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5 10:04

북미항로/ ‘수요 급증 여파’ 서부항만 적체로 몸살

물류 병목현상 심각…정박 컨선 수십척 달해


1월 북미항로는 물동량이 급증하며 항만 적체로 몸살을 앓았다. 섀시 등 컨테이너 장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인력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서부 항만의 생산성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터미널에 묶여 있는 컨테이너가 수두룩하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접안을 거부하는 터미널도 나타나 제때 뱃머리를 대지 못한 선사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두 항만에 정박 중인 선박은 수십여 척에 달했다. 1월 첫째 주 50척에 달했던 정박 척수는 1월15일 현재 32척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 관계자는 “정박까지 평균 10일 정도가 소요되며 상황에 따라 길게는 14일 이상까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 물량 급증으로 모든 터미널의 정체가 지속되고 있는데 중국 춘절 이후인 2월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임은 지난해 중국 춘절(설) 이후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2월 1300달러에 머물던 서안 운임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1년 새 3배 이상 뛰었다. 동안 운임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월15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54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3948달러에서 약 100달러 상승했으며, 4000달러를 넘어섰다.

동안행 운임 역시 FEU당 4800달러를 기록, 전월 4700달러에서 100달러 오르며 5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선사들은 중국 춘절에 대응한 운임인상(GRI)에 나서며 실적 회복에 고삐를 쥔다. 우리나라 HMM(옛 현대상선)은 1월15일부로 미주행 컨테이너화물에 TEU당 240달러를 부과했으며, SM상선은 다음 달 3일 TEU당 80달러의 GRI에 나선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2월15일부로 우리나라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을 포함한 아시아 항만에서 미국·캐나다로 가는 항로에서 TEU당 960달러의 GRI를 실시한다.

물동량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2년 만에 플러스를 보였다.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에 상반기 물동량은 부진했지만 여름 이후 크게 회복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물동량은 1715만TEU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4.5% 증가했다. 1위 중국은 6% 증가한 1022만TEU로,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2위 한국은 증가한 182만TEU, 3위 베트남은 17% 증가한 129만TEU였다. 반면 4위 대만은 4% 감소한 94만TEU에 그쳤으며, 일본도 14% 감소한 41만9000TEU로 8위를 기록했다.

12월 아시아발 미국행 물동량은 28% 증가한 167만TEU였다. 1위 중국은 34% 증가한 102만TEU, 2위 한국은 38% 증가한 18만5000TEU, 3위 베트남은 16% 증가한 12만TEU였다. 일본은 3% 감소한 3만7000TEU를 기록, 10개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보였다.

수요 급증에 지난해 활발했던 북미항로의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횟수가 전년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선사들은 현재까지 춘절 전후에 2019~2020년에 비해 낮은 아시아-북미항로 5회, 아시아-유럽항로 7회의 결항을 예고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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