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9 09:09

기획/미세먼지와의 전쟁, 물류업계 적극 동참해야



오늘도 아침 출근길에 경고 문자가 하나 온다. 바로 미세먼지 주의 문자다. “외출을 자제하시고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외근이 많은 직업인데 외출을 자제하라니 답답한 노릇이다. 최근 대한민국의 핫이슈 중 하나는 단연 미세먼지다. 올해 들어 유독 심해진 미세먼지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여러 가지 복합한 성분을 가진 대기 중 부유 물질이다. 대부분 자동차의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으로 발생하는 먼지에서 발생한다. 미세먼지의 노출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있으며 사망률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먼지 입자들은 폐와 혈중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된다. 급성 노출 시에는 기도의 자극으로 인한 기침과 호흡 곤란이 발생하며, 천식이 악화되고 부정맥이 발생한다. 만성 노출 시에는 폐기능이 감소하고 만성 기관지염이 증가하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심장이나 폐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영향이 더 크며, 심지어 건강한 성인이어도 높은 농도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듯 무서운 미세먼지가 최근 대한민국을 괴롭힘에 따라 정부 및 각종 업·단체 들도 미세먼지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물류업계 역시 이는 마찬가지다.

우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조치에 본격 착수했다. 국토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피해와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현장 등 미세먼지 유발 현장,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 관용차·화물차 등 운행차량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긴급 조치를 지시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우선 지하철 역사 및 차량, 버스 터미널·환승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가용 장비를 총 동원해 물청소와 진공청소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실내 공기질 등을 쾌적하게 관리하고 사각지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미세먼지 주 배출원으로 지적되는 운행 차량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주문했다. 노후 경유 화물차, 버스, 건설기계 등에 대해서는 운행 자제 및 불필요한 공회전 금지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국토부를 비롯한 소속기관, 산하 공공기관 등 보유 차량은 물론 출입 차량은 2부제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당부했으며, 불시에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관용차량 운행이나 소속 직원 보유 경유차 운행은 자제하는 대신 솔선수범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 공사장·도로·철도 등 건설현장에서 배출되는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현장에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방진막과 살수시설을 설치해 살수량도 늘린다. 또 인근도로 청소를 강화하고 낡은 건설기계 운영을 금지하는 등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 또는 소속·산하 공공기관이 발주처가 되는 관급 공사장에 대해서는 조업시간 단축 등을 검토할 것도 요청했다. 국토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될 것을 대비해 이러한 긴급 조치들이 현장에서 안착되고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모든 소속 및 산하기관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대응 태세를 집중 점검하고, 가능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손명수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과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여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데 모든 기관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국가철도 미세먼지 저감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한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국토부는 사실상 지난 2월부터 TF를 운영해왔으나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커지고 있어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가·관계기관 전담조직을 확대 운영키로 하고, 앞으로 매월 TF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확대 TF는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을 단장으로 환경부, 환경·철도차량·교통 등 분야별 전문가, 철도공단·철도공사·(주)SR 등이 참여한다. TF는 첫 회의를 시작으로 ▲공조설비 개량, 방풍문 설치, 공기청정기 설치 등 외부 미세먼지 차단 ▲자갈도상 개량, 친환경 철도차량 교체, 광역철도 및 전철화사업 집중 투자 등 철도 미세먼지 저감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또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인 ‘터널 미세먼지 제거차량’의 성과를 공유하고, 현장시연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3월 18일부터 4월 17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와 함께 430여 지점에서 운행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초과한 차량을 집중 단속했다. 이번 단속은 인력과 장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시도는 경유 차량의 매연 단속에 집중하고,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휘발유,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대상으로 배출가스를 원격측정 단속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시도는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높은 화물차, 도심 내 이동이 잦은 버스 및 학원차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했다.

