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마지막 칼럼을 준비하면서 돌이켜 보니 특히 올해 칼럼에는 FTA 물류, 한중일 물류, 베트남 물류, 동북아 전자상거래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주제가 많이 포함돼 있다. 물론 그전에도 2015년에 해외시장 동반진출, 베트남 물류, 국제전자상거래, 중국물류, 2017년에 인도네시아 물류, 2018년에 중국 자유무역구 물류,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물류 등 글로벌 시장 관련 주제가 빈번히 다루어져 왔다.
따라서 올해 마지막 주제는 동남아의 동서 연결, 중국의 동남아 및 인도양 연결, 인도의 동남아 연결의 핵심 거점으로서의 전략적 가치와 큰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돼왔고 이제 그 잠재적 가치가 구현되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미얀마 물류시장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얀마 물류시장을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인 측면에서 살펴보고 우리 물류기업을 위한 시사점을 생각해 보았다.
미얀마 물류시장의 강점 및 시사점
미얀마는 중국, 인도 등 신흥 거대경제권과 아세안(ASEAN)을 잇는 요충지로서 인도, 중국, 태국 등 주요 경제국가와 인접하고 있다. 2018년 미얀마의 GDP 성장률은 로힝야사태 등의 영향으로 예상 수치보다 낮은 6.8%를 기록했으나 2013년 이후 7% 이상의 고속성장세가 지속돼 왔으며 에너지 및 통신 투자확대, 건설 및 서비스 분야 호황세 지속, 기초원자재 수출 증가, 관광객 유입 및 외국인 투자 증가 등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인건비로 인해 의류업체들의 매력적인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기반으로 의류 생산 및 물류기지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월별 최저임금이 $90로서, 인접 국가인 캄보디아($170), 라오스($130), 방글라데시($9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한 미얀마는 현재 EU와 미국의 특혜관세(GSP)를 누리고 있으므로, 전 세계 여러 주요 시장으로 면세 수출이 가능하다.
미얀마 인구는 5천4백만 명으로 내수 시장 규모가 상당하며 소득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덜 개발된 소비재 시장은 코카콜라,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선점을 위한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을 검토해 봐야 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또 천연자원이 풍부하며, 많은 건설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프로젝트 물류의 수요가 계속 발생할 것이다.
동서경제회랑(EWEC) 상의 태국-미얀마 거점(Myawaddy)은 GMS(대 메콩지역)에서 가장 혼잡한 곳 중의 하나로서, 물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태국-미얀마 간 뿐 아니라 베트남까지 연결하는 핵심 통로가 확립되고 있다. EWEC, 남부경제회랑, 남북경제회랑 등이 미얀마와 효율적으로 연결돼야, 동아시아 및 중국과 남/서아시아 및 유럽 간의 연결통로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마얀마는 각 경제회랑의 핵심적인 출발점이자 도착점이 된다. 따라서 크로스보더 트러킹은 미얀마의 잠재력 높은 물류사업이 될 수 있다. 봉제제품이 2018년 총 수출액의 25.1%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제품으로서 수출용 봉제제품이 물류사업 모델의 최우선 표적제품이 돼야 한다.
미얀마 물류시장의 약점 및 시사점
법제도, 인프라 등의 미비로 인해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므로 본격적인 사업 진출 전에 시장진입을 위한 Pilot Test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풍부한 인적자원이 있으나 전문분야별로 실질적 가용인력은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투자 관련 인허가가 복잡하고 체계화되지 못해 인허가 등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최근의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토지는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투기 현상 때문에 생산시설이 이용할 수 있는 부지가 감소하고 있다.
미얀마의 주요 수출 품목은 1차산업인 천연가스, 옥, 콩류로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수입 품목은 기계 및 운송 장비, 정유, 금속제품, 전자제품 및 부속품, 플라스틱류 등으로서 품목이 제한적인 편이다. 미얀마 정부는 1차산업 위주의 수출과 수입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제조업, 농업, 섬유·의류 산업 등의 특정 분야 수출 확대를 위한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복잡한 통관 절차 및 실물검사로 인해 통관 신청 시점부터 실물검사까지 7일 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되며 성수기 시 항만 내 컨테이너 적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교통 뿐 아니라 전력, 통신 등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이 매우 미흡하다.
