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4 10:12

“ 농식품분야, 규모화된 유통 주체 육성 시급”

인터뷰/농식품신유통연구원 김동환 원장


웰빙시대의 도래와 함께 소비자들은 날이 갈수록 신선하고 신뢰할 수 있는 농식품을 공급받기를 바란다. 사실 농식품 신선도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과 물류다. 산지에서 아무리 뛰어난 상품을 얻는다 해도 유통과 배송과정에서 변질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국내 농식품 유통 선진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는 단체로 그 중심에는 농식품 유통 전문가로 통하는 김동환 원장이 우뚝 서 있다.

- 우선 농식품신유통연구원에 대해 간략히 소개 바란다. 발족배경도 알고 싶다.

사단법인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1999년에 설립된 비영리 민간연구단체이다. 설립 초기에는 당시 새롭게 출현한 대형마트, 편의점 등 신업태의 농식품 유통문제를 다루다가 도매시장, 농협, 산지유통센터 등으로 연구 영역을 확대해왔다. 현재는 농식품의 소비, 유통, 수출, 물류, 수급안정, 농협문제 등 밸류체인 전반은 물론 일반 농정 분야도 연구하고 있다. 

- 현재 회원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회원이 되기위한 특별한 조건이라도 있나.

현재 3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주로 농식품 유통업계, 농협 및 농업법인 종사자, 학계 및 연구 전문가, 중앙정부 및 지자체 공무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이 가져야 할 특별한 조건은 없고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의 목표와 활동에 찬동하는 사람과 조직은 환영이다.

농식품 유통과 관련된 현안 문제 진단

- 연구원의 주요사업에 대해 궁금하다.

연구원의 주요 사업은 크게 조사연구, 컨설팅, 교육훈련, 홍보/출판, 정책건의 사업 등이다. 우선 조사 연구사업은 현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국내외 유통 흐름을 분석하고, 현장의 문제를 진단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199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130여건의 조사연구 사업을 수행했다. 연구원은 지자체, 산지농협, 영농조합법인, 산지유통센터(APC) 등 산지유통전문조직에 대한 실사구시적인 컨설팅을 해오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농업경영컨설팅 인증업체’이다. 199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80여건의 컨설팅 사업을 수행했다. 한편 연구원은 지난 2003년부터 농협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교육기관으로 선정되어 마케팅리더(ML) 과정을 개설하고 15년째 운영 중이다. 또 2011년부터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농식품 경영 및 유통 최고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마케팅리더과정은 1기~14기까지 약 45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서울대학교 농식품경영유통최고위 과정은 1기~7기까지 약 1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아울러 중앙정부 및 지방자체단체, 생산자조직, 유관기관 단체 등의 의뢰를 받아 교육 목표에 적합한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월단위로 신유통토론회를 개최함으로써 농식품 유통과 관련한 현안 문제를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모색, 이를 정부 및 기관에 정책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한편 주간단위 웹진 e신유통을 발행하여 농업분야 주요 정보와 소식을 정리, 약 8천명의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 올해 들어 특별히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있나. 현재까지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향후 우리 농업 및 농식품유통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들이 조직화돼야 한다. 지역별로는 품목 유통조직이 결성되어 규모의 경제 및 시장교섭력을 확대해야 하고, 전국적으로도 품목조직이 결성돼 소비촉진, 수급조절 등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연구원은 올해부터 산지조직화의 이론적 연구는 물론 조직화의 실천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 원장님께서 이 자리에 오게 된 경로를 듣고 싶다. 현재 교직에 계신 것으로도 알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농업 및 응용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식품유통관련 연구를 수행하다 1996년~1998년 사이 신세계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에서 현장 연구를 수행했다. 농경연 당시부터 신유통체계 연구를 지속해 왔으며 1998년 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당시 청와대 농림해양수석비서관을 역임하신 최양부 박사님과 함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그 후 2003년 최양부 박사님이 아르헨티나 대사로 부임하면서 부터 연구원 원장을 맡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콜드체인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 물류업계에서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콜드체인의 핵심은 무엇인가.

농식품 유통에서도 콜드체인이 매우 중요하다. 농식품은 유통과정에서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며, 콜드체인은 유통과정상 손실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고품질, 안전 식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그래서 농식품 유통분야에서도 예냉, 저온 저장, 저온 수송체계가 확대되고 있다. 콜드체인이 이처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많이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비와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콜드체인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콜드체인을 통해 유통된 상품을 일반 상품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콜드체인의 편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 부담때문에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콜드체인시스템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콜드체인에 대한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경제적 효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

- 최근 HMR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향후 전망에 대해 고견을 듣고 싶다.

현재 1인가구 성장, 주부들의 경제활동 증가 등의 요인으로 가정식 대체품(HMR)의 소비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레토르트 식품 이외에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으며 연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인구의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의 수요적 요인과 기술 발전 등 공급 요인으로 HMR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자 등 특정 계층을 위한 맞춤혐 및 돌봄형 HMR이 확대되고, 손질된 식재료와 단순화한 레시피를 1끼 식으로 배송하는 밀키드(Meal Kit)시장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농식품 유통 환경은 선진국과 비교해 어떤가. 개선할 부분은.

우리는 영세 생산자들이 개별적으로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유통구조로 되어 있어 비용이 많이 들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이다. 아울러 생산자들이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가격의 폭등락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구조이다. 이에 반해 선진국들은 생산자들이 농협 혹은 기업으로 조직화되어 규모의 경제성은 물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선키스트, 돌, 제스프리와 같은 규모화된 유통주체의 육성이 시급하다.

- 그렇다면 앞으로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듣고 싶다.

향후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우리 나라 농식품 유통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현장중심적이며 실천적인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연구원이 총괄사업단으로 있는 농식품 수출연구사업단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수출 연구 및 지원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며, ‘강한농업조직포럼’을 활성화시켜 생산자 조직화를 실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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