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4 09:40
(인천=연합뉴스) 고웅석기자 = 인천항을 통한 기아자동차의 수출이 경인항운노조의 태업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23일 기아차에 따르면 인천항의 노무공급권을 독점하고 있는 경인항운노조는 올해 수출물량으로 차량 25만대를 보장해줄 것을 기아차에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태업을 벌이고 있다.
항운노조는 수출차량을 부두에서 선박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준법운행을 내세우며 시속 10㎞로 저속운행, 차량 선적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운항스케줄이 정해진 수출자동차 운반선박은 예정된 선적물량을 채우지 못한채 인천항을 떠나고 있다.
실제로 22일 1천950대를 싣고 출항 예정이던 현대상선 소속 아세안머제스티호(5만5천792t급)는 노조의 선적 지연으로 절반에도 못미치는 700여대만을 싣고 23일 0시께 인천항을 떠났다.
기아차는 열흘간 지속된 항운노조의 태업으로 그동안 2천대 가까운 수출 예정차량이 선적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기아차는 북미지역 수출차량을 모두 평택항으로 이전, 올해 21만대만 인천항을 통해 유럽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경인항운노조 관계자는 "인천항에서 연간 35만대 가량의 기아차를 처리해 왔는데 평택항의 활성화로 물량이 급감해 생존권 차원에서 차량 준법운행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기아차 수출업무팀 관계자는 "인천항에서는 곡물과 함께 차량이 야적돼 세차 비용이 추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항운노조의 태업 사태까지 발생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수출물량을 늘려달라는 항운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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