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마존(Amazon)은 주력 사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며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 ‘아마존 되다(To be Amazoned)’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소비 지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도서, 의류, 부동산, 중개, 티켓 발권업, 은행업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AWS), 인공지능 플랫폼(Alexa) 등 신산업 분양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물류·유통 분야에서 아마존의 혁신은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아마존이 취득한 ‘특허’를 보면 앞으로 미래 물류산업이 어떻게 변모될지 궁금해진다. 아마존이 출원한 몇 가지 흥미로운 특허를 보면 ▲무인기를 위한 다층 물류센터 ▲공중 물류센터 ▲수중 물류창고 ▲운송기관(기차, 배 등) 활용 충전 및 유지보수 ▲전력선 자기장 이용 충전 ▲집단 무인 드론 ▲낙하산 활용 배송 ▲에어백 활용 배송 ▲항공기 충돌 방지 ▲해킹 드론 보호 ▲제스처, 소리에 반응하는 드론 ▲ 수직구조물을 이용한 드론 도킹 스테이션 ▲드론용 상호 언어작용 기술 등이 있다.
위 자료를 보면 아마존이 출원한 대부분의 특허는 ‘드론’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인기를 위한 다층 물류센터는 도심 중심지에 9층 높이의 물류센터를 건설한다는 게 골자다. 내용을 보면 원통형, 타원형, 나선형, 별표형 등의 물류센터에는 여러 개의 드론 출입구가 설치돼 있다. 이 창문을 통해 드론이 내부에서 물건을 싣고 외부로 배송을 하는 구조다. 센터 내부에선 물품 이동 로봇, 드론 운반 로봇, 엘리베이터 로봇 등이 각각의 업무를 수행한다. 부피가 큰 물품은 저층에서 기존 운송수단이 활용된다. 아마존은 도심 중심지에 이러한 물류센터를 설치하면 수십 분 내에 배송이 가능할 뿐 아니라, 기존 물류센터 건설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부지 확보 비용도 들지 않고, 배달의 효율성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규제를 비롯해 상업화까지 넘어야 할 벽이 많지만, 서울 도심 한가운데 이러한 구조의 물류센터가 들어선다고 가정해보면, 물류센터와 고객의 거리가 가까워져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행선을 이용해 공중에 물류창고를 띄운다는 ‘드론 배송을 위한 공중 물류센터’는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도심 상공에 대형 비행선을 띄우고 소규모 드론이 수시로 이곳을 드나들며 배송을 한다. 주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지상에선 컴퓨터를 이용해 대형 비행선에 있는 물품 목록을 수시로 체크하고 주문을 받는다. 이 모델이 현실화될지 의구심이 들지만,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이 점차 발전하는 미래사회에선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수중에 물류창고를 만든다는 특허는 더 기발하다. 이 특허는 특수 탱크나 호수와 같은 물속에 물품을 보관하는 기술이다. 방수포장된 물품을 드론이 공중에서 낙하산으로 물속에 떨어뜨리면 밀도에 따라 특성 수위에 위치하는 기술이다. 다시 배달이 필요할 경우 일련의 음파가 물을 타고 전송되고, 물품에 부착된 압축 공기 카트리지가 공기를 뿜어내 풍선을 팽창시켜 물품을 수면으로 상승시킨다. 지정된 시간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수요 변동이 심한 물품 보관 및 회수가 용이할 것으로 보이며, 물품 수요에 따라 위치를 변경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지상 물류센터 시설의 대규모화로 인한 출하 소요시간 증가, 배달 지연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존이 드론배송에 초점을 둔 까닭에 이와 관련한 보안이나 안전과 관련된 특허도 다수 출원했다. 먼저 빛을 감지해 항공기와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드론이 비행 중 다른 항공기를 감지해 충돌을 회피하는 게 주요 내용으로 각종 항공기 정보를 DB(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해 비행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비행관제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드론은 각종 센서를 탑재해 비행 중 항로에 있는 다른 항공기를 감지하고, 항공기 유형을 식별하면 속도, 경고, 운행 속성 등을 고려해 드론이 항공기와 충돌하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최적의 비행경로를 설정한다.
다음은 해킹과 화살 등의 공격으로부터 드론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이는 해킹에서부터 번개, 활과 화살 등에 이르는 잠재적인 공중 위협에 대응하는 기술로써 공격자가 해킹을 시도할 경우 드론에 내장된 ‘Compromise system’이 데이터 소스를 체크하는 메시 네트워크를 제공해 드론이 따라야 하는 측정값을 확인한다. 데이터가 불일치할 경우 드론은 사용 가능한 모든 소스에서 의견을 수집한 후 대다수 의견으로 비행하는 방식이다. 또한 공격자가 화살을 날린 경우 드론은 이를 감지해 ‘fail-safe module’을 이용해 드론을 하강시킨다. 아울러 태양의 위치에 따라 무인항공기의 방향을 제어하는 일련의 센서 기법도 탑재됐다.
수직구조물을 이용한 드론 도킹 스테이션은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전봇대, 가로등과 같이 수직 구조물에 드론 도킹 스테이션을 설치해 기상악화, 재충전 및 주유, 물품 수집처, 내비게이션 시스템 재설정, 추가 지시를 기다리는 등으로 활용된다. 또한 ‘드론용 상호 언어작용 기술’ 특허는 드론이 사람과 음성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로써 배달 전에 고객의 신분을 확인하고, 고객이 드론에게 말을 걸 수도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아마존이 알렉사를 다양한 곳으로 적용시키는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드론에 알렉사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마지막으로 여러 대의 드론을 묶어 비행하는 ‘집단 무인 공중 비행물’ 특허는 무게, 수량, 크기 등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물품을 멀리까지 배송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여러 대의 드론이 연결돼 동시에 비행하기 때문에 관제 시설이나 항공기에서 쉽게 식별할 수 있고,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특히 배터리, 내비게이션 능력을 공유할 수 있으며, 여러 모형으로 결합이 가능하다. 임무가 종료된 후에는 각각의 드론이 독립적으로 비행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람의 몸짓이나 소리에 반응하는 기술, 송장에 낙하산을 내장해 물품을 배송하는 기술 등이 있으며, 대부분이 드론배송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김유중 수석은 “아마존은 드론을 자율트럭, 로봇, 인공지능, 스마트데이터 등과 함께 미래 물류혁명의 강력한 파괴자로 인식한다”며 “드론 전문제조사들과 달리 드론의 기능, 제조와 관련된 특허보다는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중심의 특허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현재 우리 눈앞에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기업 혹은 가장 앞선 기업이 바로 아마존이라고 역설한다”며 “아마존의 행보는 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고심하는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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