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0 11:23

“전세계 코로나 백신 운송 2주면 가능해요”

의료 물자 운송 최적화…한달 3.2만회 항공기 운행
코로나로 어려움 겪는 중소기업 지원에 관심
페덱스익스프레스코리아 채은미 지사장




페덱스는 세계 최대의 국제특송 서비스 업체 중 하나다. 포천지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이자 세계 500대 기업에 지속적으로 선정돼 왔다. 현재 페덱스는 22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빠르고 안정적인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오랫동안 콜드 체인을 필요로 하는 임상 시험용 물품을 운송해오며 코로나19 백신 수송 준비를 마친 상태다. 15년 동안 페덱스코리아의 수장을 맡고 있는 채은미 지사장을 만났다.


Q. 1989년부터 30년 넘게 페덱스코리아에서 근무 중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장기근속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본인만의 장기근속의 비결이 궁금하다.

페덱스에 몸 담기 이전, 국내 항공사의 공항지점 현장에서 여객담당업무를 하면서 쌓은 경험을 살려 더욱 큰 조직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페덱스는 직원 중심 경영철학과 혁신적인 기업으로 항공업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기에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여직원들은 결혼 또는 출산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고 가사에 전념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었다. 하지만 페덱스는 채용과 승진에 있어서 남녀차별이나 기혼 여성에 대한 제약이 없어서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좋았다. 새로운 기술을 익혀 한층 더 성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페덱스코리아에서 15년간 근무하고 보니, 페덱스를 뒷받침하는 세 개의 기둥인 사람 서비스  이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을 우선시(People First)’하는 문화를 진정으로 실천하는 기업이라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페덱스를 택한 것이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며 했던 수많은 중요한 선택들 중에서도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특이 케이스는 아니다. 페덱스에는 수십년간 이곳에서 근무하며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한 직원들이 대다수다.


 



Q. 페덱스는 ‘백신 운송’과 ‘콜드 체인’이 유명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관심이 쏠린다.
 
페덱스는 수십 년간 헬스케어 분야에서 고객을 응대해 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소속 헬스케어 전문팀은 백신 운송과 취급에 매우 정통하다. 페덱스에 백신 운송과 취급은 매우 친숙한 영역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콜드 체인을 필요로 하는 임상 시험용 물품을 운송해왔다. 페덱스는 백신, 의약품 성분과 임상 시험 바이오 샘플과 같은 중요한 헬스케어 운송을 위해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매월 약 50만건의 드라이아이스 수송을 진행하고 있다.

페덱스는 백신과 생명과학 수송품의 통관 중개와 긴급 수송을 위한 온도 조절 솔루션,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 외에 전담 의료 팀까지 갖춰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을 수송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페덱스의 생명과학 사업은 수년간 발전과 성장을 거듭해 왔다. 현재도 임상 시험 용품과 의약품, 계절 독감 백신과 같은 중요 의료 물자를 운송할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헬스케어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하며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의 수송 규모와 수송에 필요한 속도를 고려해봤을 때 이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페덱스는 오랫동안 온도에 민감한 제약과 헬스케어 관련 제품을 수없이 다뤄왔기 때문에 긴급 요청에도 즉각 대응할 만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Q. 페덱스는 수십억 개의 코로나 백신을 전 세계로 수송한다. 어려움은 없나?

