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항공화물시장을 강타하면서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항공화물 처리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계절성(seasonally adjusted) 화물이 최근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 증가에 기여하고 있지만 무역분쟁의 여파를 이기엔 역부족이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량 증가율(FTK·톤킬로미터)은 -3.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의 최대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이 일순위로 꼽힌다. US BEA(미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발 중국행 항공화물은 12% 이상 급감했다.
지역별 처리실적을 살펴보면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제외한 전 지역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35.3%의 점유율로 세계 최대 화물시장을 자랑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은 -7.4%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점유율 23.7%의 북미지역은 -0.6%에 머물렀고, 3위(23.4%) 유럽은 -1.9%를 기록했다. 점유율 13.3%의 중동지역은 -3.5%로 아태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성장률이 부진했다. 소수시장인 아프리카(1.7%)는 3.9%로 주요 6개 지역 중 가장 성장률이 높았고, 중남미(2.7%)는 1%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같은 기간 국내외 공급량(AFTK·화물공급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났고, 화물적재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3%포인트(p) 줄어든 46.3%로 집계됐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공급량은 최근 6~8개월 동안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수요 부진을 대응하기 위해 공급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월 수요성장률은 -4.8%를 기록해 전달 -3.5%보다 한층 악화됐다. 항공화물시장은 6월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8개월 연속 역신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IATA는 최대 화물시장인 아태지역과 북미지역이 무역분쟁으로 6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3%p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6월1일부터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
주요 지역들이 줄줄이 역신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아프리카는 상반기에 이어 6월에도 4.3%의 성장률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IATA는 점유율이 낮은 시장이지만 지난 5월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아시아노선에서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수요 성장세에 힘입어 공급량도 17% 이상 늘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미와 중동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사들은 6월 실적이 가장 부진했다. 북미지역 항공사들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크게 작용하면서 4.6% 역신장했다. 특히 아시아노선 수요는 5% 이상 줄어들었다. IATA는 “(미중 무역분쟁 외에도) 거시적으로 볼 때 유럽 중남미 중동과의 교역량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동지역은 유럽과 아태지역 수요 성장률이 각각 -7.2% -6.5%에 머물면서 주요 6개 지역 중 최악의 성적인 -7%를 기록했다. 계절성 화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정학적 긴장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부진하다.
아태지역은 전달보다 소폭 개선된 -5.4%의 성장률을 거뒀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IATA는 미중 무역분쟁 외에도 아태지역 국가 간 경제관계와 중국의 경제상황 악화도 한 몫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태 국가 간 운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감소한 반면 유럽지역과의 교역은 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지역은 역내교역량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대 수출국인 독일의 부진으로 3.6% 감소했다.
중남미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성장률은 지난해 6월 대비 2.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화물적재율은 수요부진 여파로 3.5%p 줄어든 45.4%에 그쳤다.
상반기 여객시장 4.7%↑ 탑승률 81.9%
상반기 여객 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전년 동기 7.6% 대비 크게 감소한 4.7%로 마감했다. 주요 지역이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유럽 중남미 아태지역의 실적 호조가 두드러졌다. 세 지역의 RPK는 각각 6.1% 5.6% 4.8%를 기록했다.
국내외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4.1%였으며, 탑승률은 0.5%p 증가한 81.9%로 집계됐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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