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50돌을 맞이한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가 회원사들의 애로사항 해결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항해에 나섰다. 회원사를 대변하는 협회 본연의 기능인 신속·정확한 정보 제공과 선제적 대비·대응을 통해 발 빠르게 변화하는 해운시장에 대처한다는 취지다.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이재훈 회장은 “국제해운대리점협회는 회원사를 대변하는 단체”라며“정부와 회원사 간 가교로서 소통 창구 역할에 충실하는 한편, 회원사 간 화합과 사기를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창립 반세기 맞아 50년史 발간
국제해운대리점시장의 50년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1970년 창립 후 회원사들의 구심체 역할을 해오고 있는 국제해운대리점협회는 반세기 역사를 정리한 ‘한국국제해운대리점 50년사’를 최근 발간했다. 이번 발간은 국제해운대리점이 그동안 쏟아온 노력과 열정,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기록하기 위해 이뤄졌다.
협회는 이번 50년사를 사진과 그래프, 도표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데 중점을 뒀으며, 국제해운의 변천사를 상세히 담았다. 협회 강창우 사무국장은 “협회의 50년 역사는 대한민국이 걸어온 해운 역사의 궤와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이번 50년사 발간이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1부 태동기(1945~1969년)에서는 광복 이후의 해상운송, 최초의 한국대리점 등 초기 선박대리점업계의 시대상을 정리했다. 2부 창립기(1970~1981년)에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더불어 정기선항로의 컨테이너화, 협회의 창립과 중점사업 등을 집중 조명했다. 이어 대리점들이 본격적인 도약을 담은 3부 성장기(1982~1995년)와 변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4부 안정기(1996~2007년)로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5부 재도약기(2008~2020년)엔 새로운 100년을 향해 출항하는 대리점시장을 총정리했다.
이재훈 회장은 발간사에서 “돌이켜보면 역사적 시기마다 수많은 고초를 마다하지 않은 선배님들의 노고 덕분에 오늘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며“우리 업계의 발전을 위해 수고해주신 관계기관과 회원사 여러분이 없었다면 한국국제해운대리점 50년 역사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6대 회장을 지낸 마상곤 명예회장은 “한국 해운발전에 크게 공헌했던 선배 재현들의 활약과 기록들이 50년사에 소중하게 기록돼 한국 해운업계에 영원히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운대리점협회, 묵묵히 해운시장 발전에 힘써
외국 선주를 대신해 선박의 안전하고 신속한 입·출항을 책임지는 해운대리점업은 체선·체화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등에 크게 기여해 왔다. 선박 입항 시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기관에 서류 신고는 물론 예·도선 수배 업무에서 선용품 항만용역 서비스까지 해외 선주들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0년 동안 묵묵히 해운시장 발전에 힘써온 국제해운대리점협회는 운영의 내실화로 회원사의 업무 활동을 지원해 왔다. 해운선진제도 정착을 위해 관련 법령 개선을 건의하고 업계 실태 파악을 통해 시장질서 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체계적인 사업계획의 이행을 위해 협회는 위원회 별로 세부 추진 계획을 세운다. 먼저 운영위원회의는 협회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 연도별 예산 결산, 사업계획, 수지 예산을 마련한다. 또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가입 유도와 회비 장기 미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한다.
해운1위원회는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를 통한 외국선사 차별을 최소화하기위한 노력과 해운선진제도 정착을 목표로 각종 법령 및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해운2위원회는 회원사 간 수수료 덤핑 방지와 대리점수수료 표준요율제 도입을 위해 노력한다.
항만위원회는 합리적 항만운영제도 개선 건의 및 검역 절차 간소화, 행정서비스 단순화를 제안하며 주요 항만요율, 시설 사용료 등의 인상 억제에 나선다. 이 밖에 세제·금융 소위원회는 외국환거래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선을, 크루즈선 소위원회는 지방단체회의 등에서 크루즈선사 홍보를, 부산운영위원회에서는 부산항 입출항 및 운영에 관한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올베스·아리스타쉬핑·리버마린 등 가입
코로나19 여파에도 대리점 회원사들이 늘어난 건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다. 올 들어서만 총 7곳이 명부에 이름을 올리며 회원사는 총 117곳으로 늘었다.
