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안 운임이 2주 연속 상승하며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700달러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서안 항로에서 6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운임이 2000달러를 넘어서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해운업계의 시각이다. 과거 중국 춘절 이전에 밀어내기 수요로 2000달러를 돌파한 적은 자주 있었지만 이같은 운임을 기록한 건 8년 만에 처음이다.
운임이 단기간에 크게 오른 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선사들의 대규모 선복 감축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저유황유 사용에 따른 추가 요율도 동반 상승하며 운임은 전년 대비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6월19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FEU당 2669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686달러와 비교해 한 달 만에 100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동안행 운임 역시 FEU당 3288달러를 기록, 전월 2542달러와 비교해 746달러나 올랐다. 동안행 운임 역시 3000달러를 웃돈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선사들은 다음 달부터 성수기 할증료(PSS)를 도입하며 운임 회복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선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FEU당 600~1000달러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HMM(옛 현대상선)도 7월1일부로 600~800달러의 할증료를 도입한다. 선사 관계자는 “수요 회복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어 도입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 적용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운임 폭등에 선사들의 대응방법은 제각각이다. 이스라엘 짐라인은 미주항로에 신규서비스를 개설하고 디얼라이언스는 공급량을 늘린 반면 오션얼라이언스는 이달에도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진행했다. 수개월 내에 선사들의 공급량은 전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 운임 수준을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북미 항로에 배선하는 각 얼라이언스 소속 컨테이너 선사들이 중국발 화물의 증가 움직임에 발맞춰 코로나로 중단된 서비스 일부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 독일 하파크로이트 네 곳으로 구성된 전략적 해운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는 북미 서안 서비스인 PS5를 재가동한다. 당초 6월 말까지 2개월간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1개월 앞당겨 서비스를 재개한다.
또한 결항 예정이었던 PS4도 계속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홍콩 OOCL 역시 서안 서비스인 PCS1을 6월 중 실행 예정이었던 서비스 결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선사는 아시아발 미 걸프착 서비스인 GCC2의 결편을 6월 말 재개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3주 앞당긴다.
북미항로 수출 물동량은 큰 폭으로 뒷걸음질 쳤다. 미국 해운조사기관인 데카르트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의 5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한 116만TEU에 그쳤다. 점유율 1위인 중국발 화물은 15% 감소한 71만259TEU로, 16개월 연속 성장가도를 달리던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을 크게 밑돌았다. 2위 우리나라 수출화물도 12만7634TEU로, 20%의 마이너스성장을 냈다. 4월까지 17개월 연속 플러스성장했던 3위 베트남발 화물은 16% 감소한 7만4770TEU에 머물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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