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9 14:03

중남미항로/ ‘한풀 꺾인 상승세’ 고운임 기조 이어져

선복난·화물적체 등 ‘이중고’에 물류차질


코로나 여파로 고운임 추세가 이어졌던 중남미 항로는 이달 들어 대폭 하락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최근 중남미를 포함한 모든 항로에서 발생하는 운임 하락세를 두고 “고운임이 점차 안정화돼 가는 과정”이라고 풀이하며 내달 컨테이너 운임은 현재 수준보다 더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다만 운임 여부와 상관 없이 잇따른 선복난에 선적 이월(롤오버) 현상이 꾸준히 발생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선복이 여전히 부족하다 보니 추가 선적이 어려워 사실상 운임이 오르내리는 게 의미가 없다”며 “장기운임계약을 맺은 고객에게 선복을 제공하는 것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8500달러선을 넘어섰던 3월 중국발 운임은 8000달러선이 붕괴됐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3월19일자 중국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855달러를 기록했다. 3월 중순 기준 평균 운임은 7343달러로 전달보다 1008달러 떨어졌다.

중국 해운시장에 영향을 받은 한국발 운임도 대폭 하락했다. 주요 선사들의 부산-남미동안 노선 운임은 전월 대비 500달러가량 떨어진 6500~7000달러선을 나타냈다.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 서안의 운임은 평균 6000달러 중반으로 전월보다 100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물량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진 코로나 이전 수준보단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머스크, 함부르크수드 등 주요 선사들은 물량 확보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토대로 소석률(화물 적재율) 또한 만선을 기록했다.

항만 내 화물 적체 등 잇따른 악재에 물류 운송에도 꾸준히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3월 초 부산 신항에 선박몰림현상이 일시적으로 적체가 악화되자 일부 선사들이 기항을 건너 뛰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선박 적체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선사들의 정시성이 대체로 낮아졌다”며 “향후엔 적체가 심한 항만을 건너뛰는 등 서비스 노선 개편을 통해 정시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자동차 판매량 감소로 수년간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면서 벤츠,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주요 업체의 브라질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메르세데스 벤츠, 올해 1월 말 포드 자동차가 브라질 공장 문을 닫는다고 선언했으며, 아우디는 브라질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포드 자동차의 브라질 공장 생산 중단은 2021년 기준 브라질 GDP의 0.06%에 해당하는 38억 헤알(한화, 약 7800억원)의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2040년 후에는 GDP의 0.28%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 플라스틱, 고무, 화학제품 등 자동차 제조와 관련된 여러 산업 분야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포드 자동차 관계자는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해 더 이상 자동차 생산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공장의 구조조정으로 약 5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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