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에서는 화주들이 화물을 제때 선적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운임이 높은 중국에 더 많은 선복이 할당되다 보니 선적이 쉽지 않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들의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이달에도 100%로 화주들은 웃돈을 내면서까지 선복 수배에 안간힘을 쏟았다. 선사들은 중국 국경일에 발맞춰 진행하기로 한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물동량은 중국발 화물을 앞세워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강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둔화됐음에도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 소매상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물동량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8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167만TEU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하며 월간 실적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됐던 중국발 화물이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띤 게 물동량 호조의 배경이다.
선적지별 실적을 보면, 1위 중국은 19% 증가한 106만8000TEU, 3위 베트남은 19% 증가한 12만6000TEU로 집계됐다. 반면 2위 우리나라는 7% 감소한 15만7000TEU, 5위 대만은 15% 감소한 6만9000TEU에 머물렀다. 1~8월 누계 물동량은 4% 감소한 1042만TEU를 기록했다. 7월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송된 화물(북미수입항로) 물동량은 1% 증가한 46만9000TEU로 집계됐다.
고공행진하던 운임은 9월 들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9월18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867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3406달러에서 400달러 이상 상승했다. 동안행 운임 역시 FEU당 4634달러를 기록, 전월 3913달러와 비교해 700달러가량 올랐다.
운임이 급등하자 우리나라 무역업계와 중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주요 컨테이너선사에게 운임을 인상하지 말 것을 지시함과 동시에 선복 확대를 주문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해상운임 동향과 무역업계의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에 제출하고, 수출기업의 물류비용 안정화와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국 국경절 이후 진행될 선사들의 선복감축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당초 선사들은 국경절 이후 수요 하락에 대비해 10월 선복 감축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밀어내기 물량이 예상을 웃돌 것으로 보여 결항을 제한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오션얼라이언스는 9월 초 9회의 임시결항을 10월에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5회로 축소했다. 디얼라이언스 역시 서안과 동안에서 각각 4회 5회 실시하며 결항 규모를 줄인다. 2M은 3회의 결항을 실시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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