올해 6월3일 협회에 합류한 올베스(대표 권오순)는 재가입한 회원사로 기타 수상 운송지원 서비스업을 벌이고 있으며, 7월7일 가입한 아리스타쉬핑(대표 박기태)은 러시아 선사들의 선원교대 및 선용품 공급 등이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같은 달 8일 가입한 리버마린(대표 김기봉)은 포클랜드 지역에서 오징어 크릴새우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라비니아, 라스카리디스쉬핑, 발트메드리퍼 등의 한국대리점을 맡고 있으며, 종합항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7월16일 회원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팜코지엘에스(대표 황용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에미레이트쉬핑의 한국대리점 업무와 그 외에 다수의 NVOCC(무선박운송인) 대리점 업무도 맡고 있다. 또한 포트투포트(Port to Port) 서비스 및 각 지역 도착지까지 종합물류서비스를 국내외 업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재훈 회장(사진 왼쪽)이 회원증을 전달한 뒤 회원사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시계방향 순으로 팜코지엘에스 조명호 대리점 총괄이사, SNH쉬핑 구정모 대표이사,
코리아마린서비스 이성훈 대표이사, 늘푸른해운항공 남극영 대표이사) |
7월28일 가입한 에스앤에이치쉬핑(대표 구정모·SNH SHIPPING))은 노르웨이계 로로선사인 호그오토라이너스의 글로벌 조직개편에 따라 올해 3월1일부로 기존 직판조직이었던 호그오토라이너스코리아를 한국총대리점 체제로 전환했다. 호그오토라이너스 본사와 신규 법인인 에스앤에이치쉬핑 간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30여 년 동안 축적된 국내 영업력과 물류 노하우간 시너지 창출로 한층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회사 측은 해운 상품과 부대 서비스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안정적이고 더욱 다양한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24일 가입한 늘푸른해운항공(대표 남극영)은 UAE 볼타쉬핑서비스(VSS)의 한국대리점을 맡아 3000~5500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투입, 부산 중국 말레이시아 UAE 카타르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8월25일 합류한 코리아마린서비스(대표 이성훈)는 머스크 MSC 짐라인의 부산항 보딩 에이전트(BOARDING AGENT)이며, 한국 내 조선소와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상선(COMMERCIAL VESSELS)과 오프쇼프로젝트(OFF-SHORE PROJECT)를 30년간 수행했다. 그외 매달 우리나라에 입항하는 270척 이상의 선박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회원사가 늘어날 수 있었던 건 협회 사무국의 빠른 정보 전달과 문의사항을 신속히 답변하는 등 적극 대응해온 덕분이다. 협회는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춰 매월 20건 이상의 코로나 관련 사항과 태풍 등 재해대비,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선박 저속운항, 위험물 반입,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항만입출항 관련사항 등을 안내하며 회원사들의 해운시장 대응에 힘을 보탰다.
또한 운임공표제 시행과 관련한 의견 제출과 설명회 참여 변경사항 안내, 일시양륙 컨테이너의 하선·적재 신고절차 간소화와 보조도선사 승선기준 및 예선사용 기준(변경) 합의, 공컨테이너 종합관리 방안 마련, 각종 세무관련 영수증 보관문제 의결 및 지침 결정, 해양수산부 및 관련기관 항만시설사용료 납부유예 등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 밖에 무역항 등의 항만시설 사용 및 사용료에 관한 규정 수요 조사, 규제혁신위원회 위원 추천 등의 회원사가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안내하고 있으며 매월 소식지로도 전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등록 또는 신규 선사 계약과 동시에 신속한 정보의 필요성과 도움을 원하고 협회를 중심으로 업계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최근 협회에 가입한 회원사들이 늘고 있다”며 “회원사들은 협회를 통해 정보를 신속히 전달받는 반면, 수많은 비회원사들은 협회 회원사를 통해 내용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어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해운대리점협회가 이달 3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50주년 기념행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된 탓에 현재는 기일지정 없이 연기된 상태다. 협회는 50주년 행사가 제 때 열리지 못했지만 새로운 5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훈 회장은 “창립 50돌을 맞은 올해부터 회원사의 조언과 격려를 밑거름 삼아 신뢰받는 협회로 거듭나겠다”며 “더 많은 대리점들이 협회에 가입해 중장기적으로 해운업계 발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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