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성수기 시즌을 맞은 북미항로는 예상을 웃도는 수요 회복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 감소를 우려한 선사들이 공급을 대폭 축소한 가운데 수요가 증가한 게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옛 현대상선) SM상선 등의 선사들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10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느라 분주한 한 달을 보냈다. 선사 관계자는 “7월 공급에 비해 수요가 상당히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8~9월까지 강세 시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발 물동량이 오랜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덕에 물동량 감소폭이 크게 둔화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10개국발 미국행 6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4% 감소한 129만TEU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감소폭이 5월(-19%)보다 크게 둔화됐다.
선적지별로 보면, 1위 중국발은 0.2% 증가한 81만6800TEU로,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2위 우리나라발 화물은 11% 감소한 12만8300TEU에 머물렀다. 3위 베트남은 2% 감소한 8만6400TEU이지만, 5월의 16% 감소보다 감소폭이 대폭 줄어들었다. 미국발 아시아행(북미수입항로) 5월 물동량은 0.6% 증가한 50만1400TEU로 4개월 만에 플러스성장을 기록했다. 1위 중국행은 31% 증가한 19만2100TEU, 2위 일본행은 15% 증가한 7만4000TEU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 독일 하파크로이트 네 곳으로 구성된 전략적 해운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미항로에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결정을 철회했다. 디얼라이언스는 7월 말 예정인 아시아-북미 서비스인 PN3 PN4에 대한 임시결항을 취소했다. PN3 PN4의 주간 공급량은 각각 1만TEU 8750TEU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 수준의 수요 회복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는 현재 미국 내 재고량이 많아 단기적으로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에도 봉쇄 조치보다는 일상생활로 복귀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수요 증가가 발생할 수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운임은 전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7월17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794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2669달러에서 100달러 이상 상승했으며, 올해 평균 운임 1869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동안행 운임 역시 FEU당 3334달러를 기록, 전월 3288달러와 비교해 46달러 올랐다.
성수기 할증료(PSS) 도입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사들은 이달 FEU당 600~1000달러를 화주에게 부과할 예정이었다. 수요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져 적용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운임이 높은 상태라 PSS 도입이 쉽지 않다”며 “할증료 도입으로 운임 회복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