항만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 마련된 특별법도 마련돼 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종합적인 미세먼지 관리체계를 만들어 2022년까지 항만지역 미세먼지를 2017년 대비 절반 이상 줄일 방침이다. 해수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추진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이 지난 3월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밝혔다. 이 법안은 ‘미세먼지특별법’과 ‘수도권대기법’ 등 육상 중심의 미세먼지 대책과 함께 항만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 마련된 특별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속적인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항만지역 등의 대기질 개선을 위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또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과 저속운항해역을 지정하고 항만하역장비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신설했다. 노후 자동차의 항만출입을 제한하는 등 항만지역 등의 3대 미세먼지 배출원인 선박·하역장비·화물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내용도 담겨있다. 이와 함께 특별법은 국가와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박 등 친환경 선박의 구입을 의무화했다. 또 항만시설·선박에 육상전원공급설비와 수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친환경 항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수부는 이번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친환경 선박 확대 및 친환경 항만 인프라 구축 등 항만 미세먼지 저감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해수부는 환경부와 조만간 항만대기질 측정망 설치와 항만출입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항만 미세먼지 저감의 시급성과 국민적 관심을 감안하여 법안 시행일을 2020년 1월1일로 앞당겼다”며 “하위법령 제정과 법령 운영 및 관련 예산 확보·집행 과정에서도 특별법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전기이륜차를 도입하는데 적극 앞장선다. 서울시와 프랜차이즈, 배달 업체가 배달용 엔진이륜차를 친환경 전기이륜차 전환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박원순 서울시장, 프랜차이즈 및 배달대행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올 한해 6개사에 1050대의 전기 이륜차가 보급된다. 참여업체는 맥도날드, 피자헛, 교촌치킨, 배민라이더스, 부릉, 바로고 등이다.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이륜차는 44만6000대로 이중 프랜차이즈, 배달업체 등에서 배달용으로 약 10만대가 이용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업무협약이 민관 협력으로 생활권 미세먼지 그물망 대책의 실효를 거두는 모범적인 사업모델이 되길 기대한다”며 “시민의 숨 쉴 권리를 담보하기 위한 서울시 정책들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물류기업, 미세먼지 줄이기에 팔 걷어 부쳐
 

