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해양수산부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항만을 육성하기 위해 전국 주요 신항만의 건설 계획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86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전국 12개 신항만에 대한 중장기 개발계획을 담은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2019~2040)’을 확정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1997년 최초 고시 이후 20년 만에 수립된 기본계획이다.
정부는 2040년까지 재정 16조819억원, 민자 25조7734억원 등 총 41조8553억원을 투자해 전국 12개 신항만에 부두 총 119선석, 배후부지 3956만㎡를 조성하고, 연간 4억3000만t의 화물 처리시설을 추가로 확보해 연간 18억500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하역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17년 전국 주요 신항만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717만TEU, 13억2000만t을 기록했다. 정부는 2040년 전국 신항만이 취급할 컨테이너 물동량이 4873만TEU(18억50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수부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발달, 정부의 신남방·신북방정책 추진, 선박 대형화, 친환경 LNG 추진 선박 출현, 항만 미세먼지 저감 등 항만과 관련된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향후 중장기 항만 정책방향 및 개발계획의 필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수부가 마련한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에서는 기존 10개 신항만(부산신항 광양항 평택·당진항 목포신항 포항영일만항 보령신항 울산신항 인천북항 인천신항 새만금신항)에 제주신항 동해신항을 추가로 지정했다. 제주신항에는 중장기적으로 크루즈 등 해양관광 기반시설(인프라)을 확충하고, 동해신항은 신북방정책에 맞추어 환동해 전진기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신항 21선석 규모 제2신항 개발
해수부는 항만별 정책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세부적인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국내 최대 컨테이너 항만 부산신항은 21선석 규모의 제2신항을 개발해 2만5000TEU급 초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메가포트로 육성한다. 세계 해운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선박 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 터미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부두규모의 경우 안벽은 기존 350m에서 400m로, 장치장은 600m에서 800m로 확장한다. 수심은 23m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 자동화 항만, LNG벙커링 터미널, 수리조선단지 등을 구축해 2040년에는 물동량 기준 세계 3위의 항만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각오다.
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산업, 자동차·컨테이너화물 처리, 해운·항만 물류 연구개발(R&D) 등의 집적을 통해 물류시장을 선도하는 아시아의 로테르담 모델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조·물류기업이 입주 가능한 총 1115만㎡ 배후부지를 공급해 연관산업을 집적시키고, 석유·철재·목재 등의 화물전용부두를 확보할 계획이다. 배후단지 전력용량은 154kV로 확대해 기업의 물류·제조활동을 지원한다. 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에너지물류 스마트화 지능화 친환경화 등 각종 모델을 벤치마킹해 세계적인 스마트·친환경 산업물류 항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인천항 평택·당진항 새만금신항 목포신항은 신남방·대 중국 교역 중심축으로 육성한다. 인천신항에는 스마트 친환경 컨테이너 부두 5선석을 확충해 2015년 개장 후 급격히 늘어나는 수도권 화물을 수용하고, 인근 배후도시와 상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인천북항 진입항로 준설을 통해 5만t급 이상의 대형 선박이 조수대기 없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관련 기반시설(인프라)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새만금신항은 농생명·식품·물류·관광산업과 연계한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 육성한다. 선박 대형화에 대비해 기존 2~3만t급으로 계획된 부두 규모를 5만t급으로 확대하고, 새만금신항 조기 활성화를 위해 일부부두에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울산신항, 포항영일만항, 동해신항 등 환동해권의 신항만은 신북방시대에 대비한 대북방 경제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울산신항은 LNG탱크 벙커링터미널 등을 조성해 유류와 액체화물을 처리하는 ‘오일허브’에서 LNG가스까지 함께 처리하는 ‘동북아 에너지 허브항만’으로 키운다.
동해신항은 우리나라 산업원자재 최대 수출입항만인 만큼 대북방 경제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석회석 기타광석 석탄 등의 원자재부두 7선석을 확충할 계획이다.
새롭게 지정된 제주신항에는 최대 22만t급의 크루즈부두 4선석과 여객부두 9선석을 확충하고, 원도심과 연계한 ‘해양관광 허브 항만’으로 육성해 2040년에는 470만명의 크루즈 및 국내 연안여객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스마트·고부가가치·친환경 항만 육성
해수부는 항만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성장을 도모해 항만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며, 이번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에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담았다.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기존 항만의 화물처리 과정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G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항만을 부산신항 2-6단계, 인천신항 1-2단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또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의 영향으로 친환경 LNG 추진 선박으로의 전환이 확대됨에 따라, LNG 선박 급유시설뿐만 아니라 2만TEU급 이상의 대형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수리조선단지’를 조성하는 등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미세먼지 소음 악취 등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항만을 조성한다. 해수부는 항만 내 선박 접안 시 오염원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상전원공급시설(AMP)을 설치하고, 모래 양곡 등 벌크화물의 비산먼지 확산방지를 위해 밀폐형 하역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항만이 도심과 근접할 때 발생하는 소음 대기 등의 환경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항만과 도심의 경계부에 환경구역을 마련할 예정이다.
해수부 문성혁 장관은 “이번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에 따라 신항만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국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가 항만물류 선진국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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