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8 11:18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요”

컨테이너 박스 제조의 요람’ 티씨에스 여주공장
‘컨’ 제작 한우물 20여년 강일정 대표, 세계 첫 컨테이너 관련 서적 출간
▲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 설치 순서


‘물류비 절감’은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가 늘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물류비를 얼마나 절감하느냐가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부피를 줄여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가 사용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컨테이너 엔지니어링업체 에이스산업과 컨테이너 매매사인 극동MES가 합작으로 2016년 3월에 설립한 컨테이너 제작·개조전문기업 티씨에스(TCS)는 지난해 접이식 컨테이너를 개발, 고객의 물류비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는 보조장비(지게차)와 소규모 인력으로 2분이면 설치·해체가 가능해 현장 활용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기존 컨테이너 부피를 4분의 1로 줄여 고객의 물류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접을 수 있어 자연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빠른 설치와 해체가 가능한 점과 사용자가 원하는 콘셉트에 따라 행사용 컨테이너 부스를 구성할 수 있는 것도 활용도를 더욱 끌어올려주는 요인 중 하나다. 독립된 모듈을 단일 또는 복합적으로 구성해 컨테이너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할 수 있으며, 2층 적재도 가능해 높은 안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TCS 여주공장을 찾은 기자는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의 안전성과 활용도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3m 높이에 달했던 컨테이너는 보조장비를 거치자 순식간에 63cm로 줄었다. 우유팩처럼 접혔던 컨테이너는 2분도 채 안돼 원상태로 돌아왔다.

컨테이너의 바디(Body)를 손으로 쳐도 흔들림 없이 튼튼한 상태를 유지했다.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 사용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게 TCS 측의 설명이다. 2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는 이미 상용화 돼 물류업계를 뛰어넘어 전 산업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가판대 카페 도서관 쇼핑몰 박물관 등에 활용돼 대중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인터뷰/ TCS 강일정 대표이사

“제가 나이는 50대인데 컨테이너 엔지니어링업계에서는 막둥이입니다.(웃음)”

‘깡통 박사’라고 자청하는 TCS 강일정 대표이사는 외부상황이 힘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20여년간 컨테이너 제작이라는 한우물만 팠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 컨테이너 박스의 절반가량을 생산할 당시 국내 굴지기업인 진도 기술부에 몸담으며 경력을 쌓았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쌓았던 노하우와 데이터를 일일이 메모한 덕에 그는 서적 출간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가 집필 중인 책에는 컨테이너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 마지막 컨테이너 엔지니어로서 자존심을 지키는 한편, 티씨에스가 제조 컨테이너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Q.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의 가장 큰 강점은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이다. 컨테이너를 접을 경우 부피가 확 줄어 5t 차량에 8대나 실을 수 있다. 기존에는 컨테이너 철거 작업시 조립·해체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해 엄청난 불편을 초래했다.

하지만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는 판매가 아닌 임대(리스) 방식으로 행사 종료 후 바로 반납하면 돼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제품은 3×3m(가로·세로)로 3의 배수인 3, 6, 9, 12, 15m 등으로 연동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컨테이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용접과 페인트 등의 작업을 덜 거치게 돼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나무로 숲이 우거진 공원 사이로 컨테이너가 진입해도 나뭇가지에 걸리지 않고 자연경관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는 점도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의 또다른 장점이다.

고객사가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콘셉트로 컨테이너를 임대하고, 사용 후 반납하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물류비 절감이 있겠는가. 설치와 해체도 1동당 2분이 소요될 정도로 매우 간단하게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진다. 두 명이서 하루면 40대나 해체할 수 있다.

 
▲ 서울시 강남구 도산공원에 설치된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


Q. 컨테이너 부스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곳은?

접이식 컨테이너 부스는 박스 바닥과 천정은 물론, 옆면까지 4개 면을 오픈할 수 있으며, 유리로도 조립이 가능하다. 4개 면을 모두 막고 한쪽만 유리로 구성해도 좋다. 여러 모듈이 있어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열리는 행사는 대략 3000여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서울시 강남구 도산공원에서 열린 행사에 40개의 컨테이너를 2주 동안 설치해 호평을 받았다. 자연 훼손을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 제작공법은 이미 특허출원이 이뤄졌다.

얼마 전에는 선관위(지방 선거관리 위원회)에서도 연락이 왔을 정도로 호응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제작이 완료돼 임대가 준비된 본체가 상당수 있어 고객사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Q. ‘깡통박사의 컨테이너의 모든 것’이라는 서적 발간을 앞두고 있다. 책에 대해 소개해 달라.

ISO 컨테이너와 관련해 이렇게 기술적인 책이 나온다는 게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부분 물류업계 종사자들이 오랫동안 컨테이너를 접하면서도 개인들의 경험적인 지식에 의존하며 단편적인 부분만 통달하고 전반적으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책을 써볼까 하는 막연한 기분에서 펜을 들게 됐다. 사진과 도면, 현업에서 보고 느낀 경험들을 이해가 되기 쉽도록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가며 이해 우선으로 최대한 노력하며 집필했다.

남들은 모르고 있는 컨테이너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널리 알리며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식당이 한 곳에 있어서 잘되기보다는 맛집 골목이 많으면 더 잘되는 경우가 꽤 있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20여년간 쌓은 노하우를 오픈하고 싶었다.

사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누가 먼저 이 책을 쓰면 어떨까하고 조바심도 나곤 했었다. 지금은 중국이 선점하고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컨테이너 제작 기술력은 굉장했다. 한국의 명성과 자존심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한국 컨테이너 엔지니어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회복하고픈 저의 마음과 지식을 이 책에 그대로 녹였다.

Q. 올해 사업목표는?

올해 ‘깡통박스의 컨테이너의 모든 것’ 출간과 컨테이너와 관련해 확장형 컨테이너 부스, 확장형 컨테이너, 핵 폐기물 운반 컨테이너 등 3건의 특허 출원을 낼 계획이다. 조만간 지진(면진) 대응에 관한 컨테이너 특허도 등록될 것 같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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