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마트’의 시대다. 전 산업 어느곳이든 스마트 사업을 기치로 세우며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는 물류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국내 물류기업들은 모바일과 로봇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스템과 배송서비스를 앞세워 고객잡기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가상비서가 택배기사 도와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들의 작업용 앱에 AI 기반 가상비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가상비서는 배송, 집화 등 택배기사의 작업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음성으로 실시간 제공할 뿐 아니라 택배기사를 대신해 고객들의 문의에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가상비서 서비스는 CJ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IT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IT사업부문과 기술력 높은 중소 및 중견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탄생했다. 음성인식(STT: Speech to text), 음성합성(TTS: Text to Speech), 자연어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등 다양한 AI 기술을 융복합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체감도 높은 정교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하루동안 이뤄지는 택배 프로세스를 작업자의 관점에서 9단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각 작업 단계별, 시간대별로 택배기사에게 가장 필요한 데이터, 검색 빈도가 높은 자료,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정보들을 빅데이터화해 가상비서에 학습시켰다. 가상비서는 전국에서 실시간으로 등록되는 수 천만건의 정보를 기반으로 택배기사의 음성 명령에 응답하거나 알림 메시지를 보내준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가 아침에 터미널에 도착하면 가상비서가 30분 단위로 총 작업량 정보를 제공하고 명령에 따라 남은 작업량, 시간 등을 안내한다. 아파트를 배송할 때에는 택배기사의 요청에 따라 배송 수량을 보여주며 담당 거래처나 편의점 방문전에는 집화해야 할 물량 정보를 안내한다. 일과가 끝난 뒤 ‘마감 화면’을 요청하면 하루 동안 작업한 총 배송량, 집화량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기억력과 감각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가상비서가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히 작업할 수 있어 휴먼 에러를 예방하고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텍스트로 받은 내용을 고객 의도 및 문의 유형에 따라 가상비서가 스스로 판단해 음성 또는 텍스트로 변환해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대화 기술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배송 일정, 상품 종류, 착불요금 입금 계좌 등 문의 문자가 올 경우 가상비서가 택배기사를 대신해 고객에게 답장을 보낸다. 배송 일정 변경, 위탁 배송지 지정, 방문시 주의사항 등 요청사항이 인입될 경우 음성과 푸시 알림을 통해 택배기사에게 안내한다.
한편 CJ대한통운은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 & Solution) 개념을 바탕으로 첨단 융복합 기술과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통해 물류산업을 혁신하고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지난 2017년 고객용 택배 앱에 AI 기반 ‘챗봇’을 도입했다. 앱인앱(App in app) 형태로 운영되는 챗봇은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창에 택배 관련 질문을 입력하면 사람이 응대하듯 신속하게 궁금증을 풀어준다. 택배 예약, 배송일정 확인, 반품예약과 같은 기본적인 문의부터 택배요금, 포장방법, 특정지역 배송 가능 여부 등 택배 전반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다.
무인락커의 등장도 스마트한 배송 시장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의 전국 물적·인적인프라, 시스템이 지역 곳곳에 설치된 무인락커와 결합해 365일 안전하고 편리하게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자리잡은 택배의 이용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생활의 질이 한층 더 향상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대학교, 아파트, 관공서 등 전국에 설치된 무인락커를 기반으로 24시간 택배를 접수, 발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개시했다. CJ대한통운 택배 앱에서 상품접수, 무인택배함 검색, 결제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학교, 편의점 등에서 ‘스마일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아파트 무인락커 전문업체 헤드, 무인락커 임대 전문업체 새누 등과 제휴해 전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CJ대한통운은 고객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이고 택배 서비스 품질을향상시키고자 기술력 높은 무인락커 중소기업들과 제휴해 전국 300여 지역에 접수, 발송 기능이 더해진 무인택배함 1000대도 오픈했다. 기존에 설치된 무인락커를 새 모델로 대체하지 않고 시스템 업그레이드만으로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이를 통해 발송 시스템 도입을 희망하는 전국의 무인함 스타트업, 중소업체들과 제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기존에 무인택배함이 설치된 관공서, 아파트, 주택 단지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어 주민 안전, 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택배를 보내고자 하는 고객은 CJ대한통운 택배 앱에 접속해 주소지, 상품 정보 등의 내용을 기입하고 GPS기반으로 검색된 가까운 무인택배함을 선택한 후 요금을 결제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상품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3500원~5000원으로 적용되며 도서 제주지역은 요금이 추가된다. 15시까지 접수된 상품은 당일 집화되며 이후 접수건은 다음 날 집화된다. 예약 후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넣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취소된다. 또 한번 등록한 무인택배함은 재등록할 필요가 없어 반복적으로 택배를 보낼 경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인락커 택배 발송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접수 후 택배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접수처를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택배기사와 만날 수 없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도 이용 가능하다. 또 이사, 여행 등으로 다음 날 부재중일 경우 전날 밤이나 새벽에 무인함을 이용하면 안전하게 택배를 보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앱으로 택배 요금 결제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선불, 착불 등의 택배 요금을 결제하기 위해서는 택배기사를 직접 만나 전달해야 했다. 무인락커 택배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CJ대한통운 앱에서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 이외에도 인근 무인택배함 검색, 배송추적 등 택배 이용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택배기사의 경우 부재중인 고객의 상품을 집화하기 위해 2차, 3차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또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한 시간에 집화할 수 있으며, 여러 집을 방문하는 대신 무인락커가 설치된 한 장소에서 다수의 고객 상품을 동시에 집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택배기사의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도 전문 무인락커 업체들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무인택배 접수 시스템을 확산하고 택배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배송의 핵심 ‘모바일’과 ‘앱’
한진은 생활 인프라 공간을 활용한 택배서비스를 통해 택배취급점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부터는 이마트 24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접수는 물론,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이마트24 외에도 365PLUS, IGA마트, 농협, 새마을금고와 협력 관계를 맺어오며 택배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또 한진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물류스타트업 줌마와 손잡고 운영하는 주유소 기반 택배 서비스 ‘홈픽’과도 배송 제휴 계약을 맺었다. 홈픽은 전국 420여개 주유소를 거점으로 ‘1시간 이내 방문 픽업’을 하는 택배 서비스로 고객, 택배회사, 주유소, 스타트업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대표적인 사업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그 밖에 한진은 인천국제공항에 한진택배카운터를 운영하며 해외여행 시, 집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집으로 짐을 보낼 수 있는 공항택배와 골프택배를 운영중이다.
