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화주와 정책금융기관이 국제적인 선박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포스코와 대한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 선사, 한국산업은행은 2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원료전용선의 황산화물 저감장치 장착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은 선사가 산업은행의 선박금융을 이용해 선박에 탈황설비(스크러버)를 장착하고 포스코는 비용 전액을 운임으로 분할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사 4곳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말까지 포스코 원료 전용선 20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해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량을 90%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 체결은 선사와 화주 금융기관이 손잡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원료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포스코와 원료를 운반하는 선사 모두에게 최적의 솔루션이란 평가다.
황산화물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 포함된 황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다. IMO는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2020년 1월1일부터 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비율을 3.5%에서 0.5%로 85% 낮추는 국제규제를 시행한다.
선사들은 포스코가 선박 탈황설비 장착 비용을 보전해주면서 연간 700억원 이상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선박 연료를 일반유에서 저유황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규제에 대응할 경우 30%에 이르는 비용 증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저유황유 가격은 일반유 가격보다 100달러 이상 비싼 t당 550달러 안팎을 형성할 것으로 파악된다.
20척의 선박이 스크러버 장착에 나서면서 관련 설비를 생산하는 국내 기자재 업체들도 수주 가뭄을 해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엔 한성희 포스코 부사장,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 서명득 에이치라인해운 사장, 추성엽 팬오션 사장, 한희승 폴라리스쉬핑 회장, 성주영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장이 참석했다.
성주영 부행장은 이날 “국제 환경규제가 해운선사들의 당면 과제가 된 상황에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한 선제적 문제해결 노력은 대단히 시의적절하며, 글로벌 환경이슈의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을 도모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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