페덱스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여러 차례 유행병에 대응한 경험이 있다. 일례로, 지난 2009년에는 H1N1 백신 보급을 지원했고 8000만도스를 9만여곳의 목적지 현장에 수송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총 100억도스에 달하는 백신이 세계 전역에 운송돼야 한다고 추정된다. IATA의 추산에 따르면 지구상의 78억 인구에게 백신을 한 번 투여하는 양이면 747 화물기 8000대를 채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많은 양처럼 보이지만 페덱스 네트워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수송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주일에 8000번, 한 달이면 3만2000번의 항공편을 운항하는데, 이 중 절반이 광동체 항공기다. 즉 페덱스는 단 2주면 전 세계 모든 백신을 운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화물기를 보유한 페덱스익스프레스는 유연한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백신과 기타 생명과학 운송품과 같이 온도에 민감한 선적이 전세계에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전세기, 냉장 트럭과 트레일러 창고 단열재 온도조절형용기 등의 맞춤형 솔루션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수개월에 거친 계획 끝에 페덱스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코로나19 백신과 중요 의료 물자 수송을 시작했다. 페덱스는 모니터링 해서 인식하는(Sense Aware) 기술과 빠르게 대응 가능한(Priority Alert First Overnight) 서비스를 활용해 미국 내 페덱스 익스프레스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는 백신 수송을 추적하고 있다. 또 날씨, 교통 체증 또는 통관 등의 문제로 인한 지연이 발생해 배송 시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조짐이 보일 경우 개입할 수 있도록 전담 고객 지원 직원을 통해 백신 수송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Q. 페덱스는 중소기업들과 많은 거래를 하고 지원도 한다고 들었다. 이유가 궁금하다.

페덱스는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 전환이 국경을 초월한 전자상거래를 촉진한 덕에 더 많은 중소기업에게 기회가 생겼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최근 팬데믹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온라인 쇼핑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면서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국내 전자상거래 택배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또한 전자상거래는 한국 중소기업이 국내 수요를 넘어 새로운 지역과 해외 고객에게 도달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팬데믹은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에 지장을 주고 있다. 그 타격은 국내외 중소기업 등 취약 업종에게 더욱 심각하다. 매출 급감에 따른 심각한 사업 수익성의 손실로, 상점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올해 한국 중소기업의 60%가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 페덱스는 그런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련 도구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회복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덱스는 FDMi(FedEx 딜리버리 매니저), 온라인 청구, 모바일 결제, 무역과 관세 문서를 제출하기 위한 페덱스 전자무역문서(FedEx Electronic Trade Documents), 그리고 페덱스가상 도우미와 같은 디지털 솔루션과 도구를 출시해 중소기업 고객에게 우수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Q.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는 회사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의 심각성과 그 정도는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놨다. 많은 면에서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 커다란 도전과 변화의 시기가 비즈니스 운영에 불확실성을 가져다줬지만 1700개 이상의 페덱스 팀들은 필수 서비스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결코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페덱스는 안전과 팀원, 고객 모두를 절대적 우선순위에 두고 중요 물자의 운송을 지속해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직원분들과 최전선을 맡고 있는 팀원들을 비롯한 모든 페덱스익스프레스코리아 구성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 


Q.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저의 경영 철학은 앞서 말씀드린 ‘사람 서비스 이윤’이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사람을 우선’하는 당사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현재는 각 부서 부서장이 참여하는 미팅을 자주 가지며 모든 부서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 지사장이 됐을 때는 500~600명 정도 되는 직원들의 이름을 다 외웠다. 한 명 한 명 일일이 챙겨주려고 했지만 규모가 더욱 커진 후에 모든 것을 혼자하기에는 비효율적이며 역부족이었다. 대신 그 역할은 각 매니저들이 나눠서 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기 역량을 다 할 수 있도록 돕고 잘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정부 혹은 물류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년이면 건설교통부 장관님과 물류업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개선 사항 등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업계의 의견을 나눌 기회가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이런 자리가 다시 마련됐으면 좋겠다. 코로나가 끝나는 날이 오면 물류업계가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한국의 산업과 경제가 회복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일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많은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정부가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기를 소망한다.


Q. 대표님께서 개인적으로 수립한 새해 목표는?

저는 사교적이어서 만남을 좋아하고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예전만큼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워져 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관계를 끈끈하게 잘 유지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덱스는 다양성 공평성 포용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올해에는 후배들에게 경험을 바탕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아울러 힘든 시기를 좀 더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

현재 페덱스 내에서 ‘글로벌 멘토링’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나또한 페덱스싱가폴 인사부서에 멘티가 있다. 기존에도 후배들이 찾아오면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줬지만 이번에 정식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의 경험이 후배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뿌듯함을 느꼈다. 또한 멘토링을 하면 멘티뿐만 아니라 멘토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페덱스코리아 내에서도 후배들에게 회사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부분까지 멘토링을 해주고 싶다. 
 

< 박재형 기자 j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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