미세먼지로 대한민국이 심각한 사태임을 인지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우체국 10층 대회의실에서 ‘우편사업용 초소형 전기자동차 시범사업 설명회’를 통해 초소형 전기차 도입계획과 선정기준 등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초소형 전기자동차 제조·판매사, 충전사업자, 차량리스사 등 관련 업계와 전기차 관련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편지 등 통상우편물은 감소하고 소포우편물이 증가하는 우편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집배원의 이륜차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축함은 물론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배달장비인 초소형 전기차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추진하는 이번 시범사업에는 초소형 전기차 1000대를 전국 235개 우체국에 8월까지 배치하고, 안전성, 생산성 등 효과를 분석하여 본 사업 도입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12월부터 우편배달 환경에 적합한 초소형 4륜차 도입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 등으로 TF팀을 구성하고, 해외 사례 수집과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지난해 7월 ‘우편사업용 초소형 전기차 구매규격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또 지난 해부터 초소형 전기차 70대를 서울 강남, 세종 등 전국에서 실제 우편배달 시험운행을 통해 직원 의견을 반영하고 우편물 적재공간 확대 등 편의장치와 안전장치 등 집배원의 불편사항을 개선했다. 이번에 도입할 초소형 전기차는 관계법령에 따라 안전·환경인증을 통과하고 우편배달환경에 적합한 운행거리, 적재능력 등 우본 구매규격지침을 충족한 차량으로 5년간 임차를 통해 전국 우체국에 배치된다. 특히, 올해 도입 예정인 차량은 국내에서 조립·생산하고 핵심부품인 배터리는 국내산을 장착한 차량이며, 주요 부품에 대한 국산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관련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기차를 비롯한 환경친화적 차량의 적극적 도입 등으로 미세먼지 이슈에 대응할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출시 예정인 국내 최초 1톤 전기화물차 제인모터스 ‘칼마토’를 택배 배송차량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우선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운영 후 서울 및 수도권으로 확대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택배 배송차량외 물류센터 내에 운영되는 차량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향후 전기 냉동·냉장화물차가 상용화 되면 콜드체인 배송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장 근무자의 건강을 위해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미세먼지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오래 전부터 친환경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미세먼지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CJ대한통운은 2015년 UN과 국제사회가 새롭게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코자 적극 노력하고 있다. SDGs는 인류사회의 보편적 경제, 사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7개 영역의 세부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은 이의 달성에 동참하고 있다. 또 CJ대한통운은 환경경영 추진을 위해 전사적인 전담조직과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경영 시행과 관리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을 취합하는 등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을 운영해 전국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국제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한 친환경 운전 교육, 에너지 절약활동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1999년 인천지사가 최초로 취득한 이후 ISO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2010년 전사로 확대해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의거해 환경, 안전보건 경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거점간 연계수송을 통한 운송경로 최적화, 대량수송, 복합일괄수송, 공동물류 등으로 차량 운행대수 감소를 통한 에너지 절감과 탄수배출량 감소를 실현하고 있다. 차량의 대형화, 전동자전거 및 사륜차를 활용한 실버택배 서비스, 물류센터 옥상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 등으로 친환경 물류 실현에 노력하고 있다. 또 실시간 차량관제, 화물정보 기반 운송계획을 활용한 운행경로 최적화, 통합배차, 복화율 향상을 통해 차량운영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화물 통합물량 분석을 통한 도로운송 물량의 선박, 철도 전환(Modal Shift)를 추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밖에도 온실가스 저감과 상쇄를 위해 산림청, 한국도로공사 등과 함께 고속도로 폐도 에너지숲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도심녹화사업, 지역아동센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체험 교육도 진행하고 있으며, 친환경 전기 화물차 시범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지속적인 친환경 물류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탄소 및 미세먼지 줄이기 행사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23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강서한강공원에서 ‘CJ대한통운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희망나눔 숲 만들기’ 행사를 가졌다. CJ대한통운과 한국그린자원(주)이 주관하고 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와 (사)한국장애인녹색재단이 함께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CJ대한통운 임직원 봉사자 200여명, 장애인 봉사자 200여명,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봉사자 200여명 등 총 600여명이 참여했다. ‘CJ대한통운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희망나눔 숲 만들기’ 행사는 장애인과 봉사자들이 함께 어울려 한강공원일대에 미세먼지 절감과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나무를 심는 프로그램이다. 올해에는 기존에 진행했던 나무심기활동은 물론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행사들이 추가되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봉사자들은 장애인들이 직접 기른 포플러나무 묘목 1000그루를 한강공원 일대에 심고 물을 길어 나무에 뿌리는 작업을 했다. 

한진의 경우 ▲저탄소 운영체계 확립 ▲녹색물류 선도기업 위상 강화 ▲IT기반 체계적 온실가스 감축 관리를 추진방향으로 설정하고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저공해 장비 및 시설 도입, 철도·연안 해송 확대, 물류정보시스템 고도화, 녹색물류 전환사업 강화, Eco Drive & Office, 파트너사 녹색물류협력 강화 등에 주력하고 있다. 운송장비의 경우 노후 차량과 노후 중장비를 교체해 유류 사용량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뿐 아니라 연비 개선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노후 선박을 매각해 유류 사용량을 감축시키고 있다.

이렇듯 물류업계 역시 미세먼지 줄이기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아직까지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직접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대기업을 필두로 조금씩 노력하는 모습이다. 물론 몇몇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 큰 기업이든 작은기업이든 다같이 미세먼지 줄이기와 친환경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단순히 기업뿐 아니라 개인 역시 작은 것부터 노력해야 한다. 모두가 노력할 때 조금더 깨끗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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