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국내 선박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72%나 뒷걸음질 쳤다. 2016년 상선 수주량 감소와 고부가가치인 해양플랜트가 건조 리스트에서 빠진 결과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선박 수출액은 6억8500만달러(약 76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24억2700만달러(약 2조7000억원)와 비교해 71.8% 급감했으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016년 선박 수주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선박 수출액이 크게 감소한 건 2016년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재작년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량 감소로 몸살을 앓았다. 현대중공업은 일감절벽이 한창이던 2016년 24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해 극심한 수주가뭄으로 원유운반선 6척과 LNG(액화천연가스)선 1척 등 7척을 수주했다. 재작년까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은 탱크선 특수선 등 총 11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선박 수출 실적부진에도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한 512억달러를 기록, 연간 5번째 500억달러 이상 수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8월 수출액 역시 6.6% 증가한 3998억달러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일평균 수출도 21억3000만달러를 기록, 월간 기준으로 최대실적을 냈다.
주요 수출 증가 요인은 ▲미국·중국 등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증가 ▲국제유가 및 주력제품 단가 상승 등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115억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일반 기계는 최초로 6개월 연속 40억달러 이상을, 석유화학도 17% 증가한 43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이밖에 주력품목 내 고부가가치 품목인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SSD(차세대 저장장치) 수출도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전년 대비 20.8% 증가한 143억9000만달러를 기록,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무선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의 수출 감소에도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등 호조로 수출실적이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8월 수입은 443억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78개월 만에 22개월 연속 증가했다. 원유·액화천연가스(유가 상승), 가솔린 승용차·의약품(국내 소비확대) 수입 확대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다.
산자부 백운규 장관은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 추세가 평균 5% 내외로 유지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금년 수출이 사상 최초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면서도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추세, 연준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시장 불안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수출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9월 중 ‘수출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美中 무역분쟁 등의 우리 수출의 하방요인에 총력대응하기 위해 실물경제 대응반을 통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한편,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위한 다자간 공조 및 신남방 신북방 등 대체시장에 대한 수출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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