 컨테이너 박스 보유량은 88만TEU로 10%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은 물동량 증가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항만 적체, 컨테이너 부족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국내 수출업체들은 웃돈을 줘도 수출화물을 제때 보낼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3095를 기록, 저점이었던 지난해 4월의 818에서 3배 이상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MM 등 국적선사들은 수출기업을 지원하려고 잇달아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HMM은 올해 인도 받는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에 사용될 컨테이너를 추가 확보해 물동량이 집중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항로의 물류난을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신조 가격은 FEU 1개당  5950달러, 총 1억115만달러(약 1140억원)다. 이 가운데 수은은 정책금융과 민간금융 협업 구조로 3000만달러(약 34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수은이 선순위 대출을 지원하고 멀티에셋자산운용이 1000만달러 규모의 후순위 펀드를 운용하며, 미래에셋증권이 금융주선사로 참여한다.
 
국내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차주 겸 컨테이너 소유자가 되고 HMM은 SPC에서 5년간 컨테이너를 임대해 사용한 후 계약기간이 끝날 때 컨테이너를 구매하는 금융리스 방식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지원이 국내 최초로 동산인 컨테이너에 담보권을 등기해 컨테이너 자체의 담보가치를 기반으로 대출을 지원하는 사례로, 향후 국내 컨테이너장비 금융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산에도 담보권 등기하는 게 가능하지만 전 세계를 이동하는 데다 중고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컨테이너는 담보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실제 담보권을 설정한 사례가 없었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협조금융을 계기로 국내에서 컨테이너의 담보 가치를 인정하는 인식이 확산하면 글로벌 선사에 비해 자금여력이 부족한 국적선사의 컨테이너 구매자금 조달이 한결 용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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