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1 09:35

본격적인 해외 물류사업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 방안

기고/이헌수 (사)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우리 물류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해운선사, 항공사, 대기업 물류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본격적인 3PL 및 글로벌 SCM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많지 않다. 해외시장에서의 화주 기업의 지속적이고 과다한 가격 인하 요구, 우리 물류기업 간 과당경쟁 심화, 글로벌 운송 플랫폼 확대에 의한 포워딩 사업의 위축 우려, 현지 물류 기업의 빠른 성장 등 여러 위협요인이 심화 되고 있으며, 따라서 현지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3PL 사업 확대를 필요로 하나, 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의 도출과 고객 및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우리 기업뿐 아니라 현지 기업 및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3PL 및 SCM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물류 거점 및 네트워크 구축이 기본적인 전제가 되나, 일부 물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특정 시장국에서 물류거점을 확충해 나가기 시작하는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칼럼에서는, 우리 물류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베트남, 태국 그리고 기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물류거점 및 공동물류센터 구축 현황 및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동남아 지역 물류거점 구축 현황 및 필요성

최근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가장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베트남의 물류시설들은, 호치민, 하노이에 가장 많이 입지해 있으며, 호치민에 인접하고 최근 한국기업 진출이 급증하고 있는 동나이와 빈증, 하이퐁, 하이증, 박닌 지역에도 물류시설이 분포해 있으며, 대체로 중소규모의 물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에 집중되어 있으며, 자카르타 인근의 보고르, 우리 기업 및 산업단지들이 많이 입지하고 있는 찌까랑 등에도 물류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태국은, 동부경제특구(Eastern Economic Corridor) 지역에 속하고, 우리 전자, 자동차 기업들이 위치하고 있는 촌부리 및 라용, 램차방항 배후지역, 그리고 방콕 인근 지역에 대부분의 물류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위 3국에 진출한 화주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에 실시한 조사(항공대)에 의하면, 화주 기업들이, 물류기업이 운영하는 공동 및 제3자 물류센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용의는 높은 편이 아니나, 3국 중에서는 태국이 상대적으로 높다. 업종별로는, 베트남과 태국은 유통업보다 제조업의 이용 용의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지리적 특성이 있는 인도네시아는 유통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용 용의가 높지 않으므로, 화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동 및 제3자 물류센터의 이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부터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류센터 제공 서비스 중에서, 베트남은, 포장, 라벨링, 소팅, 검사, 공급자주도 재고관리(VMI)의 순으로 이용할 용의가 있으며, 공동물류센터 이용 평균 수요는 814㎡로서 크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수리, 보세창고도 거래(BWT) 등을 포함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용의가 있고, 물류시설의 필요 면적이 상대적으로 크며, 태국은, 이용 용의가 있는 물류 서비스의 종류도 적고 수요 면적도 작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각 국가별 공동물류 거점시설 지역 선호도 조사에 의하면, 베트남은, 호치민, 하노이, 하이퐁, 흥옌, 박닌, 동나이, 빈증 등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물류기업이 화주 기업 대비 이용 용의 수준도 높고 소요면적도 크므로, 물류기업이 공동물류센터 입주의 우선적인 대상이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족자카르타, 중부 자바, 동부 자바, 태국은 라용, 방콕, 차청사오, 촌부리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조사되었다.


