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8 09:34

‘코로나 비켜간 인천항’ 물동량 역대 최대치…부산·광양항 부진

전체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2908만TEU…0.5%↓


코로나19 여파에도 인천항은 지난해 개장 이후 컨테이너 물동량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반면 부산 광양 등 국내 주요 항만은 수출입 물량이 줄어들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은 3분기 이후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항로는 물동량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으나 상반기 부진을 모두 만회하진 못한 채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0.5% 감소한 2908만TEU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입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환적 물량이 증가세를 띠었다. 이 중 수출입 물동량은 1.9% 하락한 1642만TEU를 나타냈다. 2·3분기 내내 줄곧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다가 4분기엔 모두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829만TEU 813만TEU로 1.0% 2.8% 후퇴했다. 수출은 3분기 이후 중국 미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각각 7.3% 5.3%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감소세가 완화됐다. 최근 3개월간 부산항 북미항로 수출현황을 보면 지난해 10~12월까지 평균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을 넘어서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환적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248만TEU으로 집계됐다. 한편 적컨테이너와 공컨테이너 처리 실적 또한 각각 0.5%씩 소폭 줄어들었다.

 

항만별로 부산항은 전년과 비교해 0.8% 감소한 2181만TEU를 기록했다. 수출입과 환적은 희비가 교차했다. 수출입은 전년 대비 5.4% 후퇴한 980만TEU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제1의 교역국인 대중국 물동량 증가세에도 미국(-2.1%) 일본(-9.6%) 등 다른 주요 교역국의 물동량 하락세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환적은 중국(9.4%) 캐나다(4.5%) 등 지역에서 환적물량이 증가한 덕에 3.2% 늘어난 1201만TEU를 처리했다. 

인천항은 지난해 수출입·환적 물량 호조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물동량을 소화했다. 이 항만은 전년 대비 5.6% 늘어난 326만TEU를 기록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미주항로 안전화를 통한 원양항로 화물 유치 증대, 인천항에서의 대형선박 교체(Phase-Out)로 환적화물 증가 등 주요 실적들이 인천항 역대 처리기록 경신에 일조했다.

특히 인천항 컨테이너 교역량 78%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은 작년 4월부터 물동량 회복세로 전환한 뒤 7월부터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인천항은 항로 서비스 경쟁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수출입은 중국 베트남 등 연초 신규항로 개선효과가 지속되면서 4.5% 상승한 319만TEU로 집계됐다. 이 신규항로 덕에 대 중국·베트남 컨테이너 교역량이 각각 194만TEU 35만TEU로 4.1% 6.4% 상승했다. 환적도 67만TEU를 처리하며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101.8% 증가했다.

광양항은 인천항과 대조적으로 수출입·환적 하락세에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도 부진했다. 이 항만은 9.4% 하락한 216만TEU를 기록했다. 수출입은 미국(-9.9%) 일본(-19.9%) 등 몇몇 교역국의 물동량 감소에 0.7% 줄어든 179만TEU를 처리했다. 환적은 전년 대비 36.3% 하락한 37만TEU를 처리하는 데 그쳤다. 최대 환적물량을 차지하던 머스크의 중남미항로와 HMM(옛 현대상선)의 중동노선이 폐지된 게 광양항 환적화물 급감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유연탄 등 주요 수출입 품목 수요 부진

지난해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은 전년 대비 8.9% 감소한 총 14억9735만t을 기록했다. 이 중 수출입 물동량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정책에 따른 발전용 유연탄 수입량과 원자재·소비재 교역량 감소 등으로 10.8% 하락한 총 12억7456만t으로 집계됐다. 연안 물동량은 인천지역 모래 채취허가 재개로 모래 물동량 호조로 3.7% 증가한 2억2279만t을 달성했다. 

비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은 총 9억9794만t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유류 광석 유연탄 자동차가 각각 5.1% 6.1% 13.5% 12.2% 감소했다. 유류는 석유제품의 국내 소비와 원유 수입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한 4억4915만t을 기록했다. 광석은 철강제품 수출 및 내수 부진에 따른 호주 브라질 등 일부 지역의 수입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1억3355만t으로 6.1% 하락했다.

유연탄은 철강제품과 시멘트 생산 감소에 따른 수입 물동량 하락세에 13.5% 추락한 1억1994만t을 기록했다. 인천항 태안항 대산항 하동항 삼천포함 등 화력발전소가 있는 국내 항만의 수입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유럽 중동 등 주요 수출지역의 코로나 재확산에 수요가 위축되면서 12.2% 줄어든 6928만t을 기록했다.

상하이항 제외 중국 항만 대부분 호조세

지난해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중 상하이항을 제외한 닝보-저우산 등 중국 항만은 모두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는 올해 전 세계 물동량이 전년 대비 6.6% 증가하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은 6.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수부에 따르면 2020년 세계 10대 항만 물동량은 1~11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2억3400만TEU로 집계됐다. 세계 1위 상하이항의 11월 누적 물동량은 3986만TEU로 0.4% 소폭 하락했다. 뒤를 이어 2위 싱가포르항 3361만TEU(-1.1%) 3위 닝보-저우산항 2648만TEU(3.4%) 4위 선전항 2397만TEU(1.6%) 5위 광저우항 2112만TEU(1.4%)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산항의 뒤를 부단히 쫓던 칭다오항이 결국 6위 자리를 수성했다. 칭다오항은 4% 증가한 2001만TEU를 처리했다. 7위 부산항은 1991만TEU로 1.1% 후퇴했다. 8위 톈진항은 6.1% 오른 1710만TEU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임영훈 해수부 항만운영과장은 “향후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터미널 운영사 간 합병을 적극 지원하고 환적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항만공사와 협의해 물동량 유치 목적으로 시행 중인 인센티브 제도도 조정하는 한편 보다 많은 신규 항로를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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