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5 18:08

“국적선 적취율 올리면 23조규모 신조수요 생긴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 “적취율 올려 해운조선 상생”

 

국내 해운업계가 수출입화물 적취율을 끌어올려 신조선 수요까지 창출하는 화주·해운·조선 상생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해운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협회 사업계획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무역규모 1조달러, 물동량 10억t, 조선 1위, 해운 5위, 선박금융 5위로, 해운과 조선이 망가질래야 망가질 수가 없는 조건이었지만 각자도생하는 기업 생태계로 인해 2016년 한진해운이 망하고 지난해까지 어려움을 겪었다”며 “2030년까지 국적선사의 수출입화물 적취율을 컨테이너 70%, 전략물자 100%까지 높여 해운 재건을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컨테이너와 전략물자의 국적선사 적취율은 각각 45% 58% 수준이다. 특히 원양항로 수출입 컨테이너 수송비율은 19%에 불과하다. 연간 460만TEU의 물동량 중 87만TEU만이 국적선사에 의해 수송된다. 아시아역내항로에선 650만TEU의 수출입화물 중 63%인 410만TEU가 국적선사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수출입 컨테이너 수송량을 원양 320만TEU, 근해 460만TEU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원유와 석탄 철광석 LNG 등의 전략물자는 3억7600만t 전량을 가져온다는 목표를 세웠다.

적취율 향상 유인책으로 국적선을 이용하는 화주기업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우수선화주기업 인증제도 활용, 전략물자 종합심사 낙찰제 도입, 정치권의 총선 공약 반영 등이 제시됐다.

김 부회장은 “일본 대만은 전략화물을 모두 자국적선을 통해 실어 나르고 있다”며 “우리도 해운법에서 규정한 전략화물의 외국선사 방지제도를 이용해서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선사 장기계약부터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간 100여척 신조 창출 기대

해운업계는 이 같은 적취율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3억달러, 한화로 24조원의 선박 신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컨테이너선 38척, 전략물자수송선 143척 등 총 181척의 선박이 새롭게 지어진다는 계산이다.

김 부회장은 “컨테이너의 경우 현재 원양항로에서 50척 근해항로에서 153척의 국적선이 운항 중이지만 수출입화물의 절반도 수송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적취율이 70%까지 상승하면 40척 가까운 신조 수요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취율이 늘어나 필요해지는 선박량과 현존선 대체물량, 물동량 자연 증가분에 따른 신조물량 등을 모두 더할 경우 연간 100여척, 5년간 530척의 신조선 수요가 발생한다”며 “이 같은 신조 수요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조선업계 내수 비중은 20~30%까지 상승하게 된다”고 추산했다.

50~60%에 이르는 일본과 중국 조선업계의 내수 비중엔 미치지 못하지만 5%까지 떨어졌던 한진해운사태 당시 국내 조선사 내수비중에 비해선 큰 폭의 도약이다. 
 
아울러 해운 매출액은 컨테이너 27억달러(약 3조2000억원), 전략물자 23억달러(약 2조7000억원) 등 50억달러 늘어나고 고용도 해운에서 5000명, 조선에서 4만명(5년간) 창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적취율 향상은 해운뿐 아니라 조선 금융 기자재 제철 선급 P&I(선주배상책임보험) 등 연관산업이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해운산업 발전 정책의 가장 중요한 키다.”

 


김 부회장은 연장선상에서 현대상선 선대를 200만TEU까지 늘리고 27만TEU 정도인 11개 근해 컨테이너선사의 선복량을 50만TEU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을 경우 100만TEU까지 선대가 늘어난다. 이를 다시 2배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선복 과잉을 지적하지만 현대상선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일어난다. 선복 과잉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선박을 대형화 첨단화해서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 짓고 있는 초대형 선박은 TEU당 비용이 경쟁사보다 100달러 이상 싸다더라.”

선주협회 불공정행위 신고센터 가동

김 부회장은 금융·세제 부문 사업계획으로 해양진흥공사의 자본금 확대와 정책금융기관의 지속적인 해운 지원, 선박은행(Tonnage Bank) 및 선박 고속상각제도 도입, LTV(선박상환가치) 보증상품 개발 등을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이 중 해양진흥공사 자본금은 현재의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두 배 늘려야 한다는 견해다.

해운사 경영환경 개선 사업으로 ▲제주선박등록특구제도 취득세 일몰연장 추진 ▲저유황유 할증료(LSS) 원활한 징수 ▲부산신항 2-5단계부두 국적선사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한국형 컨테이너 장기표준계약서 사용 ▲컨테이너선시장 불공정행위 신고센터 설치 ▲부정기선분야 불공정행위 방지대책 마련 ▲해운산업 부담금 도입 등도 올해 사업계획에 포함됐다.

김 부회장은 “선주협회에서 해운시장 불공정행위 신고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며 “2자 물류업체가 국적선사를 많이 쓰면 법인세 혜택을 받고 안 쓰면 부담금을 내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컨테이너선 운임담합 조사에 대해선 “일반법과 특별법이 충돌할 땐 특별법을 우선시 해야 한다”며 “운임담합 문제도 (해운사의 공동행위를 인정하는) 해운법에 맞춰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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