2019년 한진은 배송 편의성을 강화한 ‘원클릭 택배 서비스’와 ‘무인함 택배 서비스’를 런칭했다. 10월 오픈한 원클릭 택배 서비스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1인 창업자와 스타트업 등 하루 10건 내외로 택배를 발송하는 소규모 고객이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한 기능으로 택배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함에 따라 택배 업체가 받은 수혜에 보답하고자 대형 고객사에 밀려 택배 단가 및 서비스 이용에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한 소규모 고객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요금은 업계 최저 수준인 박스 당 2500~3000원으로 이용 실적에 따라 요금이 인하되는 ‘슬라이딩 요금제’를 운영해 전월 101박스 이상 이용 시 2500원으로 자동 변경된다. 또한 월 300박스 이상 이용 시에는 추가로 할인을 더 적용받는다. 번거로운 계약 절차를 없애고 한진택배 사이트에 접속해 간단한 인증만으로 회원가입을 하면 원클릭 택배 서비스 전용 프로그램(s-Focus System)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용 앱인 ‘한진 원클릭’을 통해서도 택배 주문 등록부터 운송장 셀프 출력, 실시간 택배 이동 정보 확인, VOC, 집배송 통계 기능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또 5월부터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선호 추세와 안심택배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무인함 택배 서비스를 런칭했다. 현재 한진그룹 계열사 빌딩과 서울, 경기, 인천, 세종시 일부 지역에 무인택배함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진은 무인함 택배 서비스, 원클릭 택배 서비스와 같이 개인 및 소규모 택배 이용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2023년까지 늘어나는 택배물량에 대응하기위해 자동화 설비 증설과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용 모바일 앱, 챗봇(Chatbot)을 활용해 고객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영업력을 강화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홈쇼핑 전용 서비스와 마트 전용 서비스를 구분해 더 스마트한 배송을 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전용 서비스는 당일배송(서울/경기지역)을 원칙으로 하는데 자정부터 오전 10시 주문 건을 당일 22시 이전에 배송을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마트 전용 서비스는 1일 7회 배송(원하는 시간대 배송 서비스, 서울, 경기지역 일부)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트 역시 서울 및 경기지역 일부를 대상으로 당일배송 시행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이 기업은 롯데 온라인 몰이 통합해 ‘롯데ON’이 출범하면서 고객 주문 후 24시간 내 전담조직을 통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일 오전에 주문 한 상품은 익일 오전 내, 당일 오전 주문상품은 당일 오후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계획중이다.
전자제품 유통 전문기업인 롯데하이마트는 1999년 출범한 이래 전 세계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며 국내 가전유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국에서 종합전자가정생활 전문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더불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을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하는 매장과 물류센터, 서비스센터 세가지 모두가 직영이라는 점이 특징이자 강점이다.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온·오프라인 연계(O2O) 판매 방식인 ‘옴니채널 서비스’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옴니채널 서비스의 일환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픽’과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할인 쿠폰이나 이벤트 정보 등을 자동 발송해 주는 ‘엘팟 서비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전용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옴니세일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선보여온 ‘옴니스토어’도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노력의 하나다. 롯데하이마트는 옴니스토어 구리역점에서 기존 옴니세일즈 전용 앱의 고객 편의성을 개선해 선보였다. 기존 옴니존에 설치된 태블릿과는 달리 옴니스토어에 설치된 태블릿의 전용 앱에서는 고객 스스로 제품 선택 및 주문, 결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태블릿으로 결제하면 주문 번호가 줘지고, 잠시 후 주문 번호가 계산대 안내 화면에 뜨면 제품을 바로 가져갈 수 있다.
한편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도 개선했다. 국내 가전 유통업계 최초로 롯데하이마트는 2017년 6월 경기도 이천시에 1300여 평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물류센터 내부의 택배 터미널을 활용해 상품 입고 단계부터 분류, 고객 배송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고객이 주문하면 당일 가전제품을 출고해 이튿날에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낮 12시 이전 온라인 쇼핑몰 주문을 당일 배송하는 ‘오늘 배송’ 서비스와 주문 후 2시간 내 상품을 배송하는 ‘스마트퀵 120분’ 서비스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이 배송 뿐 아니라 물류의 모든 과정이 스마트해지는 세상이다. 이는 비단 물류업계를 떠나 전 산업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제 기업은 고전의 방식을 추구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스마트한 전략을 세워 스마트한 고객들을 대응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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