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해운산업 전담 지원기구인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이 이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7월6일 출범식을 열고 법정자본금 5조원, 납입자본금 3.1조원인 해양진흥공사의 출발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공사는 101명의 조직으로 운영된다. 임원 4명과 직원 97명이다. 이 중 80%인 81명의 임직원이 출범 전에 채용된다. 직원 채용은 19일과 22일 1~2차 면접을 마친 뒤 6월25일자로 마무리된다. 임원 4명은 사장과 상임이사인 혁신경영본부장, 개방형 공모직인 해양투자본부장 해양보증본부장으로 구성된다.
현재 각 임원직마다 최종 면접을 통과한 3~5배수의 후보가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추천된 상태다. 해수부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임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인력 20명은 출범 후 사장이 직접 채용 절차를 밟아 선발하게 된다.
공사 조직 구성이 한창인 가운데 사장 최종후보로 김연신 전 성동조선해양 사장과 나성대 한국선박해양 사장, 황호선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등이 추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운산업계 내에서 아쉬움이 감지된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 면면을 보면 해운산업의 현황과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후보가 사장이 될 경우 공사 설립의 효과가 크게 후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들에 대한 의문부호가 찍힌다. 이재균 전 차관 등 해수부 공무원 출신은 이번 공모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신 후보는 산업계 인사다.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후보들 중 나이가 가장 많다. 경기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우조선해양에서 20년을 근무했다. 이후 대우전자 에넥스 교보문고 등을 거쳐 2003년 우리나라 첫 선박펀드운용사인 한국선박금융 설립에 참여해 9년간 사장으로 일했다. 퇴임 후 성동조선해양으로 건너가 대표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나성대 후보는 셋 중 유일하게 관료 출신이자 ‘금융통’이다. 1958년에 태어나 철도고와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재무부 금융위원회 등 20년간 재경공무원으로 일한 뒤 2009년부터 8년간 한국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1월 우리나라 최초의 선박은행(Tonnage Bank)으로 설립된 한국선박해양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황호선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중고 동기동창으로 정치권과 밀접한 인물이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경남고와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캔자스주립대와 미시건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부터 부경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원,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4년 전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처럼 세 명의 후보 모두 해운산업과는 거리가 있다. 김 후보와 나 후보가 해운 관련 산업에서 일했다고 하지만 해운의 속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를 띤다. 나 후보는 초대 선박은행 수장으로 일하는 동안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후보는 해수부 자문위원 경력, 태영상선 박영안 대표이사와 경남고 서울대 동기동창이란 점이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이 사실이 전문성을 담보하진 못한다.
해양진흥공사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해운 전담 기구다. 그만큼 해운업계가 거는 기대 또한 크다. 공사 초대사장에 해운 문외한이 온다면 설립 목표인 한국해운산업의 재건을 오롯이 달성하기 어려운 데다 조직의 조기 안착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가 초대 수장의 조건으로 전문성 또는 높은 해운 이해도를 꼽는 이유다. 정부와 청와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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