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1 14:18

동남아항로/ 도시봉쇄로 바닥치다 연말 시황 급상승

시황 부진에도 선사들 신항로 줄이어


동남아항로는 올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바닥까지 곤두박질 쳤다가 3분기 지나 원양항로에서 시작된 시황 상승의 단 열매를 수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동량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1분기에 반짝 시황상승세를 띠다 이후 동남아 각국이 도시 봉쇄(록다운)에 나서자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1~11월 사이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64만1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68만7400TEU에 견줘 1.2%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수출화물은 2019년 193만7300TEU에서 2020년 185만9700TEU로 4% 감소한 반면 수입화물은 2019년 175만100TEU에서 2020년 178만2000TEU로 1.8% 성장했다. 

1월 2.9%의 마이너스 성장률로 2020년을 시작한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공장 가동을 쉰 2월과 3월 두 달 연속 9.7% 1.6%의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도시 봉쇄가 본격화된 4월 이후 내리 5개월간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동남아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4월에 6%의 역신장을 기록한 건 실적 향상에 목을 매는 선사들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하지만 11월 들어 5.2%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하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수출입별로 나눠 보면 수출은 2월과 11월 각각 10% 2% 성장했을 뿐 11개월 중 9개월을 역신장하는 부진을 보였다. 특히 6월 -10%의 두 자릿수 감소세를 띤 것을 비롯해 1월과 4월 각각 -9%, 5월 -8% 등의 높은 하락률을 보이며 선사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수입화물은 사정이 다소 나은 모습이다. 2~3월과 9월 11월 플러스 성장세를 띠었다. 넉 달의 성장률도 각각 5~9%의 준수한 수준을 보이며 누계 실적에서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국가별로 보면 필리핀이나 태국 등 도시봉쇄를 강력하게 실시한 지역의 수요 감소가 두드러졌다. 물동량 2위인 태국은 9.3% 감소한 48만5000TEU, 4위 인도네시아는 3% 감소한 42만9700TEU, 8위 필리핀은 9% 감소한 21만TEU를 각각 기록했다. 태국은 4월을 제외하고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면 1위 베트남은 0.6% 성장한 111만6800TEU, 3위 말레이시아는 1.5% 성장한 45만4200TEU, 5위 대만은 5.2% 성장한 41만600TEU, 6위 홍콩은 1.4% 성장한 31만90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대만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상황을 시현했다. 

선사 관계자는 “봉쇄정책이 길어지면서 3분기까지 자동차 중심으로 심각한 부진을 보이다 4분기 이후 북미항로 호황의 영향을 받으면서 동반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근해항로의 성수기인 11월 이후 수요가 살아나면서 컨테이너 장비와 선복 부족이 표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3분기까지 약세를 띠다 4분기에 급등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상하이발 동남아지역 6개국행 평균운임지수는 1496포인트(p)를 기록했다. 이 항로 연 평균 운임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11월 이후 운임지수는 4500포인트선을 넘나들고 있다. 

2020년 12월11일 현재 상하이발 운임은 베트남 호찌민행 693달러, 태국 램차방행 777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926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836달러, 싱가포르행 923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343달러다. 3월까지 200달러를 웃돌던 베트남항로 운임은 4월 약세로 전환해 6월엔 80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가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전환해 11월 들어 7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말레이시아항로 운임도 11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11월 1000달러를 넘어서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발 운임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공표운임은 12월 현재 베트남 호찌민행이 500달러 이상, 하이퐁행이 100~200달러, 태국 방콕행이 500달러 안팎의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선사들은 컨테이너 장비 부족 등이 표면화되면서 수급이 빠듯한 실정이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2020년 한 해 수급 부진에도 선사들의 신항로 진출은 크게 늘어났다. 한성라인은 지난 6월 계열사인 장금상선과 흥아라인의 선복을 빌리는 방식(슬롯차터)으로 베트남 호찌민 하이퐁 서비스와 홍콩 남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7월엔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이 1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배선해 광양-부산-울산-홍콩-하이퐁-서커우-광양을 잇는 하이퐁익스프레스(KHP)를 개설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중국-인도네시아 중국-태국·베트남·필리핀항로에 잇달아 진출했다.

장금상선에 편입된 흥아라인은 8월부터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앞세워 인천-베트남하이이퐁2(IHP2) 서비스를 열었다. 기항지는 매주 부산-인천-홍콩-하이퐁-홍콩-부산 순이다. CMA CGM 자회사인 싱가포르 CNC도 같은 달 인천-태국필리핀(CSECP2) 항로를 열었다. 범주해운은 8월 베트남 하이퐁항로인 BIH에 1000TEU급 자사 컨테이너선 <팬콘빅토리>를 투입했다. 이 선사는 5년 만에 하이퐁 뱃길을 자사선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 밖에 중국 CU라인은 선복 임차 방식으로 인천-부산-홍콩-하이퐁-샤먼을 연결하는 HPX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팬오션은 8월 선복 맞교환 형태로 우리나라와 베트남 하이퐁을 잇는 컨테이너노선 하이퐁1(HP1)을 열었다. 이로써 팬오션의 하이퐁노선은 주 2회로 늘어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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