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3 10:07

“임금 싼 외국인선원 찾으면서 한국인선원 설자리 잃어”

인터뷰/ 김두영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의장
탈퇴 노조 재가입 협의중
▲협의회 김두영 의장(왼쪽 두번째)과 윤인규 수석부의장, 윤기장 부의장, 김수현 부의장(왼쪽부터)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김두영 의장(SK해운 노조위원장)은 외국인선원 임금이 한국인선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인과 외국인 선원 간 임금 차이가 3배 가량 나면서 선주들이 한국인 선원 고용을 기피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Q. 해운노조협의회의 활동이 궁금하다.

우리 협의회는 선원직에 대한 홍보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선원직 홍보를 협의회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또 매년 연구용역을 통해 선원정책에 대한 방향 제시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에도 최저임금의 접근방식을 해기전승 시각에서 제시했다. 아울러 양대 해양대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해양대에선 후배들이 장학금을 받는 선배를 직접 추천하는 방식이어서 호응이 높다.

해기전승의 밤도 협의회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협의회가 주도해 이 행사에서 시상하는 선원 홍보 UCC(손수제작 동영상)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 우리 협의회가 작게 시작했지만 업계와 정부에 선원직 홍보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 해상근로자지원사업단에서 선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료법률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관련 사례집이 발간될 예정이다.

Q. 부원을 대상으로 해기사 면허 취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 취지와 성과는?

2006년에 일반 직업학교에서 해오던 부원 경력자 대상 해기사 양성교육을 해운협의회에서 넘겨받았다. 중간에 선원노련(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에서 주관하다가 2018년에 다시 협의회에서 맡게 됐다. 부원 선원의 미래를 계속 고민해오다가 4급 면허를 가진 부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보자고 해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 매년 4회, 한 기당 10명, 연간 40명 정도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10년 가량 사업을 진행하면서 300명 정도가 교육을 받았고 평균 30% 정도의 합격률을 보였다. 합격률은 초기 10~20%로 시작해서 잠시 70~80%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다시 하락했다. (합격률이 떨어진) 이유는 간단하다. 교육 강사와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해기사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받아야 하는 교육이 많다. 교육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맹에서 주관할 때 최대 60만원까지 받던 지원금이 끊겼다.

협의회에서 이 사업을 다시 가져오면서 (지원금을) 보강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사업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곳이 선원복지고용센터다. 복지고용센터에서 경력 검증과 홍보를 맡고 협의회에서 교육을 주관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Q.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외국인선원의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어떻게 보나?

외국인선원 문제는 국가인권위원에서도 권고하고 있다. ILO(국제노동기구)나 ITF(국제운수노련)의 선원 임금체계가 있는데, 외국인선원도 한국인선원의 최저임금 수준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항선은 육상직과 맞춰서 가기로 했다. 해운조합과 선원노련이 2020년까지 외국인선원 임금을 육상근로자의 최저임금까지 인상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120만원인 외국인선원 최저임금을 3년에 걸쳐 140만원으로 올린다는 내용이다. 외항상선(선원정책)협의회에서도 (외국인선원 임금이) 첨예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심도 있게 다루려고 한다.

최저임금 문제는 동일직급 동일임금 체계를 갖춰야 한다. 선원법 적용 대상 선박은 그렇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생각을 구체화하지는 못하고 있다. 선주와의 의견 차이가 너무 커서 좁혀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외국인선원 문제는 한국인선원 고용과 연결돼 있다. 현재 한국인과 외국인선원 임금 격차는 3배 가량 난다. 큰 임금 격차 때문에 선주들이 한국인선원 대신 외국인선원을 쓰고 있다. 부원의 경우 한국인선원이 전멸했고 사관도 최근 들어서 외국인선원으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다.

Q. 상선노련 소속이던 일부 노조가 해운협의회를 탈퇴한 뒤 재가입을 안 하고 있다.

과거 상선노련에 소속돼 있던 일부 노조가 운영기금을 안 받겠다고 선언하면 해운협의회를 탈퇴했다. 이후 일부는 다시 들어왔지만 선박관리선원노조와 팬오션 KSS해운 우양상선 천경해운 등 5곳은 여전히 가입을 안 하고 있다. 상선노련에 있을 때 우리와 반대되는 노선이었기 때문에 다시 들어와서 같이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탈퇴한 선사도 운영기금을 다 내고 있다. 팬오션은 밀린 돈을 이미 다 냈다. 운영기금은 노조에서 납부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회사와 선주협회와 협의회 간 합의사항이다. 합의는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 아닌가? 새로운 합의가 있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운영기금을) 내야 한다. 운영기금을 안 낸다면 외국인선원도 채용해선 안 된다. 운영기금 때문에 들어오는 걸 미루는 노조도 있다고 하더라. 다만 이들 5곳도 다시 협의회 합류를 협의하고 있다. 새해부터 예산을 책정해서 (운영기금을) 다시 내기로 했다.

Q. 업계나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선원 비용이 선사를 유지하고 끌고 가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처럼 얘기해 왔는데 한진해운 사태에서 잘못된 인식이었다는 게 확인됐다. (선사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경영 문제였다. 선원비는 선사를 유지하는 데 크게 작용하지 않음에도 가장 쉽게 접근하고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얘기해온 게 아닌지 선주들이 돌아봐야 한다.

또 70년대 노동법처럼 낙후된 선원법 개정에도 나서야 한다. 정부가 노동자 시각과 선주들의 시각이 다르면 정부의 시각에서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게 맞는데 양측에 미루고 있는 거 같다. 육상직은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면 산재로 인정받는 데 선원들은 그런 규정이 전혀 없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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