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상승흐름을 보이던 세계 항공화물 성장세가 다시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11월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실적(FTK·화물톤킬로미터)이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0% 성장률은 지난 2016년 3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세계 전자상거래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전통적으로 4분기가 항공화물시장의 성수기인 점에서 0% 성장률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IATA는 “세계적인 경제활동 위축, 주요 제조국들의 수출계약 감소, 아시아-구주 노선 운송기간 단축,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36.1%의 점유율로 세계 최대 항공화물 시장을 자랑하는 아시아태평양은 지난해 11월 대비 2.3% 감소했다. 월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201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IATA는 중국 수출업체들의 제조활동이 줄어들었고, 운송기간이 단축되면서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23.4%의 점유율을 기록한 유럽지역은 0.2% 뒷걸음질 쳤다. 유럽지역 최대 수출국가인 독일에서 제조업체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됐고, 운송기간이 단축되면서 수요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는 7.8% 감소하면서 6개 지역 중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1월 성적이 누적되면서 이 지역은 지난 9개월 중 8차례(11월 포함)나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핵심 교역지역과의 수요 성장세는 여전히 약세를 띠고 있다. 국제선 계절성화물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중반 대비 7%나 줄어든 상황이지만 2015년 말과 비교하면 약 2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시장점유율은 1.7%다.
북미 중남미 중동 등은 성장흐름을 이어갔다. 2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북미지역은 3.1%의 성장률(국제+국내선)로 주요 6개 지역 중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개월 연속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이 지역은 미국의 경기호황과 소비자구매력이 뒷받침되면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중남미지역도 3.1%의 성장률로 북미와 동률을 이뤘다. 1~11월 누계 국제선 수요가 6.3% 늘어난 게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핵심시장인 남미-유럽 구간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3위를 기록한 중동지역은 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지역은 지난 6개월 동안 아시아-유럽 노선에서 강세를 띠면서 계절성(seasonally-adjusted) 수요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월 국내외 공급량(AFTK·유효화물톤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4.3% 늘어났다. 전월 5.4% 대비 1.1%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화물적재율은 지난해 동월 대비 2.2%p 줄어든 51.5%로 집계됐다.
1~11월 FTK 성장률은 3.9%로 나타났다. 지역별 성장률은 북미가 7.2%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중남미 6.3%, 중동 4.1%, 유럽 3.3%, 아시아태평양 2.3% 순이었다. 아프리카는 -1.2%로 ‘나홀로 역신장’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국내외 공급량은 5.5% 늘어났으며, 화물적재율은 0.7%p 줄어든 49.1%를 기록했다.
여객부문 성장했지만…세계경제 위축에 우려
여객부문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전 세계 여객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했다. 지난 10년 평균 성장률인 6.0%와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지만 5개년 평균 7.1%, 지난해 누계(1~11월) 성장률 6.6%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다. 지역별로 유럽이 8.8%의 성장률로 가장 실적이 우수했고, 뒤이어 아시아태평양 6.3%, 중남미 6.2%, 북미 5.1% 순이었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2%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외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6.8%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탑승률은 0.4%p 줄어든 80%로 나타났다.
1~11월 수송실적은 6.6%, 공급은 6.1%의 성장률을 각각 거뒀다. 탑승률은 0.4%p 늘어난 82%로 집계됐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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