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까지 LCL(소량화물) 콘솔(혼재) 직행서비스를 마련하는 건 그동안 중국 세관의 규제로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상하이 칭다오와는 달리 세관당국이 선사의 마스터BL 한 건당 포워더의 다수 하우스BL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죠. 누구나 서커우까지 LCL콘솔 직행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중국 세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나우리해운항공(나우리) 문종석 대표
(사진 왼쪽)와 남준호 전무는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선전까지 4일 만에 도착하는 LCL콘솔 직행서비스를 한층 강화해 새해에도 화주맞춤형 물류서비스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서커우항까지 해상운송 후 쳰하이(前海) 콘솔리데이션허브(콘솔창고)에서 컨테이너를 적출하고, 적출된 화물을 남중국 주요 도시나 선전의 주요 시내로 화물을 운송하는 경로다.
그동안 포워더들은 선전으로 콘솔화물을 보내기 위해 홍콩항을 경유해야만 했다. 선전지역 통관절차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까닭이다. 포워더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홍콩항에서 화물하역과 혼재작업 서류·통관작업 등을 거친 뒤 트럭으로 선전에 있는 수입실화주의 공장까지 운송하는 전 과정을 책임졌다.
짧게는 7일 길게는 10일 가량 걸리는 긴 일정이여서 부산에서 도착지 CFS(컨테이너조작장)까지의 운송만 책임져도 되는 중국 다수의 항로와 비교해 수출화주들의 위험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우리는 중국 국영 물류기업인 차이나머천트 외 전 세계 30개국 물류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게 신의 한 수로 작용하면서 서커우항 콘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련했다.
“나우리는 해외 파트너업체들과 공동체를 구성해 서커우항 쳰하이 콘솔허브를 통해 LCL콘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쳰하이 콘솔허브는 홍콩 싱가포르처럼 FTZ(자유무역지대)라서 중국세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중국 파트너인 차이나머천트가 부두와 물류창고를 직접 운영하고 있고,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도 갖추고 있어 화물 적출 및 혼재작업과 수입통관작업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무역조건·화물회수·관세 등 쳰하이 효과 ‘톡톡’
서커우항 쳰하이 콘솔창고가 FTZ로 인정받으면서 누릴 수 있는 혜택도 늘어났다. 우선 무역조건이 FOB(본선인도조건) CIF(운임보험료부담조건) 외 DAP(목적지인도조건) DDP(목적지관세지급인도조건)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기존 홍콩을 경유하는 서비스보다 부산항에서 서커우항 콘솔창고까지만 책임지면 되는 CIF 조건이 가능해져 화주들의 위험요인이 크게 줄었다. 또 상하이나 톈진 등은 대체로 DAP 조건을 따르는 편이지만 서커우에서는 DDP조건까지 가능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는 지적이다.
환적서비스나 잘못 선적된 화물의 회수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중국에서는 잘못 선적된 화물을 회수하려면 보세구역으로 화물을 옮겨와 수출자의 명의를 빌려 재수출해야 한다.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기간도 한 달 가량 소요돼 화주들로선 큰 골칫거리다. 하지만 쳰하이 콘솔창고는 중국 관세법을 적용받지 않아 화물의 반송 및 제3국으로의 환적수송 등이 가능하다.
관세절감은 이 서비스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다. 주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로 구성된 나우리의 해외 파트너들은 아세안-중국FTA 협정에 따라 중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 감면효과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과의 FTA로 우호적인 관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니, 콘솔수요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혜관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기존 홍콩 경유 서비스와 비교하면 중국 수입자는 관세감면이라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국내 수출자는 선적 절차가 한층 간소해져 물류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종석 대표(사진 오른쪽)와 남준호 전무가 선전행 LCL 직행 콘솔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
전 세계 30개사와 물류얼라이언스 ‘CAN’ 결성
나우리는 차이나머천트 외 주요 해외 파트너업체들과 2017년 12월부터 서커우항 콘솔사업의 타당성을 4차례에 걸쳐 논의했고, 지난해 7월부터 주 1항차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10여년 전부터 콘솔 서비스 도입을 계획하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명은 ‘콘솔얼라이언스네트워크’(CAN·Consolidation Alliance Network).
수개월 간 서비스를 벌인 결과 수요는 충분히 확보됐다는 평가다. 특히 한중FTA 특혜관세 효과를 누리려는 화주들의 전화가 쇄도해 새해에는 기존 주 1항차 서비스를 주 2항차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주 1항차 서비스를 해보니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상반기에 서비스를 주 2항차로 늘려 화주들에게 최적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문종석 대표와 남준호 전무는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져준 화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새해에도 국내 토종콘솔사로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거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반기에는 선전행 콘솔 직행서비스 확장과 기존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는 쪽에 치중하고 하반기부터 오지서비스를 적극 마련하고자 한다. 콘솔시장에서 매년 성장하고 서비스를 늘려나간 토종 포워더가 사라지고 있다. 나우리해운항공은 앞으로도 국내 수출입화주들에게 최상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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