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5 10:02

“인천과 함께한 30년, 이젠 전국구 종합물류기업 꿈꾼다”

인터뷰/ 디티씨 양철용 대표이사
각종 악재에도 사업다변화로 매출 500억 돌파
물류주선업·화물보관업 등 사업 확장해 초우량종합물류사 도약


“디티씨는 과거 국적 외항선사였던 동남아해운과 인천에서 하역·보관업을 영위하던 영진공사의 파트너십으로 맺어졌습니다. 30년 세월을 인천과 함께하면서 이젠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미래 30년을 준비할 것입니다.”

인천지역 대표 육상운송기업 디티씨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이 회사 양철용 대표이사는 “지난 30년간 국내 해운물류업계의 성원에 힘입어 건실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 물류시스템을 개발해 고객맞춤형 원스톱 토털 물류서비스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륙운송으로 시작한 디티씨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지난 30년 간 고구마 줄기처럼 뻗어왔다. ‘화주의 입맛을 충족시키자’는 일념에 모든 임직원들이 합심한 덕분이다. 디티씨는 1988년 동남아해운과 영진공사의 합작으로 설립된 ‘영진컨테이너터미널’로 육상운송사업을 시작했다. 동남아해운과 환황해권 대표 카페리업체인 위동항운의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면서, 인천 서울 의왕 평택 부산 광양 울산 양산 등을 연결하는 내륙운송망을 구축했다. 운송망이 확대되면서 로드트랙터(육상트럭) 350대, 카고트럭 76대, 섀시 770대의 운항장비를 보유하는 대형 육송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문전수송 경쟁력을 드높이기 위해 양산ICD에 CY를, 인천국제공항에 화물창고를 세워 독보적인 운송경쟁력을 확보했다. 디티씨가 전국 8개 지점망을 통해 수송하는 월평균 컨테이너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TEU)로 2만박스에 달한다. 화물차운송업 외에도 디티씨는 보세화물운송업 철도소운송업 복합운송주선업 항공화물창고업 창고임대업 건설자재·곡물사료·무역중개업 컨테이너수리업 등 사업영역 확장에 힘써왔다.

타 운송업계보다 한 발 앞서가는 디지털화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다. 디티씨는 1999년 효과적인 운송망 관리를 위해 물류정보시스템인 ‘카라반’을 자체 개발했다. 2004년에는 업계 최초로 GPS를 이용한 ‘수배송화물추적시스템’을 개발했다. 육상운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조업체에서 수요자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추적에 주도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이어 2007년에는 운송업계 최초로 SMS 문자서비스를 개시했고,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던 2011년에는 스마트폰 기반 지능형 수배송 관제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실시간 화물추적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물류업계의 편의를 위해 카카오톡으로 차량배차와 지연상황 등을 알리며 해운물류업계에 최상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드사태·표준운임제 도입에 시장악화

양 대표는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액 500억원 돌파에는 성공했지만 쉽지 않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부산항과 인천항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각각 2000만TEU 300만TEU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남겼지만, 계속되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대중국 수출입화물을 취급하던 화주들의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벌크화물도 중국 정부가 철강생산을 줄이면서 중국산 철광석 대신 호주와 브라질산 철광석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중국과의 교역이 많은 인천지역 해운물류업계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피해를 상당히 입었을 겁니다. 디티씨도 예외는 아니었죠. 주요 화주들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최대 사업인 육송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다행히 조금씩 사업역량을 키우고 있는 3국간 3자물류사업에서 충격을 메울 수 있었죠.”

사드보복에 이어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규제에 나선 점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이 무역분쟁에 맞불을 놓으면서 폐제품은 갈 길을 잃은 상황이다.

“폐기물 재활용사업을 하던 중국이 최근 환경문제를 거론하며 화물수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원래 신발 폐비닐 페트병 고철 등이 수출품목으로 많았는데, 중국 정부가 이를 막다보니 이들 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가 인천항 부두에 쌓여있죠. 수출활로가 막히다 보니 트럭을 배차하다보면 공컨테이너를 되돌려 보낼 때가 많습니다. 카페리를 놓고 보면 수입화물은 적취율이 만재에 가깝지만 중국으로 나가는 화물은 약 40%대에 불과합니다. 그러다보니 수출화물은 공컨테이너가 절반 이상인 데 반해, 수입은 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가 하역되고 있죠. 정부와 항만당국이 하루빨리 컨테이너 수급불균형을 해결할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가 트럭기사들의 생존권과 적정수입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 중인 안전운임제(옛 표준운임제) 도입도 운송업계의 화젯거리다. 운송업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화주와 선사들은 공개입찰로 저가운임을 제공하는 운송사에 화물 운송을 맡기고 있다. 여기에 기사들의 인건비도 꾸준히 상승하면서 운송업계의 이익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고시요율이 있어도 곳곳에서 치고 들어오는 경쟁업체들의 덤핑영업에 정부의 정책이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부터 자영업으로 뛰는 기사까지 공급이 너무 과잉인 상황입니다. 고시요율대로 운송료를 받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육송업계의 공급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A를 규제하면 B가 문제되는 풍선효과를 낳으면서 그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경쟁이 지속되면 서비스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객관적인 시각으로 최선의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륙철도 연계로 인천항 성장 꾀해야

30년의 세월을 함께 한 인천항에 대해 양 대표는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신항이 전면 개장하면서 물동량 확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

“인천은 서울 및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벌크화물이 인천항을 대표했지만 요즘은 신항이 전면 개장되면서 컨테이너화물의 성장세가 상당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오지만 당분간 인천항의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중국횡단철도(TCR)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계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대륙을 잇는 철도운송시장이 본격화되면 인천항으로선 환적화물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양 대표는 향후 사업목표로 ‘지역 다변화’를 꼽았다. 전국 각지에 알토란같은 운송망을 갖추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인천지역에서 올리고 있기 때문. 디티씨의 운송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려 전국 주요 지점의 매출비중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또 컨테이너 육상운송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기존 3자물류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물류창고와 같은 화물보관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창립 30년만에 매출액도 5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대내외적인 애로사항이 산적하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미래 비전을 열심히 구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목표는 2025년까지 ‘지역 다변화’와 ‘사업 다변화’를 꾀해 인천이 아닌 전국구 초우량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입니다. 디티씨가 개척한 사업 분야를 토대로 물류역량을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첨단 물류시스템 구축에 힘써 화주들의 부름에 달려가겠습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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