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31 14:07

중남미항로/ 중국발 물량 러시에 운임 두배 가까이 급등

높은 소석률 힘입어 선사들 운임 인상 계획 빼들어


이번달 중남미항로는 중국발 물량이 대거 풀린 탓에 네 자릿수 운임 회복에 성공했다. 수요부진에 운임마저 500달러선까지 급락했던 지난달과는 상반된 양상이다. 전자제품 자동차부품 등 국내 주요 수출 품목도 수요가 늘고 있어 전문가들은 중남미 해운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국-남미동안 노선 운임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평균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213달러를 기록해 전달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해운업계는 중국발 물량 러시가 본격화되면서 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발 물량 러쉬에 한국발 운임도 영향을 끼쳤다. 주요 선사들의 부산-남미동안 노선 운임은 전월 대비 약 2.5배 인상한 1200~1300달러선을 기록했다. 남미서안은 800달러 가량 오른 2000달러선이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첫째주 남미서안 운임이 30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선사들의 남미동안 소석률(화물적재율)은 90~100%를 나타냈다. 지난달 소석률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던 일부 선사들도 이번달 대부분 만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갑작스런 물량 증대에 되레 공급난을 겪게 되면서 선적이월(롤오버)도 시행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대외 악재로 그동안 거래되지 못하고 쌓여 있던 물량들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것 같다”며 “중국발 물량은 단순히 일회성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달에도 운임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제조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개편 계획이 중남미 해운시장에도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체들이 멕시코 아시아저비용(LCC) 국가로 글로벌 공급망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2020년 PwC의 조사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16%가 이미 중국 내 생산·공급을 중국 외 지역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PwC는 중국에서 멕시코 또는 아시아 LCC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 운영 비용이 20% 이상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제조업체가 멕시코로 니어쇼링(nearshoring)할 경우는 23%, 다른 아시아 LCC로 이동할 24%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영국해운조사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글로벌 물동량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으며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처리능력 역시 향후 5년간 연평균 2.1% 성장에 그칠 전망이며 이는 연간 2500만TEU에 해당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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