베트남 물류거점 구축 방향

베트남은, 물류기업의 급격한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포워딩 중심으로 과다한 경쟁이 초래되고 있으므로, 본격적인 3PL 및 SCM 사업을 지원하는 시설의 구축이 가장 시급히 필요로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우리 물류기업 중에서, CJ Logistics가 상대적으로 물류거점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편이나, 이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물류사업 및 택배사업을 위해서는, 자체 물류거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공동물류 거점시설 및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물류기업들이 해운을 포함한 국제운송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외국 기업이 항만에 CFS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공공부문에서의 확보를 통한 공동 이용 방안 모색이 필요하며, 항만공사 등 공공부문에서 추진하는 공동물류 거점시설에 이러한 기능을 포함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 ASEAN 국가 간의 경제교류 자유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국경 간 트럭운송 사업시장이 커지고 있으나, 중소 물류기업이 이를 위한 국가 간 네트워크를 확립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물류 대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며, 공동물류 시설이 이러한 연계를 촉진하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남 베트남 지역에 개발하고 있는 롱탄산업단지의 경우, 호치민-빈증-비엔호아-동나이-롱탄신공항-Cai Mep항 등의 연계 측면에서 호치민 지역의 공동물류센터 입지로서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공동물류센터가 광역거점 기능을 제공하여야 하므로, 롱탄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 입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 베트남의 경우, 베트남 진출 우리 기업의 국제운송 수요 및 LCL 물량도 많으므로, 항만 접근성, 호치민·다낭과의 육운 및 철도 연계, 자동차·전자·의류 산단과의 연계 등의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하이퐁, 하이증, 흥옌 지역과 공항과의 접근성, 중국-베트남 간 연계, 전자·의류 산단과의 연계 등의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박닌·박장 지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공동물류센터의 후보 입지가 될 수 있는 흥옌, 하남성, 푸토성이 섬유·의류 클러스터의 중심에 입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탄콩과의 합작 등을 통해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공동물류센터의 입지도, 관련 산단과 인접한 하남성이 고려되어야 하고, 중부 베트남 공동물류센터 건설 시는, 자동차 산업단지의 조성, 신 항만 및 공항의 건설이 추진 중인 출라이 지역이 고려되어야 한다.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중국기업의 진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등 창고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므로 창고사업 관련 불확실성은 낮은 편이며, 북 베트남의 수요 및 임대료 증가율이 크므로, 북부지역에 대한 투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북 베트남의 경우, 내륙 SCM 거점기능과 한국-중국-베트남 SCM 거점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하므로, 하이퐁항, 노이바이 공항, Cat Bi 공항, 공단, 우리 기업 소재지 등을 고려한 입지가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하노이 북측 공단-하노이-하이퐁 간 연결이 용이하고 CFS 기능 수행에 유리한 흥옌, 하이증 지역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호치민, 하노이, 다낭을 포함한 베트남 내 물류센터 및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공동물류센터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물류 서비스에 더하여 중소기업을 위한 종합비즈니스센터 기능 확보, 전자상거래 거점센터 기능, 보관·재고관리를 포함한 3PL 고객 확보, 다양한 부가가치 물류 서비스 제공 능력 확보, 로컬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태국 물류거점 구축 방향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심이자, 중국 및 인도와 동남아를 잇는 중심에 입지한 태국은 주변국과의 국경지역에 특별경제구역(SEZ)을 건설하고 있으나, 아직은 국경 간 트럭운송 위주이며, SEZ의 국가 간 협업 단지 기능 확립은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국경간 트럭운송은 육상 도로(Economic Corridor)를 중심으로 활성화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역내 교류 자유화가 급격히 진전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물류거점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주변국과의 경제협력 진전 현황으로 볼 때, 기업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겠으나, 대체로 딱(태국-미얀마-인도), 묵다한·사케오(태국-라오스-베트남 북중부-남중국), 뜨랏(태국-캄보디아-베트남 남부), 송클라(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의 순서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태국진출 우리 물류기업은 CJ로지스틱스, 판토스 등이 있으나,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는 많지 않다. CJ 로지스틱스는, 태국 내 창고 4개소, 택배 허브 1개소를 두고 포워딩부터 택배 배달서비스까지 수행 중이며,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으로 택배 네트워크를 확대 중에 있다. 판토스는, 램차방, 라용, 방나, 콘캔 등에 창고를 확보하고 있다. 

태국은 방대한 시장 지역을 가지고 있으나, 인프라 및 산업발전이 방콕-라용 연결 지역 등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효율적인 물류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다수의 거점을 필요로 하는 물류기업의 경우, 물류 거점을 공유함을 통해, 투자 소요 및 리스크를 최소화하여야 하며, 방콕, 촌부리, 차청사오, 라용 등에서 시작하여,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은 EEC의 핵심지역으로서 산업발달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방콕, 동남부지역, 캄보디아 국경 지역 등과의 연계 발전이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므로, 우선적인 진출 대상 지역이다. 

방콕 동쪽 외곽에 입지한 라트크라방ICD는, 방콕항, 수완나품공항, 램차방항, 방콕 배송물량, 전국 물류거점 등과의 연결성이 우수하므로, 광역거점 입지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방콕항, 라트크라방 및 기타 ICD 그리고 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중국 등과의 연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이므로, 철송환적터미널과 연계가 용이한 항만 배후지역에 물류거점 확보 검토가 필요하다.

전자상거래, 기타 유통 등 내수물류를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로서는, 방나, 라트크라방 등 방콕 주변 거점에서 시작하여, 동부의 촌부리, 북동 중부의 콘캔, 북서 중부의 람푼, 그리고 더 나아가 북서부의 치앙마이, 남부의 송클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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