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3 10:02

북미항로/ 파나마운하 담수할증료 부과에 선사들 대응카드 만지작

춘절 특수로 소석률 ‘안정적’ 운임은 기대치 밑돌아


파나마운하청(ACP)이 운하를 통항하는 선박에 할증료를 부과하기로 해 취항선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P는 다음달 15일부터 길이가 38m 이상인 선박이 운하를 통과할 때마다 약 1만달러(약 1160만원)의 담수 할증료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ACP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해 강수량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물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일일 통항 선박 수도 제한할 계획이다. 통항하기 48시간 전까지 마쳐야 하는 사전 예약 수를 현재의 31척에서 27척으로 4척 줄인다는 방침이다.

ACP는 지난해 수위 저하를 이유로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한계 선형의 수심을 수시로 끌어내린 바 있다. 수심 제한으로 컨테이너선사들 역시 적재화물 중량을 낮춰야만 했다. 할증료 부과에 아직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선사들이지만 조만간 화주에게 별도의 할증료를 청구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상황을 알아보라는 공지를 받아 경쟁선사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며 “몇 달러가 됐건 할증료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휴전은 북미항로의 또 다른 관심거리 중 하나다. 미국은 기존 지난해 12월15일 예정돼 있던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했다. 더불어 1100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 중인 관세 15%는 7.5%로 하향 조정한다. 선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은 춘절 이후 최소 2~3주 정도 지나 봐야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향후 중국 수요가 늘어날 거란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선사들의 화물 적재율(소석률)은 중국 춘절(설)을 겨냥한 밀어내기 특수로 100%를 기록했다. 운임은 춘절로 수요가 집중됐음에도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을 보였다. 저유황유 할증료에 따른 상승분까지 더해졌지만, 운임이 재작년과 유사하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2월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횟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선사들은 수요 둔화에 대비하는 양상이다. 앞서 디얼라이언스와 오션얼라이언스는 각각 14편 18편의 임시결항을 발표한 바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월17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562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370달러에서 200달러 가까이 상승했지만 지난해 1895달러와 비교하면 300달러 이상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2943달러를 기록, 전월과 비교해 400달러 이상 올랐다. 물동량은 뒷걸음질 쳤다.

미국 통관조사회사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 2019년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한 1641만TEU를 기록했다. 북미수출 물동량이 감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점유율 1위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전년 대비 9% 감소한 961만TEU를 기록, 1000만TEU대가 붕괴됐다. 2위 우리나라는 2% 감소한 178만TEU에 머물렀다. 베트남은 37% 폭증한 109만TEU로 약진하며 대만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반면 6위 홍콩은 17% 감소한 62만TEU를 내며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선사들이 아시아에서 북미로 실어나른 컨테이너는 16% 급감한 130만TEU로 집계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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