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9 18:55

HMM 지난해 영업익 1조 육박…초대형선이 일등공신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10년만에 흑자전환 성공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거뒀다. 

HMM은 지난해(잠정)에 영업이익 9808억원, 순이익 1240억원을 각각 거뒀다고 9일 밝혔다. 2019년 -2997억원 -5898억원에 견줘 모두 흑자 전환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조2805억원 개선되면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금융시장에선 HMM의 영업이익을 8000억원대로 추정했는데 이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매출액도 6조4133억원으로, 1년 전의 5조5131억원에서 16.3% 신장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HMM 실적의 배경에는 초대형선 도입과 운임 상승이 일등공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컨테이너 적취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했지만, 미주 유럽 등 전 노선에서 운임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정부의 지원으로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적기에 확보한 게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초대형선 도입 이래 31항차 연속 만선 행진을 이어나간 HMM은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외형과 내실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9~12월 실적은 매출액 2조66억원, 영업이익 5670억원, 순이익 136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외형은 48.3% 증가했으며, 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이 선사는 2019년 4분기 매출액 1조3525억원, 영업이익 -345억원, 순이익 -864억원을 각각 냈다.

4분기는 연말 시즌,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춘절(설)에 대비한 밀어내기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실적에 기여했다. 상하이해운지수(SCFI)는 3분기 평균 1209에서 4분기 평균 1975로 크게 뛰었다.

HMM은 올 상반기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갈등 등으로 글로벌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여전하겠지만 우량 화주 확보와 운영 효율 증대, 비용 절감 방안을 정교화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HMM 관계자는 “현재 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이 상반기에 인도 완료 예정이므로 원가 구조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국민들과 정부기관,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번 실적개선이 가능했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 국적선사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HMM은 올해 인도되는 1만6000TEU급 선박에 사용하기 위해 드라이 컨테이너박스 1만7000대를 발주했다. 투자 금액은 약 1136억원으로, 자기 자본 1조5920억원 대비 7.14%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40피트 컨테이너 4만3000개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발주이며, 인도 예정일은 올해 7월31일까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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