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4 09:16

기획/ ‘코로나 물렀거라’ 컨선사들 공급조절등으로 수익성 대폭 개선

HMM, 3분기·누계 외형·내실 모두 잡아
선사들 연간 실적도 개선 기대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이 올해 3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뚫고 일제히 내실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물동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비용절감과 유가하락, 운임상승 등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시현했다. 무엇보다 각 얼라이언스가 선박 감편 등의 공급 조정을 선제적으로 실시한 게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3분기 HMM(옛 현대상선) 양밍해운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짐라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에버그린 완하이라인은 세 자릿수의 이익 개선을 일궜다. 이 밖에 머스크 CMA-CGM 하파크로이트도 영업이익을 두 자릿수 끌어올리며 실적개선 대열에 합류했다.

북미 평균운임 서안 51%↑ 동안 21%↑

코로나19 여파로 원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파악됐다. 피어스에 따르면 1~9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물동량은 전년 1328만6200TEU 대비 2.7% 후퇴한 1292만5100TEU로 집계됐다. 

점유율 1위 중국은 코로나 여파로 전년 802만3400TEU보다 5.9% 뒷걸음질 친 754만9400TEU를 기록했다. 3위 한국발 물동량도 전년 68만1800TEU 대비 0.5% 감소한 67만8400TEU로 집계됐다. 반면 2위 베트남은 전년 114만TEU 대비 21.9% 증가한 139만TEU로 중국과 대조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올해 1~9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4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대비 8.3% 감소한 1157만3400TEU에 그쳤다. 중화권발 화물은 6.7% 감소한 856만TEU를, 동북아시아발 화물이 17.4% 급감한 129만5900TEU, 동남아시아발 화물이 8.7% 줄어든 171만7100TEU에 그쳤다.

운임은 선사들의 임시결항과 할증료 도입에 힘입어 전년보다 나은 수준을 보였다. 1~9월 북미 서안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304달러를 기록, 전년 1525달러와 비교해 51% 상승했다. 동안도 전년 2633달러 대비 21.3% 오른 3196달러로 집계됐다. 아시아발 유럽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90달러를 기록, 전년 759달러 대비 17.2% 올랐다.

HMM·양밍해운 3분기 영업익 ‘흑자전환’

HMM을 비롯한 아시아계 선사들은 3분기 일제히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HMM은 운임 상승과 원가 절감 등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적자였던 영업이익이 올해 흑자로 개선됐다. 

HMM은 3분기 매출액 1조7180억원, 영업이익 2770억원, 순이익 240억원을 각각 냈다. 2019년 3분기에 견줘 영업이익은 -460억원에서 흑자 전환했으며, 순이익도 전년 -1240억원에 견줘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조4470억원에서 18.7% 증가했다. 수송실적은 감소세를 띠었다. HMM이 실어나른 3분기 물동량은 104만4000TEU로, 1년 전의 107만3200TEU에 견줘 2.7% 감소했다. 

1~9월 실적은 매출액 4조4060억원, 영업이익 4130억원, 순이익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외형은 5.9% 성장했으며, 이익 폭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누계 실적은 매출액 4조1600억원, 영업이익 -2650억원, 순이익 -5030억원이었다. 

HMM은 코로나19 확산에도 계절적인 성수기와 아시아-미주 노선 운임 상승,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적기에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것도 호성적의 배경이 됐다.

대만 선사들은 올해 3분기 외형과 내실을 동반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에버그린의 3분기 매출액은 10.4% 증가한 550억4200만대만달러(약 2조13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10억9000만대만달러(약 4300억원)를 거둬, 전년 동기 13억6200만대만달러에서 714% 폭증했다. 1~9월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각각 345% 3116% 폭증한 167억8100만대만달러(약 6500억원) 109억3500만대만달러(약 4200억원)를 거뒀다.

양밍해운은 3분기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양밍해운은 영업이익 41억4400만대만달러(약 1600억원) 순이익 27억3600만대만달러(약 1100억원)를 각각 냈다. 영업이익은 1년 전 -5억8300만대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며, 순이익도 -13억7700대만달러에서 흑자전환했다. 누계 영업이익은 50억100만대만달러(약 1900억원)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순이익도 18억5000만대만달러(약 7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아시아역내항로를 취항하는 완하이라인의 3분기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배 폭증한 19억3500만대만달러(약 750억원), 순이익은 176% 증가한 17억9600만대만달러(약 700억원)를 달성했다. 누계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각각 107.6% 48.7% 증가한 41억9900만대만달러(약 1600억원) 35억5400만대만달러(약 1400억원)를 달성했다.

일본 3대 해운사(NYK MOL 케이라인)의 정기선 부문 통합법인인 ONE은 외형보다는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ONE은 2020 회계연도 2분기(7~9월)에 전년 1억2100만달러에서 대폭 개선된 5억1500만달러(약 57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상반기(4~9월) 순이익도 지난해 1억2600만달러보다 441.3% 증가한 6억8200만달러(약 7500억원)를 냈다. 

코스코는 누계 매출액 1138억3900만위안(약 19조1500억원), 영업이익 66억7200만위안(약 1조1200억원), 순이익 46억6700만위안(약 7900억원)을 각각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순이익 역시 28.1% 111.6% 증가했다.

 


이스라엘 짐라인 영업익 세자릿수 성장

유럽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머스크는 영업보고를 통해 3분기 해상운송 사업부문은 매출액 71억1800만달러(약 7조8500억원)를 기록, 전년 74억2300만달러 대비 4.1%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은 12억9400만달러에서 18억500만달러(약 2조원)로 39%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누계 EBITDA는 전년 33억1100만달러 대비 31% 증가한 43억3700만달러(약 4조7800억원)를 달성했다.

프랑스 선사 CMA-CGM의 3분기 해운사업 매출은 7.7% 증가한 61억9900만달러(약 6조8400억원)로 집계됐다. EBITDA도 78.5% 증가한 14억51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를 달성했다. 누계 매출은 1.2% 감소한 169억1500만달러(약 18조6600억원)를 기록한 반면, EBITDA는 51.8% 성장한 32억2200만달러(약 3조5500억원)로 집계됐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3분기 영업이익 4억200만달러(약 4400억원), 순이익 2억9000만달러(약 3200억원)를 각각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 3분기 2억8200만달러에서 42.6%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으며, 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 1억6800만달러에서 72.6% 폭증한 실적을 냈다. 누계 영업이익은 9억6500만달러(약 1조600억원)로 전년 7억2200만달러 대비 33.7% 증가했다.

짐라인은 7~9월 세 달 동안 1억8800만달러(약 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500만달러에서 317.8% 성장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억8200만달러(약 3100억원)로 전년 1억800만달러에서 3배 가까이 개선됐다.

선사들은 올 하반기 성수기 효과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는 2020년 EBITDA를 기존 예상의 75억~80억달러에서 80억~8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스라엘 짐라인도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짐라인 엘리 글릭먼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10~12월)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자상거래 분야에 특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고객과의 접점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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