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3 10:11

중동항로/ 정세불안에 전쟁위험할증료 인상 표면화

운임은 1000弗대 유지



중동항로는 정세가 크게 요동치자 전쟁위험할증료(WRS) 인상을 저울질하는 선사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선사들은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살해 사건 이후 중동지역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재 부과 중인 WRS를 끌어올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지난해 7월부터 WRS 도입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을 필두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35~55달러의 WRS를 화주에게 부과하고 있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로 우리 정부는 국적선사의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며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재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중동노선에 컨테이너선 8척, 유조선 3∼4척을 투입 중이다. 당장 선박 운영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자칫 호르무즈 해협이 군사 충돌로 막힐 경우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운임은 네 자릿수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월17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두바이행 운임은 TEU당 1123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017달러와 비교해 100달러가량 상승했으며, 지난해 814달러와 비교해 200달러 이상 올랐다. 재작년 평균 운임이 300~5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중동항로 운임이 네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14년 11월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선사들은 저유황유 할증료 부과와 최근 불거진 이란의 불확실성으로 1000달러를 상회하는 운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임시휴항(블랭크세일링)과 중국 춘절을 겨냥한 밀어내기 수요가 맞물리며 선사들의 화물 적재율(소석률)은 90~100%를 기록했다.

불안한 중동 정세에도 항만 인프라 확충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항만공사는 DP월드 및 RSGT(Red Sea Gateway Terminal)와 24억달러 규모의 BOT (Build·Operate·Transfer, 시공 운영 후 이전) 계약을 체결, 제다 이슬람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발한다. 계약기간은 30년으로, 5억명 이상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홍해에 위치한 제다 이슬람항은 1976년 들어섰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큰 항만으로 연간 600만TEU 이상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신규 터미널은 처리량이 240만TEU에서 360만TEU로 늘어나며, 14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아부다비항만공사는 지난해 알다프라지역에 위치한 델마항 확장을 위한 사업을 착수했으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280m의 부두 건설, 220m의 방파제 구축,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의 사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민간투자 사업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내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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