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베트남은 1980년 중반 개방정책을 실시한 이후 시장경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 베트남과 가장 활발하게 경제적인 교류를 펴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의 4대 수출국이고, 2대 수입국, 최대 투자국이며, 베트남은 한국의 4대 수출국이고, 8대 수입국, 5대 투자 대상국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는 1억명에 육박해 앞으로도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근로자 임금수준이 낮아 글로벌 생산기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동시에 베트남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적인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베트남은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의 중요한 요충지이기도 하다.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한국과 가장 활발하게 교류를 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이 주변국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올해 첫 순방지로 베트남을 방문한 것도, 베트남을 중요한 협력국가로 인정하는 대목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간 합의 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해 양국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정상회담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 수출입 소요 시간 크게 단축
세계은행(WB)이 발간한 ‘2017년 비즈니스 환경 보고서(호치민 기준)’를 보면 베트남의 비즈니스 환경 점수(백분위순위)는 전년 대비 2.72% 증가한 63.83p를 기록했다. 190개 국가 중 82위(9위 상승) 수준이다.
해당 평가의 10개 항목 가운데 전년 대비 긍정적으로 평가된 항목은 ▲세금 납부 ▲소수 투자자 보호 ▲국경 간 무역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전자 통관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에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수출과 수입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은 각각 108시간, 138시간으로 전년 대비 수입은 24.47%(143시간), 수출은 18.82%(170시간) 감소했다. 특히 서류관련 업무 시간이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33시간, 30시간 감축됐는데, 이는 전자시스템 도입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로 분석된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년 간격으로 발표하는 무역원활화 지수를 보면, 베트남의 무역 환경은 중·저소득 국가 평균 이상으로, 꾸준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5년~2017년 사이 가장 크게 개선된 항목은 ‘수수료 및 요금’ 항목이다. 동시에 문서 간소화, 자동화, 사전심사제도, 정보 가용성도 상당한 개선을 보였다.
성장하는 베트남 물류산업
한국무역협회가 분석한 베트남운송협회 자료를 보면 베트남에 진출한 포워딩(국제물류주선)업체는 1200여개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외국계 업체가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앞으로 베트남의 소매업과 전자상거래업이 발달함에 따라 3자물류서비스 등 통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호치민지부에서 분석한 베트남의 물류발전 계획을 보면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ICD(내륙컨테이너기지) 수용량을 600만TEU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지역적 비중은 북부 120만TEU, 남부는 420만TEU가 될 전망이다.
도로운송은 고속도로 네트워크 확장을 주요 아젠다로 하노이와 호치민을 잇는 남북 고속도로 건설과 이를 주요 항만과 연결함으로써 내륙운송량 13.1억톤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베트남 도로운송은 편리하고 신속한 장점이 있지만, 열악한 도로환경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해상운송은 국내선박의 개선과 특수 및 대형선박 건조를 통해 국내 해상 운송량을 680만~750만DWT(재화중량톤수)로 끌어올려 국내 해상 운송량을 국제 해상운송의 25~30% 비중을 차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항공운송은 국제공항 5개를 추가로 건설해 18%의 연간 항공운송 성장률과 310만톤의 항공 운송량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럽, 일본, 미국, 중국을 신규 항로 개설의 우선순위로 둘 예정이다.
철도운송은 광산, 항만, ICD, 공장 및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철도망을 구축해 도로운송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북부와 남부 화물 철도 노선 개선에 집중하고, 열차 시속을 50~60km 정도로 끌어 올릴 예정이다.
베트남 물류서비스업 규모는 2020년부터 매년 24~25%씩 성장해 GDP의 10%를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물류수송시장 규모도 150만톤까지 성장해 국제선은 14%, 국내선은 1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물류성과지수 자료 : 세계은행, 코트라>
베트남 LPI 지수 2014년 대비 ‘하락세’
베트남의 물류성과지수(LPI)는 2014년 대비 2016년 ‘적시성’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하락했다. 특히 2016년 베트남의 LPI는 아세안 회원국 평균을 하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관, 물류인프라, 물류추적 부문에서 점수가 낮았고, 물류역량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편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이 베트남 현지에 있는 물류기업 3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8%의 기업이 최근 2~3년간 베트남 무역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체감했다고 답했다. 전자통관시스템 활용도는 78%가 일부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19%가 매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 시스템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는 16%가 매우만족, 42%가 만족, 36%가 그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베트남 정부의 행정개혁 노력에 의해 문서 간소화가 일부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률은 84%에 달했다. 비용 절감 효과도 80%가 일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77%의 기업은 현행 수출입 절차 및 세관 당국 요구 문서의 수가 복잡하다고 답했고, 7%는 아주 복잡하다고 응답했다.
코트라 현지 무역관이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결과, 현지 수출입과 관련해 가장 많이 겪는 애로사항은 원산지증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내 원산지 증명서 발급처가 부족하고, 원산지 확인제 부재로 인한 원산지 관리 및 검증과 관련해 기업의 부담이 높다는 평가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은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시행해온 행정개혁 정책성과가 각 국제기관 지표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의 통관 및 행정 절차 간소화 노력은 현재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진출 기업들은 베트남 통상환경 개선을 체감하고 있으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아직 많다고 지적한다”며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애로 및 건의사항 전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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