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1 09:10

코로나19에 신음하는 조선 빅3, LNG선으로 반등 노린다

카타르·모잠비크 등 LNG프로젝트 수주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발주량 급감으로 연간 수주목표 달성률이 저조한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앞세워 남은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가중된 데다 환경규제를 고려한 선주들이 발주 시기를 관망하면서 조선사들의 수주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조선사들의 곳간을 든든히 채워준 컨테이너선 수주가 전무한 데다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량이 크게 감소한 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카타르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통해 쏟아질 LNG선을 쓸어 담아 연간 수주목표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연간목표 달성률 30%도 안돼

대형조선사들의 누계(1~9월) 수주액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전년 대비 30.9% 감소한 30억5000만달러(약 3조4600억원)의 일감을 수주하며 목표인 115억9500만달러의 26.3%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다른 대형조선사에 비해 그나마 감소폭이 적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두 자릿수 줄었다. 탱크선 8척 LNG선 4척 액화석유가스(LPG)선 5척 기타 1척 등 총 18척이 현대중공업이 거둬들인 선박들이다. 지난해 탱크선 7척 컨테이너선 5척 LNG선 8척 LPG선 5척 등 25척에 비해 7척 줄어든 수치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량 역시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 역신장했다. 1~9월 이 조선사의 수주량은 전년 29억6000만달러 대비 48.3% 급감한 15억3000만달러(약 1조7300억원)로 부진했다. 수주 목표는 72억1000만달러 중 약 21.2%를 달성했다. 8~9월엔 수주량이 제로였다. 수주 척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척 감소한 7척으로 LNG선 3척, 탱크선 4척을 수확했다. 작년 한 해 LNG선 10척 탱크선 10척 컨테이너선 11척 등 다양한 선종을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신조선 수주액은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로 전년 42억달러 대비 76.1% 급감했다. 연간 목표 수주액은 84억달러로 이 중 11.9%인 10억달러를 달성했다. 평균 선가가 약 2억달러에 달하는 LNG선을 작년엔 11척 확보했지만 올해는 수주 척수가 전무한 게 실적 악화로 나타났다. 올해는 셔틀탱크선 3척 초대형유조선 2척 초대형에탄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4척 등 탱크선을 중심으로 수주고를 올렸다.

컨테이너선 수주 실종…효자선종 LNG선도 급감

조선사들의 수주액이 급감한 건 지난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 빅3의 올해 LNG선 컨테이너선 누계 수주량은 각각 7척 0척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9척 16척을 각각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여기에 조선사들의 또 다른 먹거리인 해양플랜트가 유가 하락에 좀처럼 발주가 이뤄지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주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탱크선 마저 발주가 없었다면 조선사들의 실적은 더욱 암담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어든 점도 조선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575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1379만CGT 대비 58% 감소했다. 재작년 1820만CGT와 비교하면 68.4% 후퇴했으며, 2011~2015년 평균인 2221만CGT에 견줘 74.1% 급감했다.

수주량 감소로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조선사들에겐 악재다. 대우조선해양의 9월 말 수주잔량액은 165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5% 감소했으며, 척수는 10척 줄어든 76척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1년 전에 비해 7% 감소한 189억달러의 수주잔량액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9월 말 수주잔량은 전년 246억9300만달러에서 올해 255억달러로 소폭 확대됐다.

남은 하반기 LNG선 수주 기대

LNG선을 중심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연내 대규모 수주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발주가 임박해 빠른 시일 내에 좋을 소식을 전할 것으로 조선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통상적으로 발주가 연말에 집중되는 것을 고려하면 수주 랠리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한 점도 조선사들에겐 호재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선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선주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발주를 늘릴 수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 클락슨이 예상한 LNG선 발주 규모도 100척을 웃돈다. 카타르 러시아 미국 모잠비크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등의 지역에서 발주가 점쳐진다. 발주 척수가 가장 많은 카타르 프로젝트는 올해 6월 국내 조선 3사와 카타르페트롤리엄이 2027년까지 100척 규모의 슬롯예약 약정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르면 연내 본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총 16척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의 건조 의향서를 받았으며, 일정에 변동이 없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회사 IR자료를 통해 “카타르건은 올해 6월 체결한 슬롯예약계약에 따른 실발주가 예상되고, 모잠비크의 경우 체결된 LNG 판매계약 고려 시 금년 내 선박 발주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저렴한 LNG 가격으로 경쟁력이 확보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투기성 발주는 축소 추세이지만 카타르 러시아 등의 대형 LNG선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나스가 추진 중인 LNG선 도입을 놓고도 우리나라와 중국 조선소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 규모는 최대 6척으로, 신조선은 2024년부터 페트로나스가 25% 출자한 LNG캐나다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계약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조선사들은 연말까지 LNG선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연내에 여러 LNG프로젝트들의 건조 야드가 확정되거나 수주가 이뤄질 수 있다”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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