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31 14:19

이탈리아 라스페치아 철도물류 앞세워 유럽관문항 경쟁 다툰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으로 빠른 연결 가능


남부 유럽해운시장의 관문 라스페치아 컨테이너터미널(LSCT)을 운영하는 컨쉽 이탈리아(Contship Italia)그룹이 한국을 찾아 인터모덜(복합운송)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내륙을 관통하는 철도물류 이용률을 50%까지 끌어올려 인근에 위치한 제노아항과의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로 설립 50돌을 맞아 컨쉽 이탈리아 경영진은 서울을 시작으로 상하이와 홍콩, 대만, 싱가포르를 잇달아 방문해 아시아에서 남·중유럽으로 가는 게이트웨이인 LSCT의 서비스 경쟁력을 고객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국 설명회에는 60여명의 국내외 선·화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컨쉽은 독일 최대 항만회사인 유로게이트의 그룹사로 지중해 주요 항만인 라스페치아 라베나 살레르노 탕헤르 등에서 터미널 운영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내륙 및 남부 유럽의 복합수송도 자회사인 한니발, 소제마르, 오션게이트 이탈리아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1971년 설립된 LSCT는 이탈리아 최초의 민자 터미널로 자사가 보유한 트럭, 철도 등의 운송수단은 화물 적하와 재적재 시간 단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미 호주 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 65개 항만을 연결하고 있으며, 2M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가 기항하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지난해 135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으며, 2015년 이후 매년 5% 이상의 물동량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철도 육로 등 복합운송으로 화주들을 공략한 점이 물동량 증가 배경 요인이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관문인 LSCT는 아시아 주요 항에도 최적화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단기간의 해상 화물 이동시간을 제공해 부산항에서 라스페치아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일에 불과하다.

“철도물류비율 50%까지 끌어올릴 것”

LSCT의 가장 큰 강점은 항만에서 최종 도착지까지의 철도물류서비스다. 컨쉽 이탈리아그룹 다니엘 테스티 마케팅 담당 임원은 이날 행사에서 “자사 소유의 철도 허브를 통해 신속한 운송과 화물의 완벽한 공급망 관리를 화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SCT의 내륙 운송 비중은 철로가 35%, 육로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물류네트워크를 통해 컨쉽은 530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고 5300회의 블록트레인을 운행한 결과, 지난해 3억6000만달러(약 4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철도물류 서비스는 이탈리아 북부와 스위스, 오스트리아 및 독일 남부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스페치아발 밀라노행 열차가 하루 3회, 라스페치아발 스위스 바젤·독일 뮌헨행 열차가 하루 1회 등 매주 200회의 운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LSCT의 철도를 통하면 프랑스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내륙으로 빠른 연결이 가능한 셈이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아시아-북유럽 서비스를 진행 중인 물류기업이 라스페치아의 철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대 10일의 운송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철도 허브인 밀라노 역시 3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며 고객을 빨아들이고 있다. 향후엔 현재 140만TEU인 LSCT의 취급 능력이 200만TEU로 확대될 계획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인 스위스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 확충은 LSCT의 철도서비스에 훈풍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9월 마무리되는 이 공사를 통해 열차 길이는 555m에서 750m로 35% 길어지며, 수송량 역시 600t에서 2000t으로 25%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독일 뮌헨과 프랑스 파리 등을 원활히 연결할 것으로 보인다.

미니인터뷰/ 컨쉽 이탈리아그룹 다니엘 테스티 마케팅 담당 임원

 


Q. 50주년을 맞은 소감이 궁금하다.

컨쉽 이탈리아그룹은 지금까지 50년 동안 현실적인 역할을 해왔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왔다. 라스페치아항이 유럽 주요 관문인만큼 다른 나라에도 많이 진출했지만 향후엔 유럽 내륙서비스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내륙에 진출하려면 육상운송보다는 철도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물류비와 운송기간을 줄일 수 있어 향후 철도운송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다.

Q.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라스페치아항의 컨테이너선 사업이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향후에는 독일 스위스 등 외부로 진출하는 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경쟁 항만인 제노아항은 철도 이용률이 10%에 불과한 반면, 라스페치아는 30% 이상에 달한다. 3~4년 후까지 라스페치아항의 철도 이용률을 5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한국 독자 및 업계에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라스페치아항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항만이다. 50년 동안 각국의 고객과 신뢰도를 쌓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라스페치아항만당국은 앞으로도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 한국 기업들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어나가고자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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