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점유율 45%를 자랑하는 CJ대한통운은 올해 택배노조의 잇단 파업으로 어려움에 시달렸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각종 요구조건을 내걸고 일부 화물의 배송을 거부했다.
택배대리점들은 CJ대한통운에 지원배송을 요청했고, 사측은 직영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 같은 대리점과 사측의 대응에 반발한 울산 김해 경주 지역의 노조원들은 ‘분류작업 개선, 수수료 정상화, 단체협약 쟁취’ 등을 내걸고 6월30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했다.
피해가 누적되자 전국 택배대리점업체들은 7월16일 택배노조의 파업을 규탄하는 맞불집회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진행했다. 배송지연이 심화되면서 CJ대한통운의 허브앤드스포크 경쟁력도 크게 떨어졌다. 허브터미널에서 소비자로 향하는 배송 외에도, 화주로부터 화물을 인수해 허브터미널로 운송하는 집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리점업체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발품을 팔아 유치한 화주의 물량이 이번 파업으로 납기를 못 맞추거나 멸실됐다며 피해상황을 전했다. 배송지연으로 화주와의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놓인 대리점업체들은 급기야 타 택배사를 이용한 대체배송까지 모색하는 등 위기 진화에 진땀을 흘렸다.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물류센터에서는 잇따른 인명피해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8월부터 3개월 동안 CJ대한통운의 핵심 허브터미널인 대전물류센터와 옥천터미널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전물류센터에 전면작업중지처분을 명령했다. 이 물류센터는 전국에서 올라온 화물을 모았다가 각지로 배송하는 핵심 요충지로, CJ대한통운 택배물량의 약 30%를 취급한다. 핵심 터미널이 불가피한 작업중단에 놓이면서 대리점주와 택배기사들이 영업한 집화화물이 대거 지연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CJ대한통운의 미온적 대응에 반발한 전국택배대리점연합회 소속 대리점 사장들은 본사 차원의 사고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며, 11월12일 서울 서소문동 CJ대한통운 본사 앞에 총집결했다. 이날 대리점연합회는 전국 당일배송 물량영업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집화·배송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는 업체와의 계약도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또 표준요율에 준하는 집화·배송수수료를 정상적으로 수취하라고 주장했다.
올해 굵직한 사건들을 홀로 헤쳐 나간 대리점연합회는 무너진 택배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이형화물 전문운송사인 KGB택배와 12월17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부피가 큰 이형화물을 주력 운송하는 KGB택배가 소형화물을 집중 처리하는 CJ대한통운의 이형화물을 집중 처리해 택배대리점들의 대체 배송망을 확보하고 불가피한 상황을 수월하게 대처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각자가 주력하는 화물군이 달라 대리점 간 협력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고, 택배시장의 분업화도 꾀할 수 있을 거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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