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 도입과 M&A(인수합병)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컨테이너선사들의 시장 장악력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선박의 초대형화 패러다임이 지속되면서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점유율은 9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선사들의 선대 규모가 커지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이 2300만TEU를 돌파한 가운데, 우리나라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 순위도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16개 선사 연초대비 선복량 증가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해운시장 점유율이 여섯 달 새 소폭 상승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6월12일 현재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은 2064만9700TEU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2021만700TEU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 역시 88.8%에서 89.6%로 0.8%p 상승하며 9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점유율은 연초 82.1%에서 82.8%로 0.7%p 오르며 영향력을 더욱 키웠다. 머스크 MSC 코스코 CMA-CGM 하파크로이트 등 글로벌 5대 선사들의 선복량도 일제히 증가했다. 최근 선복량은 1480만4300TEU로 올해 1월 1448만3200TEU와 비교해 2.2% 증가했다. 점유율 역시 63.7%에서 64.2%로 0.5%p 상승했다.
20대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도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IL 짐라인 중구로지스틱스 SITC를 제외한 16개 선사들은 여섯 달 새 선대 몸집을 불렸다.
톱 20에 이름을 올린 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 등 국적선사들의 선복량 순위 상승도 눈길을 끈다. 연초 대비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한 현대상선은 42만3800TEU의 선복량을 기록하며 9위로 올라섰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6월 1997년 이후 21년 만에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내년부터 40만TEU에 달하는 신조선을 인도받게 되면 선복량 증가와 더불어 순위 상승이 기대된다.
고려해운 역시 선복량을 15만9400TEU로 늘리며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SM상선은 7만6800TEU의 선복량을 기록, 연초 대비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중국 코스코 선대 확장 ‘활발’
컨테이너선사들 중에서 선대 규모를 가장 많이 늘린 선사는 중국 코스코였다. 홍콩 해운사 OOCL 인수와 신조선 도입을 통해 지난해 세계 3위 선사로 도약한 코스코는 연초 대비 4.4% 증가한 288만7600TEU의 선복량을 기록했다. 점유율 역시 12.2%에서 12.5%로 0.3%p 올랐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도 반년 새 선복량을 10만TEU 가까이 늘리며 선대확장 대열에 합류했다. 이 선사는 414만5500TEU의 선대를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 컨테이너선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신조 발주잔량은 2만8640TEU 13척으로 전체 선대의 0.7%를 차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0년 상반기까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와 항만 투자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SC는 코스코에 약 49만TEU 앞선 337만9400TEU의 선복량을 기록하며 2위를 지키고 있다. 발주잔량이 전체 선대에서 11.2%를 차지하는 37만9000TEU에 달해 향후 선복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와 독일을 대표하는 4~5위 컨테이너선사 CMA-CGM 하파크로이트 역시 각각 268만2300TEU 170만9200TEU를 기록, 선복량이 더욱 확대됐다. CMA-CGM은 신조 주문량이 전 세계 컨테이너선사 중에서 가장 많은 44만6500TEU 31척인 반면, 하파크로이트는 전무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코스코 다음으로 선대를 가장 많이 늘린 에버그린은 128만8800TEU의 선복량을 기록했다. 발주잔량은 39만3500TEU로 현대상선 39만6000TEU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컨선복량 2300만TEU 돌파
기업들의 잇따른 선대 확장에 전 세계 컨테이너선대 증가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사들의 보유 선복량은 최근 2300만TEU를 돌파했다. 2018년 1월 2156만TEU였던 선복량은 같은 해 11월 2271만TEU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6월 2306만2500TEU를 찍었다.
선박 대형화 패러다임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를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약 2172만TEU로 집계됐다. 2008년 896만TEU에서 연평균 9.3%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선사들이 가장 활발히 도입한 컨테이너선은 8000TEU급 이상이었다. 8000TEU급 이상 선박은 2008년 205만TEU에서 2018년 1125만TEU로 연평균 18.5% 증가해 전체 선복량 증가율 대비 2배나 높았다.
선박 대형화는 컨테이너선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다. 20만t 이상 비컨테이너선 선복량은 2008년 2700만t에서 2018년 1억2000만t으로 연평균 16.9%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앞으로 톱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사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CMA-CGM MSC 에버그린 현대상선 등의 발주잔량이 160만TEU에 달하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톱10 선사들의 발주잔량이 상당해 초대형선 인도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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