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4 09:04

‘미국발 이란 제재 부활’ 해운업계 긴장

머스크·MSC 이란 운항 중단…이란 항만 개발도 차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핵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철수하겠다고 지난 8일 발표함에 따라 해운·항만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제재 시행 언급으로 긴장이 고조된 분위기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라인과 MSC가 미국의 JCPOA 철회 결정에 대비해 이란으로의 운항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라인은 미국 재무부가 명시한 특정 화물(흑연, 원료 및 알루미늄, 철강, 석탄 등의 반완전 금속, 산업용 통합 소프트웨어 등)의 수용을 금지한 데 이어 6월부터는 전체 운항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는 제벨알리항에서 반다르아바스와 부셰르항까지의 제3자 선박 구매협약(슬롯구매협약)을 철수해 이란 운항을 중단하고 테헤란과 반다르아바스, 부셰르에 있는 지사도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MSC의 경우 “현재 이란을 오가는 선박 운항 서비스 여부를 검토 중이며 미국이 명시한 제재 품목은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공식 웹사이트 상에 “더 이상 이란 운항 예약을 받지 않겠다”는 공지가 게재됐다.

이란 내 선사 및 항만업계에도 제재로 인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유조선사인 NITC와 국적선사 이리슬(IRISL)을 포함한 해운·항만 관련 기업들이 미국이 제시한 유예기간이 끝나는 11월 4일부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란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도 피해를 경계하고 있다. 푸조·시트로앵, 르노, 다임러, 에어버스, 토털, 셸 등 유럽계 글로벌 기업들은 JCPOA가 가동된 2015년부터 항만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자국의 대 이란 수출 성장 기류에 대응해왔다.

이란 항만국(PMO)은 지난해 12월 민간 기업들과 총 24억달러에 이르는 13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각 사업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샤히드라자이항·이맘호헤이니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사업(약 240만달러 규모)과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중심항만인 차바하르항 개발사업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JCPOA는 2015년 7월 이란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국, 독일이 체결한 공동 협정이다. 이란이 2025년까지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에 해당되는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하고 농축 우라늄, 원심분리기 수를 제한하되 미국은 2006년부터 시행했던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90일에서 180일에 이르는 유예기간 이후 이란 및 이란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경제 제재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해당 협정을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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