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의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사들의 신항로 개설은 크게 늘어나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운임은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만96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4만1600TEU에 견줘 3.5% 감소했다. 수출화물이 전년 대비 4.9% 감소한 16만7700TEU, 수입화물이 2% 감소한 16만2000TEU로 각각 집계됐다.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2월과 3월을 제외하고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7월 실적을 교역 국가별로 보면 8곳 중 6곳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물동량 순위 2위인 태국은 4만33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 감소했다. 6월의 17%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띠었다. 1위 베트남은 9만6400TEU로, 5% 줄었다. 우리나라 국적선사들이 주력으로 서비스하는 베트남과 태국항로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띠는 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베트남은 2월, 태국은 4월 한 달을 제외하고 내리 감소세를 보였다.
3위 말레이시아는 6% 감소한 4만1700TEU, 4위 인도네시아는 4% 감소한 4만2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2만500TEU 1만8000TEU로, 각각 2% 6%의 감소세를 보였다. 4월과 5월 도시 봉쇄 여파로 55% 31% 급감했던 필리핀은 6월 이후 감소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대만은 11% 증가한 3만9300TEU, 홍콩은 8% 성장한 3만TEU로 각각 물동량 순위 5위와 6위에 올랐다. 대만은 7개월 중 3개월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로 홍역을 앓았던 2월과 3월엔 각각 27% 22%의 급성장세를 띠었다. 홍콩은 1분기까지 두 자릿수 감소하는 부진을 보이다 2분기 이후 오르막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운임은 저유황유할증료(LSS) 폐지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1일 현재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베트남 호찌민 110달러, 태국 램차방 102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176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170달러, 싱가포르 138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모두 인상된 요율이다.
특히 베트남과 말레이시아항로는 20~30달러의 상승세를 띠었다. 베트남항로 운임은 6월에 8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두 달 만에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고, 110달러 선까지 하락했던 말레이시아항로 운임은 두 달 연속 수십달러씩 인상되며 170달러 선을 회복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공표운임은 베트남 호찌민행이 100~150달러, 태국 방콕행이 200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의 신항로 진출은 크게 늘고 있다. 흥아라인은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앞세워 인천-베트남하이이퐁2(IHP2) 서비스를 열었다. 기항지는 매주 부산-인천-홍콩-하이퐁-홍콩-부산 순이다. 모회사인 장금상선이 선복을 빌려 서비스에 참여한다. 지난 20일 1050TEU급 선박 <란터우브리지>호가 인천신항(HJIT)에 첫 입항했다.
CMA CGM 자회사인 싱가포르 CNC도 중국-태국필리핀(CSECP2) 항로를 열었다. 1700TEU급 선박 5척, 1900TEU급 선박 1척이 매주 인천-상하이-닝보-램차방-방콕-램차방-마닐라-홍콩-서커우-바탕가스-세부-카가얀데오로-다바오-서커우-홍콩-인천을 순회한다.
범주해운은 25일부터 베트남 하이퐁항로인 BIH에 1000TEU급 자사 컨테이너선 <팬콘빅토리>를 투입했다. 지난 2015년 11월 선복 구매로 베트남·태국항로에 진출했던 이 선사는 5년 만에 하이퐁 뱃길을 자사선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 밖에 중국 CU라인은 선복 임차 방식으로 인천-부산-홍콩-하이퐁-샤먼을 연결하는 HPX 서비스를 이달 16일부터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엔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이 1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배선해 광양-부산-울산-홍콩-하이퐁-서커우-광양을 잇는 하이퐁익스프레스(KHP)를 개설했고 장금상선 자회사인 한성라인은 모회사 선복을 구매해 부산-베트남 서비스를 열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중국-인도네시아 중국-태국·베트남·필리핀항로에 잇달아 진출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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