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9 09:16

기자수첩/ 한국철도의 비상(飛上)


평창에서 불어온 평화의 바람이 남북관계 개선을 넘어 경제협력까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마침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28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에 성공했다. 

OSJD 가입은 대륙 철도 국제노선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28개 국가 및 41개 철도회사와 개별 협정 없이 통관방법 및 운송협약 등을 체결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갖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섬나라’와 다를 바 없이 고립됐던 상황에서 대륙 경제권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남북은 이달 26일 10여년 만에 ‘남북철도협력분과회담’을 열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철도협력을 통해 남북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의 핵심은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과 현대화 추진이다. 양국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 조속한 시일 내에 착공에 나설 예정이며,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상시적으로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7월 중순부터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문산~개성),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을 공동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역사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필요한 후속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국엔 경의선과 동해선을 통해 유라시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경의선은 중국대륙철도(TCR)로 연결되고, 동해선은 만주횡단철도(TM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진출할 수 있다. 해운과 항공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운송수단이 확보되면 우리나라 수출입기업의 물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물류기업 입장에선 해운과 항공으로 한정돼 있던 복합운송서비스를 다각화할 수 있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물류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코레일 오영식 사장은 지난 4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회의에서 한국이 OSJD 회원국의 협조로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일원이 되면 대륙철도가 진정한 ‘철의 실크로드’로 거듭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 사장은 하루 300만톤에 달하는 한국의 수출입 물량이 대륙철도로 수송되면 기업의 물류비용이 절감되고, 회원국은 물론 주변 국가의 경제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철도가 연결된다고 해서 당장 해운이나 항공으로 운송되던 품목이 철도로 대체되긴 어렵다는 부정적인 입장도 내비쳤다. 물류업계 관계자 “철도가 대륙으로 진출하더라도 한국발 유럽노선 해상운임이 이미 저렴한 상황인데 철도물류가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필자는 중장기적으로 철도에 적합한 품목을 새롭게 개발하고, 북한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철도거점을 전략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먼 미래에는 철도를 이용한 수출입이 보편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철도가 남북경제협력의 날개를 달고 더 높이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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