도로, 철도, 공항 등 물류인프라가 모든 면에서 낙후돼 있어 샨, 카친 등 잠재력 있는 내륙 지역 및 시장에 대한 투자환경이 열악하다. 도로는 양곤, 네피도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소요시간, 운송비 부담이 커 외국인 투자자 진출의 큰 장애요소이다. 고속도로망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으나 기간 고속도로도 국제 표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화물트럭 진입이 안돼 내륙운송에 어려움이 많으며 내수물류처리를 위해서는 철도, 내륙수운 등 도로운송을 보완할 수 있는 복합운송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철도는 국영기업이 운영하며 총 길이는 5844㎞이나, 88%가 단선이며, 노후화돼 시속 40km 이상을 내기가 어려우므로, 현재는 철송을 내륙운송수단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우나 양곤-만달레이구간 등은 기간 운송망으로 활용해야 하며 이와 관련해 양곤ICD-만달레이ICD 네트워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남아시아-중국-동남아를 연결하는 무역 요충지에 입지하고 있으나 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핵심시설인 심해 항구가 없다. 양곤항은 하천항으로서 수심이 낮아 2만 톤급이상의 배는 접안할 수 없으며 대부분 싱가포르에서 피더선으로 환적이 이루어지므로 다른 아세안 국가들에 비해 원자재 수입에 2주, 완제품 발송에 2주 총 1개월 가량의 추가적인 리드타임 소요되고 있다.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제조기업의 수는 의복·잡화류, 섬유·피혁, 식료품의 순서이며 아직 다양한 산업이 진출하고 있지 못하므로 이들 업종이 우리 물류기업의 대표적인 표적 고객 산업이 된다. 양곤지역을 제외하고는 바고 지역에 소수 기업이 진출해 있는 수준이므로 우리 화주기업들 물량을 기반으로 한 본격적인 내수물류 진출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는 무역거래 형태가 대부분 양곤着 CIF, 양곤發 FOB 조건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다수의 중소형 포워딩 기업들이 제한된 물류 서비스 영역 속에서 경쟁하고 있다.
미얀마 물류시장의 기회요인 및 시사점
경제특구법 및 외국인 투자법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며 3대 FEZ(띨라와, 짜욱퓨, 다웨이)와 같은 대규모 경제특구 개발이 진행 중이므로, 이러한 대규모 산업단지를 1차 표적고객으로 하는 사업이 초기 사업모델이 돼야 한다.
미얀마 산업개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중국의 생산비용 증가 및 미국과의 무역 분쟁은 미얀마의 생산 및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에 위치한 미국 및 서방 국가로 수출하는 공장들은 증가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안적 위치로 미얀마를 고려하고 있다. 중국 관련 기업들이 미국 관세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띨라와 SEZ(양곤 남동쪽 띨라와항과 연계된 경제특구)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기타 양곤 지역 및 바고 지역 산업단지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 되면서 많은 중국기업 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이전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동북부 내륙지방의 인도양으로의 통로 확보, 식량보급 및 천연자원 기지로서의 미얀마에 주목하고 있으며 인도 모레-미얀마 타무-태국 서부 매솟을 잇는 총 1400km 길이의 고속도로가 인도의 동남아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다. 또 국가 간 고속도로의 건설 등 인프라 확충이 진전됨에 따라, BCIM(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미얀마), GSM(미얀마, 중국,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이 연계되는 요충지로서의 잠재력이 실현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LH공사와 미얀마 정부가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KMIC)를 조성 중이며, 이 단지는 양곤-만달레이고속도로, 양곤공항, 양곤지역산업단지에 근접해 입지하고 있고, 외곽순환도로 완공 시 띨라와항과의 접근성도 양호해지므로 우리 물류기업들이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단지이다. 항구까지 1시간, 공항까지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고, 양곤-만달레이고속도로를 이용한 내륙 수송이 용이하므로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내수시장을 목표로 하는 건설자재, 소비재, 식·음료, 농산품 업종에 유리하다. KMIC가 복합물류 및 운송 서비스 제공 계획을 가지고 있으므로 미얀마에서 3PL 및 SCM 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물류기업을 위한 적합한 입지가 될 수 있다.
미얀마 물류시장의 위협요인 및 시사점
수출입 물동량은 ’08~17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17년 최고점에 도달했으나, 최저임금 인상, 자본투자의 어려움, 단기간 고성장으로 인한 부작용, 외환관리 능력 부족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 요소 발생, 부동산 가격급등 및 투자 제도 개선 미흡 등으로 2018년에 하락추세를 보였다. 그밖에 인플레이션, 통화 감가상각, 금융 비용, 잦은 법 제개정 등도 우리기업 진출 및 물류사업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소수민족과 정부 간의 내전 등 정치 불안과 관련해, 미얀마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서, 라카인지역 소수민족 관련 문제로 인해, EU 등과의 특혜관세가 유예될 가능성이 있다.
미얀마 전체 및 미얀마 진출 우리기업의 대표산업인 봉제산업의 바이어들은 리드타임 및 물류비를 포함한 총비용의 대폭적인 감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므로 현재 봉제산업 공급지역과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미얀마의 경우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운송대안 확보와 수요예측-주문처리-완제품배송계획-자재소요계획-생산계획-구매계획-원부자재 발주가 실시간으로 연계되는 통합시스템 및 글로벌 SCM 지원 능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맺음말
아직 대부분의 우리 물류기업들에 있어서 글로벌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과감한 선점전략을 추진하는 여건이 성숙되지 못했으나 미얀마는 각 경제회랑의 요충지로서 전략적 중요성이 있으며 잠재력이 구현되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본격적인 진출 및 투자를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아직 내수시장 및 인프라의 발달이 미흡하므로, 띨라와 항/SEZ를 활용한 항만물류 및 수출입 물류, 내륙의 만달레이 ICD와 양곤 ICD 간을 철송으로 연계하는 내수물류, 우리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입지하고 있는 양곤지역 산업단지 북측에 조성되는 KMIC(한-미얀마 산업단지)를 활용한 양곤지역 우리기업들을 위한 조달/배송거점, SCM 거점 물류사업 등, 불확실성이 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진출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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